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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밋밋한 건 재미없다’ 이왕이면 사회공헌도 톡톡 튀게

[창간특집⑫] 보험사 이색 ‘사회적 책임’ 열전

박지영 기자 기자  2011.10.24 14: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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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사회공헌도 이젠 개성시대다. 장마 때면 부서진 집을 고쳐주고, 겨울이면 김장김치나 나눠주는 봉사도 좋지만, 이런 것 말고도 할 만한 게 널려 있다. ‘사랑의’로 시작하는 밋밋한 사회공헌은 일상화된 수많은 기업봉사들에 묻히기 일쑤다. 남들이 하지 않는, 하지만 애정 어린 손길이 꼭 필요한 곳으로 기업들의 발길이 향하고 있다. 특히 고객의 미래와 안전이 ‘본연의 업’인 보험사들의 경우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의 공헌을 사회에 헌납하고 있다. 별난 보험사들의 ‘톡톡’ 튀는 이색 사회공헌 속으로 들어가 본다. 


‘감동하지 않으면 안하느니만 못하다. 소외된 이웃들의 가려운 곳을 정확히 긁어주고 고객감동 실천하자.’

◆‘클럽’ 다니며 개과천선한 아이들

매년 교내 폭력사건이 20건을 훌쩍 넘었던 경북 영주시 영광중학교. 이곳 ‘악동’들이 ‘세로토닌 드럼클럽’에 가입하면서 180도 변했다. 실제 지난해 영광중학교 교내폭력사건은 단 한건에 그쳤다.

   
삼성생명이 후원하는 세로토닌 드럼클럽은 ‘탈선에 빠지기 쉬운 청소년들을 기성세대가 바로잡아 줘야 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클럽’이라는 말에 ‘불량서클’을 떠올리기도 하지만 세로토닌 드럼클럽은 여타 클럽관 다르다. 세로토닌 드럼클럽은 ‘탈선에 빠지기 쉬운 청소년들을 기성세대가 바로잡아 줘야 한다’는 취지 아래 2006년 세로토닌문화원 이시형 박사가 처음 만들었다.

의도는 좋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자금이 문제였다. 이에 이 박사는 평소 친분이 있던 삼성생명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 박사는 2008년 삼성생명 TV CF ‘퓨처30플러스’ 명사 편에 출연한 바 있다.

삼성생명으로선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이 박사와의 두터운 관계도 무시할 순 없지만, 무엇보다 ‘건전한 청소년 문화활동 지원’이란 취지가 마음에 들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세로토닌 드럼클럽은 올 9월5일 서울 홍대 난타극장에서 정식 창단식을 갖게 됐다.

삼성생명 홍보팀 관계자는 “창단식에 앞서 이미 8월 말까지 42개 학교에 2억원 이상의 모듬북 구입자금을 지원했었다”며 “내년까지 총 100개 학교에 7억원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은 또 이번 사업이 효과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매년 전국 단위 청소년 드럼클럽 페스티벌도 개최할 예정이다.

관계자는 “페스티벌을 통해 중학생들에게 도전의식과 성취욕을 불러일으켜 건전한 청소년 예술축제로 키우는 게 최종 목표”라며 “첫 대회는 내년 상반기에 열 것”이라고 말했다.

◆‘임도 보고 뽕도 따고’ 1석2조

삼성생명이 ‘불량청소년 길라잡이’이라면, 교보생명은 ‘은퇴노인 일자리 중개사’다.

특히, 교보생명은 사회적기업 ‘숲자라미’를 통해 은퇴노인에겐 일자리를 청소년에겐 환경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말 그대로 ‘도랑 치고 가재도 잡은 셈’이다.

   
교보생명은 사회적기업 ‘숲자라미’를 통해 은퇴노인에겐 일자리를 청소년에겐 환경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2007년 우리나라 1호 사회적기업인 ‘다솜이재단’을 배출한 데 이어 올 7월 두 번째 사회적기업 ‘숲자라미’를 선보였다. 숲자라미는 ‘교보다솜이 숲해설봉사단’이 발전돼 설립된 곳이다. 교보생명은 2003년 3월 숲생태지도자협회와 손잡고 ‘교보다솜이 숲해설봉사단’을 모집, 운영한 바 있다.

