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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추억·낭만 잃어버린 춘천닭갈비

전지현 기자 기자  2011.02.08 16: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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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춘천 이미지가 망가지고 있다니까요. 춘천 명동 닭갈비촌 좀 가보세요. 맛은 떨어졌는데 가격은 죄다 올려놔 나오는 사람들마다 욕 하더라고요. 역까지 손님 모시면서 얼굴이 화끈 거릴 때가 많아요.”

명절을 맞아 고향집 춘천을 방문했다. 경춘선 복선전철 끄트머리 역 춘천역에서 집으로 가기 위해 택시를 타니 기사는 역에 넘치는 인파를 보며 투덜거렸다.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 후 한달 반. 지난해 12월 말 복선전철로 탄생한 경춘선은 강원 춘천을 수도권으로 편입시켰고 춘천에서 서울 상봉까지 약 1시간이면 닿을 수 있게 됐다. 50일 동안 춘천은 인파가 꾀나 넘치는 활기찬 도시로 변했다.

특히 주말에는 인기 많은 유럽 한 관광도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겨울연가가 한류의 정점을 찍으며 춘천의 명성을 최고조로 높였을 때도 이만큼이나 관광객들로 붐볐을까 싶을 정도로 완연한 관광도시가 돼 버렸다.

춘천시에 따르면, 현재 경춘선 복선전철은 과거 무궁화호가 다닐 때보다 5배 많은 하루 평균 5만 여명이 이용하고 있다. 또 전철 개통 후 수도권 출퇴근이 용이해지면서 춘천의 1월말 현재 시 인구는 27만2930명으로 한달 간 191명이나 늘었고 1월 전세 값은 전월대비 1.7% 상승하는 등 물오른 효과도 보고 있다.

하지만 갑자기 늘어난 수요 때문일까. 추억과 낭만의 도시 춘천이 사라지고 있었다.

지난 5일 오후 2시 반 지나친 춘천 명동의 닭갈비 촌에는 소박하고 정감 있던 과거와 달리 세련되고 멋스러움을 살린 음식점 입구에 한줄로 길게 늘어선 손님들이 눈에 띄었다. 최근 쉽게 볼 수 있는 광경이라 했다.

하지만 식사를 마친 후 못마땅해 하는 심기를 표출하는 서너명의 무리가 있어 내용을 들으니 음식점의 얄팍한 상술로 기분이 나빠졌다고 했다. 관광객에 따르면 “사람들이 줄서 기다리니 식사가 끝났으면 빨리 나가길 바란다”며 커피 마시려 앉아있던 일행에게 음식점 관계자가 투덜거렸다는 것.

춘천에서 40년간 살아온 한 가정주부는 “명동근처에선 이제 그 돈 주고 닭갈비를 못 먹겠다”며 “양도 줄고 1인분 가격을 1만2000원까지 올리기도 하는 등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춘천시는 개통 당시 미처 예상하지 못한 관광객 불편 등으로 홍역을 앓고 있었다. 개통한지 50일이나 지난 이제야 예상하지 못한 관광객 불편 등 초기대응 실패를 막기 위한 대책마련이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지난 2004년 경 배용준이 출연한 ‘겨울연가’로 춘천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실제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에게 ‘볼 거 없더라’는 인상을 주며 이내 외면당했다. 드라마의 인기로 호기를 맞았던 춘천시는 상품 개발 및 투자에 한계를 보이며 ‘겨울연가’로 인한 기회를 놓쳤고 결국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곧 잊혀졌다.

그랬던 춘천에 두 번째 기회가 왔다.

   
 
하지만 개통 전 불편사항 예측과 대응에 춘천시는 뒷짐 지며 또다시 미련을 떨고 말았다. 관광객 불만이 이어지니 그제야 주요 닭갈비와 막국수의 업소별 음식 가격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닭갈비 정량 판매를 위한 지도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뒤 늦은 대안책을 내놨다. 하지만 전철 주 이용층이 65세 이후 노인층이라는 점에서 가격공개가 얼마나 효율적일까 싶다.

춘천시는 잊혀진 도시로 전락했던 과거의 경험을 기억해야 한다. 등을 돌리는 관광객에게 ‘추억과 낭만’으로 다시 찾는 도시로 기억되기 위한 방침마련에 더욱 고삐를 바짝 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