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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머니, 다음 타겟은 중국

프라임경제 기자  2010.10.12 08: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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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주말 국제 신용 평가사인 무디스가 중국의 신용등급 상향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다. 무디스는 현재 중국의 신용 등급은 A1인데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고성장을 지속해온 중국이 내년 상반기까지도 경기 회복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을 그 배경으로 꼽았다. 
 
이는 시기적으로 볼 때 너무 속이 들여다보이는 발표 내용이다. 어느 나라건 신용등급이 올라가는데 환율이 평가 절하되는 경우는 없다. 물론 검토 중일 뿐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라지만 무디스의 발표는 최근의 환율전쟁과 더불어 핫머니(Hot-money)의 다음 타겟이 중국임을 암시해주는 발언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발표의 속내에는 미국이 위안화 평가절상을 유도하기 위해서 전방위적인 수단을 동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른 한편으로 환율전쟁의 결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대(對)중국 포문은 쉽사리 닫히지 않고 있다. 미국이 저토록 환율 문제에 집착하는 이유는 현재 그들이 안고 있는 심각한 경제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커버하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금융 위기 이후 미국은 경제회생의 장애요소들을 적극적으로 제거하고 한 단계씩 계획에 의해 복구되는 문제해결 방식이 아닌 통화질서의 근간을 뒤집는 빅딜을 원하고 있다. 물론 천문학적인 부채와 얽히고 설킨 금융 난제들을 풀어내는 일들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냉전시대에는 전쟁이나 정치적인 갈등고조 등 이데올로기에 바탕을 둔 미국 특유의 문제 해결방식이 그들의 강력한 군사력과 함께 어느 정도 먹혀들었던 측면도 있었고 과거에는 자유주의 국가의 상징이었던 미국의 엄포에 주변 국가들이 그것이 설령 부당한 요구라 할지라도 따라야 했던 시절도 있었지만 금융 위기 이후 미국의 위상과 신뢰가 추락하고, 경제적인 파워를 갖춘 신흥국들이 부상하면서 그에 대한 반발도 점점 커지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놓고 미국이 억지스러운 합의라도 받아내기 위해서 다시금 전세계를 상대로 군사적 긴장감을 조성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예상하는 그룹들까지 등장하고 있다.
 
사실 위안화 평가절상은 그동안 꾸준하게 이루어져왔다고 볼 수 있는데 아래 차트를 보면 수년간에 걸쳐 지속된 위안화 절상을 확인할 수 있다.
 
   
▲ 위안화 환율 추이
선진국 경제의 위기는 20세기 이후 주된 산업 활동의 근간이 제조업에서 금융업으로 넘어가면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경제의 활동의 핵심이 생산에서 소비로 넘어가면서 그들은 열심히 돈을 썼고 한편에서는 저임금을 바탕으로 열심히 만들어 팔았기 때문에 무역수지의 불균형은 초래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따라서 미국이나 유럽의 유수한 투자은행(IB)들은 세계 각국에 투자를 했고 그로부터 막대한 지분과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그러나 계속해서 능력 이상의 돈을 쓰다 보니 빚을 얻어야했고 부도덕한 금융가들이 버블을 일으키고 금융시장을 쥐락펴락 하는 과정 중에 숫자놀음이 가지는 한계에 봉착하게 되었으며 이는 걷잡을 수 없는 위기로까지 번지게 된 것이다.  
 
미국은 이러한 시대의 경제적 모순이 금융 위기와 함께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는 상황에 처하자 회복을 위해서 대규모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제조업에 다시 눈을 돌리게 되었고 양극화 해소와, 중산층의 부활, 경기 활성화를 꾀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해진 것이다. 
 
한마디로 ‘너희들이 그동안 우리 덕에 먹고 살았으니 이제 그 자리를 내놓으라’는 얘기다. 적어도 미국은 그러한 바람의 성공 여부를 상대국의 환율 조정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미국은 과거의 산업화 시절처럼 대량생산을 통해 고용과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겠는가 하는 의구심과 과연 다양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킬만한 수요를 창출할 수 있겠는가 하는 능력의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는 제조업의 질적인 향상과도 맞물려 있다. 미국의 제조업이 쇠퇴한 원인 중 하나는 시대 변화와 소비자의 욕구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한 기업문화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미국제품에 환호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아무리 제조업을 활성화시킨다 해도 미국의 제조업이 중국산 젓가락 같은 저가물품까지도 대체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제 오바마의 중간선거까지는 대략 3주정도의 시간이 남았다. 만일 한 달 남짓 남은 G20회의에서도 환율 문제에 대한 팽팽한 의견차를 조율하지 못한다면 다급한 미국이 만만디 중국과 어떤 갈등을 일으키게 될지 안개 속을 헤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미국시장이 기술적인 한계를 딛고 추가랠리를 지속하는 이유 중 하나도 습관적으로 힘에 의지해왔던 경제 논리에 대한 신념의 결과일지도 모른다. 때문에 한편으로는 오래전부터 먹혀왔던 그래서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힘의 논리가 무너질 가능성도 예상해 볼 수 있다. 
 
