[프라임경제] “서울처럼 전세난은 아니어도 나온 전세매물은 많지 않아요. 아파트는 많지만, 아직까진 사자는 분위기가 아니라는 거죠.”(부산 센텀시티 S공인중개사 대표)
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지난 금요일 아침 센텀시티(Centum City) 중심부. 새벽부터 내린 비로 안개가 도시에 깔렸다. 곳곳에 솟아난 초고층 아파트와 ‘센텀’이라는 상징성을 사용한 건물 상호들을 여기저기서 쉽게 발견됐다. 상가와 건물 모두 ‘센텀’에 맞춰져 있는 셈이다.
지방 분양열기의 기점인 부산 해운대 인근 아파트 시장은 아직도 뜨겁다. 올 1월부터 9월까지 분양된 32개 사업장 가운데 31개 사업장이 순위내 마감을 기록했을 정도다. 특히 첨단 복합단지로 조성된 센텀시티의 옆에는 수영강을 좌우로 차로 약 15분대 거리에 해운대와 수영구가 위치해 있다. 새로 지은 아파트들이 들어선 해운대는 앞서 침체됐던 지방 분양열기을 지폈던 거점지역이기도 하다.
한동안 분양열기를 띄었던 센텀시티 인근 아파트들도 이제 입주민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인근 부동산에서 소개해 줄만한 전셋집은 많지 않다.
서울의 경우, 아파트 거래시장 침체가 전세부족현상을 양산했다. 집값이 오르지 않자 집을 살 수 있는 사람들까지 전세에서 집값상승만을 기다리고 있는 이유에서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부산 센텀시티 지역의 전세시장 분위기도 서울·수도권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에 따르면 (센텀시티 인근)새 아파트 기준 24평짜리 전세아파트(약 1억6000만원)는 물량은 있는 편이지만 바로 입주할 수 있을 정도로 많진 않았다. 그나마 나온 것은 바다조망과 거리가 좀 있는 기존 아파트와 오피스텔이다.
센텀시티 인근 A공인중개사 대표는 “새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긴 했지만, 그 아파트를 사자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아파트 투자에 대해선 부산사람이 돈 많은 서울 사람들 보다 한 템포 늦어 서울 사람(투자자)이 먼저 움직이고 난 다음에 부산 사람이 움직인다”고 말했다.
최근 부산지역 아파트 거래건수는 분양열기가 최고점에 이른 시기와 비교해보면 되레 줄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집계한 지난 9월 전국 아파트 거래현황을 살펴보면 부산은 지난 4월 (4705건)이후 5월(3812건), 6월(3386건), 7월(2935건), 8월(2704건), 9월(2680건)순으로 줄곧 내리막길이다.
서울·수도권과 다른 점은 전셋값이다. 크게 오른 수준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해운대 인근 새 아파트 기준 24평형은 1억6000만원, 30평대는 최하 1억8000만원선이다. 센텀시티 중심부에 위치한 방 2개 짜리 오피스텔(30평대)은 1억6000만원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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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에 또 다른 B공인중개사 대표는 “서울처럼 전셋집이 너무 부족해 전셋값이 오를 정도는 아니다”며 “단지 아파트 투자자들이 투자 시점을 놓고 눈치를 보고 있어 시장에 나온 전셋집이 많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모 기관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부산은 16개 시·도광역자치단체 중 행복지수 최하위를 기록했다. 부산의 랜드마크인 해운대 지역은 날이 갈수록 화려해지기만 하는데,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조사결과다. 또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물가 역시 16개 중 꼴찌였다는 점이다. ‘물가가 싸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선 ‘거래가 잘 안 된다’는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국토부 조사결과처럼 부산 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줄고 있고, 시중에 나오는 전셋집은 보기 드물고, 전셋집은 부족한데 전셋값이 특별히 오르고 있는 것도 아니고…, 부산 부동산시장은 이래저래 답답한 나날들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