특이한 점은 교보다솜이 숲해설봉사단원 모두가 55세 이상 은퇴노인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다. 은퇴노인에게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해 사회참여의 길을 열어준 한편, 청소년들에게는 환경과 생명의 소중함 및 가치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것.

전직 교사이자 현재 숲 해설가로 활동 중인 김모(60세)씨는 “은퇴 후 제2 직업을 찾은 점도 좋지만 후손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하루하루가 즐겁고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수줍게 말했다.

교보생명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지난 8년간 은퇴노인 3000여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했고, 100만명이 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생태체험교육을 시켰다”며 “지금까지 지원된 금액만 총 20여억원”이라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또 여기에 그치지 않고 최근에는 서울 광진구에 ‘숲자라미 체험센터’를 마련, 보다 체계적인 숲체험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뼛속까지 봉사정신 완전무장 

대한생명의 경우 ‘뼛속까지’ 봉사정신으로 똘똘 뭉쳐있다. 실제 대한생명 전 임직원은 연 근무시간의 1%(약 20시간) 이상을 봉사활동에 할애하고 있다.

또, 이와는 별도로 임직원을 비롯해 재무설계사(FP) 등 총 2만5000여명으로 구성된 전국 140여개 봉사팀이 따로 운영 중이다. 이들 봉사팀은 △장애우 △노인 △보육원 등 소외된 지역단체와 1:1 자매결연을 맺고 월 1회 이상 꾸준히 친목을 다지고 있다.

   
전국 10개지역 30개 중·고등학교 330여명 학생을 단원으로 두고 있는 대한생명 ‘해피프렌즈 청소년봉사단’은 올바른 청소년상 정립을 위한 다채로운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직원 모두가 남다른 봉사정신을 갖고 있는 덴 무엇보다 회사 덕이 컸다. 대한생명은 신입사원 및 신입FP 교육과정에 반드시 봉사활동을 직접 기획하고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넣고 있다. 입사와 동시에 대한생명 봉사단 일원으로 활동하게 되는 셈이다.

대한생명이 자체적으로 주도하는 사회공헌활동도 다양하다. 먼저, 대한생명은 아산리마을과 1사1촌을 맺고 농촌돕기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여의도 63빌딩 앞마당에 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열기도 했다. 장터에는 아산리마을에서 생산된 멜론과 방울토마토, 마늘, 햅쌀, 구기자 등 약 25종의 갖가지 농산물들이 즐비하게 늘어섰다.  

대한생명은 또 회사 임직원뿐 아니라 청소년들에게도 봉사활동을 권하고 있다. 대한생명은 2006년 1월 ‘해피프렌즈 청소년봉사단’을 설립, 건강한 청소년상 정립을 위해 힘쓰고 있다. 지금까지 청소년봉사단에 가입된 단원은 전국 10개지역 30개 중․고등학교 학생 330여명이다.

특히, 대한생명은 ‘본연의 업’을 다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고객과의 상생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대한생명은 ‘우․행․터(우리들의 행복한 일터만들기) 프로젝트’를 운영 중이다. 우․행․터는 관공서, 병원, 기업체 등 단체기업고객들이 요청만 하면 대한생명 고객만족(CS) 전문컨설턴트가 찾아가 고객만족경영교육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한편, 대한생명은 별도로 사회공헌 홈페이지를 운영, 전국적으로 조직된 봉사팀 활동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장애인 아닌 장애우입니다”

삼성화재는 장애인에 대한 사회인식을 바꾸려고 무던히 노력중이다.

