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경부고속철도 전용선 223.6km 중 18%인 40.2km에서 반복적으로 선로 궤도가 상하좌우로 뒤틀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속으로 달리는 KTX의 특성상 자칫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20일 철도공사가 제출한 국감자료를 확인한 결과 상습적으로 궤도 뒤틀림 현상이 나타나는 구간이 5개 구간이나 된다고 밝혔다.
철도공사가 이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궤도 뒤틀림이 발생한 구간은 ‘고덕~천안(서울기점 77.2km~91.8km, 길이 14.6km), 천안아산역구내(서울기점 93.3km~98.6km, 길이 5.3km), 천안~오송(서울기점 100.2~105.8km, 길이 5.6km), 영동~김천(192.8km~197.2km, 길이 4.4km), 김천~칠곡(서울기점 219.2~229.5km, 길이 10.3km) 등 5개 구간이었다.
이 의원은 “현재 이들 구간에 고속열차가 지나가면 선로와 차량이 함께 진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철도공사는 이들 구간에서 고속열차의 최고속도(시속 300km)를 170~230km로 낮추고 있다”고 밝혔다.
고덕~천안은 상·하행선 양방향 모두 230km로 서행하고 있고, 천안아산역도 상·하행선 양방향 모두 230km로 서행하고 있다. 김천~칠곡은 양방향 모두 170km로 서행하고 있고, 설계교는 9월말까지 하행선에 대해 230km로 서행하다가 10월 1일부터 300km로 달리고 있다.
이러한 일이 발생한 이유는 철도공사가 고속철도 시운전을 충분하게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철도공사가 지난 6월 내부적으로 작성한 ‘고속선 선로안정화 계획(안)’에 따르면, “고속선은 정밀한 시공과 단계적 속도상승으로 선로안정화 후 상업운전(시험선 구간)을 해야 하나, 충분한 시운전 기간 없이 개통 즉시 300km 속도로 운행하여 궤도틀림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고속철도 전용선 시운전 기간은 서울~대전 구간이 2003년 8월부터 개통 전인 2004년 3월까지 9개월, 대전~동대구 구간은 2003년 12월부터 2004년 3월까지 4개월에 불과했다.
문제는 이러한 뒤틀림 구간에 대해 보수작업을 하면 할수록 궤도 뒤틀림이 계속 발생한다는 것이다.
철도공사가 작성한 ‘고속선 선로안정화 계획(안)’에 따르면, 보수작업을 계속하게 되면 자갈이 마모되어 레일을 떠받치는 지지력과 내구성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레일에 결함이 생겨 다시 뒤틀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즉 궤도 뒤틀림→보수작업→자갈마모→레일겸함→궤도 뒤틀림이 꼬리를 물고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 의원은 “철도공사는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해당구간에서는 열차가 서행을 하고 있다. 선로 뒤틀림은 탈선·전복과 같은 사고로 이어질 개연성이 많다. 뒤틀린 선로가 고속 질주하는 열차를 얼마나 지탱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레일 뒤틀림이 반복된다고는 하지만, 제때 보수를 하지 못하면 탈선·전복의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적확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