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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안상수 같은 김석동, 하나금융에게도…

전남주 기자 기자  2011.01.14 17:5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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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기자에게 1월14일은 두가지 사건의 중심이 된 인물이 ‘오버랩’되는 날로 기억될 듯 하다.

우선 24년 전인 1987년은 서울대생 박종철군이 치안본부 남영동 분실에서 수사요원 조한경 경위와 강진규 경사의 물고문을 받다 사망한 날이다. 당시 경찰은 단순 쇼크사로 은폐하려고 했다. 하지만 안상수 당시 서울지검 검사(현 한나라당 대표)는 부검을 한 후 박군이 물고문을 받다가 사망했다는 것을 밝혀냈다.

안 대표는 “아무리 부검을 열심히 잘한다고 해도 결국은 과거의 많은 의문사처럼 심장마비나 자살로 위장되어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며 “(내가) 아무리 얘기를 한다고 해도 5공 말기에는 진실을 밝힐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최근 들어 안 대표는 보온병 발언 논란과 자연산 망언, 차남의 로스쿨 부정입학 논란 등으로 대내외적으로 크게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당시 단순 쇼크사로 넘어갈 뻔 했던 사건을 세상에 알려 6월 항쟁과 6·29선언을 가져온 계기를 만들었음은 부인할 수 없다.

24년이 흐른 2011년 아침에는 금융당국이 부실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위해 칼을 빼들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취임 이후 부실 저축은행 문제 해결 의지를 표명한 상태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임시회의를 열고 삼화상호저축은행을 부실금융기관으로 결정하고 경영개선명령을 내렸다. 따라서 삼화저축은행은 7월13일까지 만기도래 어음 및 대출 만기연장 등 일부 업무를 제외하고 6개월간 영업이 정지된다.

업계에서는 김 위원장의 이같은 결정이 예상보다 빠르다는 평가다. 금융당국의 수장에 오르자 마자 부실 저축은행을 빨리 정리해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무리수라는 판단도 없지 않은 것 같으나, 좌고우면하지 않고 정정당당히 일을 처리하겠다는 기세는 ‘보온병 아저씨’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아닌, 1987년의 안상수 검사를 보는 듯 했다.

그런데 금융 당국은 이런 저축은행 건과 달리,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건에는 가감없는 칼을 휘두거나 척도를 엄격히 들이댈 뜻이 없거나 약하지 않은지 우려된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하기까지는 금융감독원의 대주주 적격성, 자금조달 계획에 더해, 인수 이후 하나금융의 건전성과 수익성에 미칠 영향 등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검토해야 한다. 모든 절차가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금융위원회의 최종 승인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유권해석을 넘기면 된다.

   
 

저축은행 부실털기에 의욕을 보이는 김 위원장은 안 대표가 24년전 사건을 맡으면서 목숨을 걸면서까지 소신을 굽히지 않은 것처럼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한 사안에 진실에 침묵하지 않고 공정한 판단을 기대한다.

전남주 기자 / 프라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