솔직히 환율 전쟁에서 미국과 중국 어느 쪽이 승리할지 단언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땡깡 외에는 딱히 쓸 만한 카드가 없는 미국이 자국의 국채(國債)를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중국을 상대로 대등한 전쟁을 벌일 수 있겠는가 하는 점에서 이번 전쟁의 결론을 유추해볼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이 전통적인 제조업을 기반으로 다시금 경제부활을 꿈꾼다는 것은 백일몽(白日夢) 같은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혹시라도 그런 생각에 이번 환율 전쟁을 일으킨 것이라면 미국이 패배할 가능성은 더욱 짙어진다고 판단된다.
 
문제가 복잡해질 때 모든 것을 포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때문에 사고의 당사자가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겠다는 의지부터가 욕심으로 봐야한다. 
 
이번 환율 전쟁은 애석하게도 오바마 정치력의 아마추어리즘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그동안 금융위기의 당사자인 미국 때문에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아야했고 또 분담해야 했다. 위기 당시에는 워낙 긴박한 상황이라 어느 정도 국제 공조를 얻어낼 수 있었지만 이제는 회복의 속도에 따라 각국의 입장도 천차만별이다. 
 
아마도 달러부족 사태를 겪지 않는 나라에서 신용등급 상향 같은 속보이는 언론플레이에 감동해 환시장을 내어 줄 이유는 없을 것이다. 또한 미국 의회에서는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몰아 부치고 신용평가사에서는 그런 나라의 신용등급을 상향하겠다고 나선다면 이러한 이율배반적인 행태들은 웃음거리가 되기에 충분하다.
 
미국의 경제 체질을 바꾸는 것은 지금으로서는 요원한 일이다. 다시 말해 위안화 평가절상을 성공시킨다 해도 미국이 산업의 패러다임에 대한 혁신적인 변혁 없이 제조업을 일으키고 고용을 확대하는 정책이 성공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현재 군사적인 긴장 조성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하는 그룹들의 논리에서도 이러한 현실 인식이 강하게 깔려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들은 미국이 꺼내 들 수 있는 카드가 전무한 상태라는 판단으로 최후의 히든(Hidden card)을 그 쪽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가능성에 지나치게 무게를 둬서는 안 될 것이다.
 
이번 G20 회의에서 환율 문제의 조율에 실패하거나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다면 미국의 시선이 다른 나라들을 상대로 보호무역을 강화한다든지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방향들로 번질 가능성은 충분히 예상해 볼 여지가 있다.
 
일예로 올해 연초 도요타 자동차의 대량 리콜사태를 두고도 발표 시기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물론 자동차를 부실하게 만든 일본의 1차적인 책임은 말할 것도 없지만 굳이 발표 시기를 그렇게 잡은 이유에 대한 여러 가지 소문들이 무성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그 이후 일본은 국제적인 호황장 속에서도 영 맥을 못 추는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으며 디플레를 선언했음에도 엔화의 고공행진은 멈추지 않고 있다. 상대방의 잘못 조차도 개선의 기회나 반성의 장(場)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자국의 유리함을 선점하기 위한 재료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많은 이들이 위기가 기회라고 여기지만 모든 위기를 기회라고 부를 수는 없다. 만일 이번 G20회의에서 통 큰 조율이 나오지 않는다면 세계 경제를 괴롭혀온 부채 문제는 다시금 수면 위로 부상하게 될 것이며 그동안의 위기 극복 노력은 원점으로 돌아갈 수 도 있다. 
 
결국 아무리 노력해도 빚부터 갚고 다시 시작해야한다는 기본적 명제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면 미국은 그동안 전세계로 유통시켰던 달러의 귀환을 서두를지도 모를 일이다. 어차피 처음부터 합의 도출이 어려운 명제를 던진 쪽은 미국이었다. 
 
따라서 과도한 유동성에 취해있을 것이 아니라 전쟁의 성패에 따라 괜한 피해자들이 나올 수도 있는 경제 현실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금융 안전망을 강화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들이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이다.
 
※ 켐피스(kempis)는 켐피스의 경제이야기(http://blog.daum.net/kempis70) 운영자이다. 파생상품운용 딜러로 11년간 활동했으며, 최근에는 yahoo 금융 재테크, daum금융 재테크, 아이엠리치(http://www.imrich.co.kr) 등에 기고문과 전문가 칼럼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