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1970년대 말 ‘흑묘백묘(黑猫白猫)론’ 천명 이후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은 국토와 인구, 자원매장량 등에서 세계 상위권을 차지하는 황하문명의 발상지다. 최근 미국·유럽 등의 어려움 속에서도 ‘대국굴기’(大國崛起)를 근간으로 꿋꿋한 성장 기대된다.
◆ 중국, 어떻게 봐야 할까?
최근 ‘먼나라 이웃나라’ 중국편이 발간됐다. ‘먼나라 이웃나라’는 세계 각국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는 교양 학습만화 시리즈이자 베스트셀러다. 이번 중국편은 만리장성과 중화(中華)사상으로만 알려졌던 중국을 곱씹어 역사와 사상, 문화 등에 대한 이해를 한층 깊이 있게 분석했다.
투자시장에서도 그간 ‘세계의 공장’ ‘고성장 국가’로만 알려졌던 중국을 다시 한 번 살펴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황하문명의 발상지.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국토.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 한족을 포함한 총 56개의 민족 구성. 인류최대의 토목공사로 꼽히는 만리장성. 희토류를 비롯한 풍부한 천연자원. 종이·인쇄술·화약·나침반 등 4대 발명품의 근원. 일명 ‘왕서방 자본’ 까지.
앞서 나열한 다양한 수식어들이 보여주듯 중국은 오랜 역사와 방대한 네트워크를 자랑하는 나라이자 무궁무진한 저력의 끝이 보이지 않는 국가 중의 하나다. 지난 개혁개방정책 이후 중국은 무려 30여년 동안 연평균 9% 이상의 성장을 이어왔을 뿐 아니라, 글로벌시장은 물론 국내 시장에서도 차이나머니는 해를 거듭할수록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중국의 잠재력이 높이 평가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 또한 높아졌다. 2008년 푸르덴셜자산운용이 중국 증권감독위원회로부터 QFII(Qualified Foreign Institutional Investor·외국인으로서 중국 본토시장인 A주식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해외 적격 기관투자가) 자격을 한국금융기관으로서는 최초로 획득한 이후 중국 시장에 투자하는 펀드가 잇따라 출시됐다. 이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 ‘8% 고성장’의 비밀
7일 현재 중국본토투자펀드는 설정액 기준 총 2조2687억원 규모다. 중국정부에서 받은 QFII 한도만큼 투자할 수 있는 펀드의 특성상 신규 가입은 기존 펀드에서 환매가 발생하면 이뤄지거나 새로 설정되는 경우에 한해 이뤄진다.
그러나 지난해 세계 증시가 호조세를 보인 가운데 중국펀드가 긴축 우려감이 부각되며 부진한 성과를 기록하고 올해도 중국 증시가 횡보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투자매력이 낮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는 중국의 가파른 성장세가 향후에도 지속될 것인지, 급성장에 따른 물가상승 우려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중국 경제를 이끌어온 대량수출은 위안화 절상 및 인건비 상승 등 환경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갈 것인지 등에 대한 우려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버튼 멜키엘 프린스턴대 교수는 최근 인터뷰에서 “미국의 회복은 더디게 진행되고 유럽의 부채 문제는 사실 뾰족한 해결 방안이 없다. 그러나 중국과 인도를 잊지 마라. 이 두 나라가 세계경제를 지탱할 것”이라며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0%대에서 8%대로 내려섰지만 매년 8%씩 성장하는 13억 인구의 경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바 있다.
또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세계 증시가 출렁였던 지난달 동안 중국 선전A지수와 상해 종합지수가 각각 -2.95%, -4.97%로 다른 국가에 비해 선전(8월 KOSPI -11.86%, MSCI AC World – 7.06%)하면서 중국이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 내수·소비중심 투자매력적
현재 중국경제는 내수중심의 양호한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다. 3년래 최고를 기록한 소비자물가상승률(6.4%)은 7월을 정점으로 완만히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9월부터 발효되는 개인소득세 개정안이 중소도시의 소비력 향상에 호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글로벌 수요 위축이 수출 경로를 통해 중국경제 하강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그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미 수출에서 내수 중심으로 정책 스탠스의 맞추고 있고 실제 선진국 수출 비중도 감소 중(2010년 GDP대비 상품 수출 비중 25%, 제조업 출하액 중 수출 출하 비중 13%)에 있다.
올해가 첫 시행연도인 12차 5개년 계획 역시 큰 틀에서 보다 구체화되고 있어 중국 내수시장의 성장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견조한 내수성장과 왕성한 소비시장, 꾸준히 진행되는 5개년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볼 때 투자매력은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정리하자면 최근 글로벌 조정의 핵심 원인이 됐던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비중을 축소하고 글로벌 투자환경이 안정되면 자금유입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은 이머징시장으로의 리밸런싱이 필요한 시점이다.
◆ 중국A증시 성과 양호 가능성 커
이 경우 이머징시장 중에서도 현재 상대적으로 투자매력이 높은 지역으로 중국을 꼽을 수 있다. 펀드 투자전략 차원에서는 특히 저평가 심화 속에 상대적으로 낮은 외국인 자금이탈 부담과 위안화 위상 강화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는 중국본토의 투자매력을 높게 평가한다.
물론 큰 그림으로 보자면 홍콩H증시에 상장된 기업과 중국A증시에 상장된 기업 모두 중국의 성장으로 기업이익 증가를 경험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정책이나 투자자의 차이로 인해 단기적인 움직임에서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현재 글로벌 증시는 극단적인 위험 회피 성향에서 벗어나고 있는 국면으로 보인다. 유로존 위기나 미국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투자심리가 재차 악화될 수 있어 이 경우 홍콩H증시 보다는 중국A증시의 성과가 양호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따라서 현재는 중국본토펀드에 대한 저가분할매수 전략이 유효한 시점으로 판단된다.
한화금융네트워크 푸르덴셜투자증권 원소윤 펀드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