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마감된 2007학년도 전공의 모집 결과, 상대적으로 ‘의료사고’의 위험이 적고 힘은 적게 들면서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피부과·성형외과의 인기는 올해도 재차 확인됐다.
상대적으로 편하게 일하면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진료과로 의사들이 몰리고 있는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 문제만은 아닌 듯 하다.
최근 미국 뉴욕타임즈는 미국 의사들의 흐름에 대해 보도했다. 제목은 ‘점점 더 많은 의사들이 미용산업으로 전업하고 있다’는 내용.
성형외과와 피부과 전문 분야였던 미용치료(cosmetic medicine)에 산부인과·비뇨기과·가정의학과·응급의학과 의사들이 가세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즈는 “미용치료 분야는 비보험 영역이며 한밤중에 응급한 상황이 일어나지 않으면서 돈벌이가 좋기 때문에 비뇨기과·가정의학과 등 비전문의들이 전업의 유혹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메디컬 스파 체인 중 하나인 ‘더마케어 레이저&스킨 케어 클리닉’의 경우를 예로 들며 “28개의 프랜차이점을 갖고 있는 이 곳에 소속된 32명의 의사 중 내과의사 6명, 가정의학과 7명, 응급의학과 3명, 비뇨기과 2명 등으로 피부과나 성형외과 전문의는 단 2명 뿐이었다”고 설명했다.
맨하탄의 피부과 의사인 엘렌 겐드러는 “치과의사가 보톡스를 시술하고 비뇨기과 의사가 모발이식수술을 한다”며 “모든 이들이 성형외과 의사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점점 많은 비전문의들이 가슴확대 수술이나 지방제거와 같은 미용치료를 시술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유진의 성형외과 의사 마크는 “다음에는 척추지압사들이 지방제거 수술을 하게 될 것”이라며 타영역 의사들이 성형외과 분야에 뛰어드는 것은 환자들을 위험에 빠뜨리며 혼란스럽게 하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에 대해 “의사들이 새로운 수입창출의 방법을 찾은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미국의 의료전문지인 ‘Modern Healthcare’에 따르면, 가정의학과 연소득은 14만~19만 달러, 응급의학과는 18만 달러지만 ‘메디컬 스파’를 운영할 경우, 대도시에서는 한 달에 10만 달러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당연히 스트레스가 적고 미용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환자들을 안정적으로 유치할 수 있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일에 비전문의들의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는 것.
신문은 “미국은 일부 진료과를 제외하고 의사면허만 있다면 모든 시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전업이 더욱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성형외과와 피부과 전문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주일에 미용 치료 기본 시술법이나 장비 사용법을 교육해주는 기관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