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기자수첩] 원룸 쪼개기식 임대사업, 세입자 유령될 판

김관식 기자 기자  2010.10.22 15:31:06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주택거래가 뜸해지면서 수익형 부동산 사업이 빛을 보고 있지만 일부 세입자의 얼굴은 어둡기만 하다. 치솟고 있는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하고 월세 원룸에 계약했지만 등기상 주소와 실거주지의 주소가 달라 우편물 수령 등 불편한 생활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의 소형원룸은 고시원과 비슷한 형태로 분할한 원룸이다. 가령 한 층에 2가구가 들어갈 자리에 4가구나 5가구로 쪼개서(분할) 더 높은 임대수익 거두는 식이다. 때문에 등기상에는 2가구의 주소만 지정돼 있고 나머지 3가구는 2가구 안에 들어가 있는 구조로 5가구의 주소가 등기상에 오르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원룸들은 대개 건축물 대장에 근린생활시설로 등록돼있다. 건물주인의 편의상 집 구조를 상가, 주택 등으로 분할해도 상관없다는 이야기다. 더욱이 최근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정부는 도시형생활주택 등을 독려하고 나설 만큼 소형 임대사업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정작 비싼 돈을 내고 사는 사람에게는 월세집에 대한 존재감이 없어지고 있다.

서울시 강서구 지역에 거주하는 김 모씨는 “월세 45만원을 내고 살지만 전입신고 후 우편물을 받지 못해 주민센터에 확인해 본 결과, 등기상 나와 있는 주소와 지금 살고 있는 주소가 다르게 나와 있다”며 “전입신고를 했는데도 등기상 내 집이 등록이 안 된다는 게 말이 되냐 ”고 분개했다.

지역 주민 통장도 세입자들의 전입신고 시에 실거주 확인 여부가 힘들어 지는 건 마찬가지다. 등기에 나와 있는 주소로 거주 여부를 확인해야 하지만 세입자와 등기상 주소가 뒤죽박죽으로 돼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구조는 중요한 우편물 등을 수령하기도 힘들어 세입자들만 손해를 보고 있다.

한 세입자는 “해당 예비군 사무소에서 우편으로 예비군 훈련 통지서를 발송했지만 우편함은 물론 받을 수 있는 주소도 없다”며 내 집이 옆집주소로 등록돼 있어 본인 확인이 필요한 일들을 진행하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고 말했다.
   

세입자는 이 같은 생활을 반복하면서 살고 있지만 원룸 관리소나 관할 기관 등에서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주민센터 관계자는 “근린생활시설로 등록된 단독주택, 다가구 주택 등은 등기상 세세한 주소가 나오지 않는다”며 “행정상의 문제는 없지만 다가구 세입자는 우편물이 헤 깔리게 될 수 있어 수시로 살펴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 1~2인 가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에서 완화조치를 내세운 도시형생활주택 실적은 미미한 수준이다. 임대사업자의 수익성 측면에만 의존한 준주택고시원 등으로 사람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소형주택 공급 목적이 과연 1인 가구를 위해 필요한 것인지, 임대사업자를 위한 하나의 재테크 상품인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