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설명절이 지났지만 소비자물가가 하락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예년의 경우 설을 앞둔 1월에 식품 등을 포함한 소비자 물가가 연중 최고치를 상회한 뒤 설 이후에는 차츰 안정세를 찾아갔다. 그러나 올해는 설 명절이 지났음에도 소비자 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에는 이상기후로 인한 작황 부진으로 밀, 원당 등 국제곡물가가 상승하면서 하반기 가공식품 물가 상승을 야기했다. 식품업체들 또한 원가부담 압력을 이기지 못해 가격을 인상하기도 했다. 특히 설을 목전에 둔 12월과 1월에는 가공식품 외에도 농수산물을 비롯한 신선식품 물가도 급등세를 보였다.
설을 앞두고 소비자 물가가 치솟자 정부는 서민물가 안정대책을 발표하고 공정거래위원회는 물가불안 품목 담합조사에 나서는 등 물가를 잡기 위한 방안을 강구했다. 특히 설을 맞아 ‘명절 서민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에 식품업체들도 ‘명절 서민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한시적으로 가격을 인하했지만 국제곡물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지속돼 가격인하로 원가부담이 가중됐다. 업체들은 가격을 올려야 하는 상황에 소비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가격을 인하하거나 가격인상을 하지 못해 내부적으로 손실을 감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업체들은 설 이전부터 설 이후 가격인상을 고려해 왔다. 한 식품회사 관계자는 “원재료 부담이 계속돼 가격을 인상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며 “설을 맞아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으로 명절 전에는 가격인상이 어렵겠지만 이후 두 자리수는 아니더라도 한 자리수 가격인상을 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 국제곡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1월 소비자 물가가 4% 이상 급등하면서 물가 안정 전망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하이투자증권 이승준 연구원은 “전체적인 국제곡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과거에는 설을 전후해 계절적인 요인이 작용했으나 현재는 이 같은 계절적 요인이 작용하기에는 원자재가격과 국내 수요 압력이 크다”고 말했다. 또한 업체들의 원재료 재고비축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해 물가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는 거듭되는 물가 상승세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해 오는 11일 민생물가안정회의를 열 예정이다. 앞서 설을 맞아 서민부담을 덜어준다는 이유로 물가 안정에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정부는 이번에도 같은 명목을 내세워 물가안정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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