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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비정규직 임금격차 확대

최봉석 기자 기자  2005.12.09 16: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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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1. 모 건설업체에서 경리로 일하는 박아무개(29ㆍ 여)씨는 4년째 근속하고 있지만 월급날만 되면 화부터 나기 시작한다. 월급이 여전히 100만원을 채 넘지 못하는 97만원에서 제자리걸음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심부름, 쓰레기비우기, 컵닦기 등 업무와 무관한 일을 해오며 장기간 근속해왔지만 보상이라곤 눈꼽만큼도 없다. 이제는 더 이상 기대조차 하지 않고 있다. 퇴사를 만날 꿈꾸지만 그렇다고 마땅히 갈 곳도 없다.

그녀는 한국사회에서 가장 큰 유행어로 떠오르고 있는 ‘비정규직’이다. 박씨는 “정규직보다 더 일찍 출근하고 더 늦게 퇴근하는데, 여전히 정규직보다 못한 월급을 받고 있다”고 푸념이다.

#2. 모 통신회사에서 텔레마케터로 일하는 30대 여성 이아무개씨. 이씨도 이런 서글프고 지긋지긋한 비정규직의 삶만 내리 3년째다. 이제 끝낼 때도 됐는데도 말이다.

상고를 졸업한 뒤 대학을 가지 않고 곧바로 취업을 했지만 그게 비정규직의 시작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한다. 이씨는 최근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러나 휴직은 생각조차 못하고 있다. 급여지급이 중단되기 때문이다. 급여지급이 멈춘다는 것은 분명 ‘해고’라고 그녀는 판단하고 있다.

출산 뒤의 일이 막막할 뿐인 이씨는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만으로 죄인처럼 살아간다”고 말했다.  죄인.

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상승률은 5.8%. 이에 반해 비정규직의 상승률은 1.3%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조정이 쉽고 인건비가 싸다는 이유로 채용된 비정규직의 월급은 ‘톡 까놓고 말해’ 거의 제자리걸음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비정규직이면서 중소규모 사업체에서 근무하는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은 정규직이면서 대규모 사업체에서 근무하는 근로자의 49.2%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회적 무관심과 냉대 속에서 비정규직은 해마다 80만 명씩 증가하고 있다. 근로계층 간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꼴이다.

민주노동당이 지난 달 29일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들의 설움을 발표해 충격을 준데 이어 한국노동연구원도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를 분석, 발표했다. 결과는 안타까움 그 자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임금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계와 진보진영이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줄기차게 외치고 있지만, 우이독경(牛耳讀經)에 그치고 있다.

8일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현재 비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은 6526원이다. 정규직은 9263원. 정규직의 70.5%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이는 지난해 73.5%보다 격차가 더 벌어진 결과다.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임금 차이는 빈익빈 부익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2002년과 비교했을 때 정규직 임금은 6942원에서 9263원으로 33.4%나 상승했다. 비정규직은 그러나 5589원에서 6526원으로 16.7%만 올랐을 뿐이다.

지난해 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상승률은 5.8%를 기록했다. 전체 임금근로자 평균치를 상회하고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비정규직은 1.3%의 저조한 상승률을 기록했다. 

성별로 살펴보면, 정규직 남성의 임금이 시간당 10,850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비정규직 남성, 정규직 여성, 비정규직 여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고 있는 데다 비정규직이라는 멍에까지 쓰면서 이중으로 차별을 받고 있는 것이다.

비정규직 여성의 시간당 임금은 가장 높은 정규직 남성의 시간당 임금에 비해 52.2%에 불과한 수치로 조사됐다.

건강보험 가입률 또한 정규직은 75.9%에 이르지만, 비정규직은 37.7%로 나타났다. 고용보험 가입률은 정규직이 63.8%, 비정규직은 34.5%로 집계됐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상당수가 보험의 사회보험 혜택도 못받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으로 민주노동당은 차별해소와 정규직 전환을 주장하고 있다. 실현 가능성은 '물론' 제로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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