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긴급조정권 발동 움직임 속에서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파업 사태는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노사가 임금인상안을 놓고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노사는 3시에 인천공항 화물청사에서 교섭을 벌일 예정이다.
3시로 예정된 이번 교섭은 노조 총파업 뒤, 열리는 양측간의 첫 만남으로 사측이 제안했다.
공식적으로 노조측은 수정안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사측도 수정안은 없다고 못을 박고 있어 극적 타결 가능성은 없어 보이지만, 노사 양측이 핵심 쟁점에 서로 수정안을 제시해 합의를 볼 가능성도 있다는 목소리도 핵심 관계자들로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노조는 ‘임금총액 대비 6.5% 인상과 설상여금 50% 인상’을 요구하고 있으나, 회사측은 중노위가 제시한 안인 ‘기본급 2.5% 인상’안과 ‘상여금 50% 조건부 인상’안을 조정안으로 제시하며 맞서고 있다.
열린우리당 원혜영 정책위의장과 김한길 건설교통위원장, 추병직 건교부 장관 등은 9일 오전 당정협의를 갖고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의 파업 대책을 논의한 자리에서 노사타결이 없을 경우 긴급조정권을 발동해야 한다고 인식을 같이했다. 한덕수 경제부총리도 긴급조정권 발동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경제단체들도 나섰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무역협회 등 경제 5단체 부회장들은 이날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긴급회의를 갖고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의 파업은 명분없는 파업”이라며 파업 철회와 긴급조정권 발동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이번 첫 교섭이 어떤 성과를 이뤄내지 못할 경우 긴급조정권이 발동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긴급조정권 발동 권한을 갖고 있는 노동부는 노사정책국장 등을 중심으로 현재 비상대책반을 구성해 노사 교섭을 적극 중재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교섭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파업 피해를 막기 위해 긴급조정권 발동을 검토할 예정이다.
한편 대한항공 소속 1만여 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된 일반노조는 이날 파업 철회를 주장하는 성명을 내고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를 비난했다.
민주노총 공공연맹 소속인 조종사 노조와 달리, 한국노총 소속 사업장인 일반노조(승무원, 정비직 등)는 조합원들의 고용안정을 이유로 지난 6월말 임금위임을 사측과 합의했다.
이들은 성명을 내어 “노조의 단체행동권은 고유의 권한”이라며 “그러나 단체행동의 결과가 한솥밥을 먹는 동료들에게 경향을 미치거나 조합원들의 몫을 빼앗는 결과를 초래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사측이 정기상여 인상과 노사화합 격려금 지급을 약속한 상황에서 회사가 흑자로 운영될 경우 내년에 이를 지급받을 수 있게 됐는데, 조종사 노조 파업으로 회사 손실이 커질 경우 이를 지급받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일반노조의 불편한 시각이 드러난 셈이다.
또한 “이번 파업 역시 다른 직종의 조합원들에게 자신들의 입장과 양해를 구하는 배려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노동계가 비정규직보호입멉을 위한 총력투쟁을 결의하고 있는 와중”이라며 “이번 파업은 전반적인 노동계의 흐름에 비춰봐도 결코 합리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지적하며 성실 교섭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항공사 노조는 “일반노조는 노동자로서의 시각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면서 “헌법에 보장된 단체행동을 할 수 밖에 없는 조종사 노동자들의 입장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조작된 여론을 그래도 인용해 사용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참으로 기만적”이라고 반박했다.
항공사 노조 관계자는 이어 “대한항공은 3년 연속으로 수천 억 원의 이익이 예상되는 데도 불구하고 일반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을 하면서 단 한차례의 교섭도 없이 회사에게 교섭권을 백지위임했다”면서 “이는 조합원의 찬반투표라는 조합원의 권리를 팔아먹은 행위는 노조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앵무새처럼 반복되는 ‘귀족노조의 배부른 파업’이라는 거센 비난과 함께 일반노조로부터도 지지를 받지 못하며 노노갈등이라는 감정싸움 양상까지 띠고 있는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의 총파업을 물론 적극 지지하는 쪽도 있다.
민주노조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이날 성명을 통해 “조종사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를 무시하는 사측의 태도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며 “이는 조종사 노조 또한 대한항공 일반노조와 같이 노동조합 위원장을 간선제로 선출하라고 요구하는 것과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대한항공에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은 임금의 차이는 있으나 결코 귀족 노동자는 없다”면서 “조종사 노조의 임금인상 투쟁은 조종사 노조원의 권익 향상을 위한 지극히 정당한 노동조합활동이며 헌법에 보장된 권리”라며 지지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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