먼저, 삼성화재는 2009년 여름부터 중․고교 대상으로 음악에 재능 있는 장애청소년을 선발, 여름방학 중 2박3일 간 나사렛대학교 음악전공 교수들에게 개인레슨 및 마스터클래스 수업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2009년 여름부터 중․고교 대상으로 음악에 재능 있는 장애청소년을 선발, 여름방학 중 2박3일 간 나사렛대학교 음악전공 교수들에게 개인레슨 및 마스터클래스 수업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음악캠프를 통해 음악적 경험을 넓히고 실기능력을 배양시켜 이들이 예비음악가로서 진로를 결정하는데 도움을 주고자한 것이다.

또 캠프에 참가했던 학생들은 갈고 닦은 기량을 바탕으로 ‘뽀꼬 아 뽀꼬(Poco a Poco)’ 음악회도 연다. 뽀꼬 아 뽀꼬는 ‘조금씩 조금씩’이란 음악용어로, 음악가 꿈을 이루기 위한 장애청소년들의 끈기와 노력을 뜻한다. 올해엔 지난 10월17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됐었다.

삼성화재 설계사(RC)들이 자발적으로 하고 있는 ‘500원의 희망선물운동’도 회사 공헌방침과 뜻을 같이 한다. 삼성화재 RC들은 보험계약 1건마다 500원씩 기부해 장애우 가정이나 시설을 사용하기 편리하게 고쳐주고 있다.  

리모델링 설계는 건국대학교 건축공학과 ‘장애물없는 세상만들기 연구소’에서 담당하며, 약 1~2주간 생활공간 개선공사가 마무리되면 훨씬 편리해진 새집 또는 시설로 입주하게 된다.

삼성화재 홍보팀 관계자는 “500원의 희망선물은 상호부조로 우리 삶의 위험을 준비하고 서로 돕는다는 보험의 정신과 일치할 뿐 아니라 보험계약을 통해 고객 보험료가 사회공헌 기금으로 연결된다는 의미도 가진다”고 설명했다.

◆등하교길 어린이 차사고 “이젠 안녕”

삼성화재가 장애우에 대한 사회인식을 바꾸는 동안 현대해상은 어린이 등하교길을 책임지고 있다.

현대해상은 어린이 교통사고 감소를 위해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과 18개 시민단체와 함께 ‘워킹스쿨버스’ 사업을 펼치고 있다. 워킹스쿨버스는 정해진 시간에 약속된 장소에서 아이들을 인솔해 집과 학교로 데려다 주는 집단 보행 시스템이다.

   
현대해상은 어린이 교통사고 감소를 위해 정해진 시간에 약속된 장소에서 아이들을 인솔해 집과 학교에 데려다 주는 ‘워킹스쿨버스’ 사업을 펼치고 있다.
1992년 호주에서 시작해 영국, 뉴질랜드 등으로 확산된 이 제도는 도입 후 어린이 등하교 교통사고가 70%이상 감소했다.

우리나라는 행정안전부, 교육과학기술부, 경찰청 등 유관기관들이 후원하고 민간단체 주도하에 전국 200여개 초등학교서 실시하고 있으며, 그 중 현대해상은 50여개 학교를 지원하고 있다. 

현대해상 김동훈 교통기후환경연구소장은 “어린이 10만명당 보행 중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1.1명으로 OECD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할 정도로 어린이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며 “미래의 주인공인 어린이들이 교통사고에 대한 두려움 없이 편안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현대해상은 노선안내판, 구급약품, 안전가방덮개 등 물품을 제공, 회사 내 교통기후환경연구소 소속 박사급 전문인력을 활용해 학교 인근 위험 지역과 스쿨존 안전지도를 제작해 기증하고 있다.

또한 현대해상은 ‘어린이 교통안전 음악대회’를 개최, 미래 주인공인 어린이들에게 교통안전의식을 심어주고 있다. 지난 6월 영등포아트홀에서 열린 ‘제2회 어린이교통안전 음악대회’에서는 전국 14개팀 460여 어린이들이 참가, 창작곡 ‘내 손을 잡아’를 선보인 인천 미산초등학교팀이 영예의 대상을 거머쥐었다.

현대해상 CCO 이성재 상무는 “미래의 주인공인 어린이들이 교통안전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국민들을 대상으로 교통안전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우리나라가 교통사고 다발국의 오명을 벗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