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시대를 풍미했던 효성건설이 설립 30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건설경기 불황과 실적악화가 그 이유다. 효성건설에 지난 30년은 숨 가쁜 영욕의 롤러코스터였다. 뼈를 깎는 아픔을 겪기도 했고, ‘빌라의 기적’을 이루기도 했다. 효성건설이 걸어온 길을 되짚어 봤다.
효성그룹에 첫 건설 계열사가 생긴 건 1977년 10월. 효성물산이 국내도급랭킹 115위였던 대동건설을 사들이면서부터다. 자본금 2억2400만원의 대동건설은 무리한 영업확장으로 설립 7년 만에 효성에 인수됐다.
그해 10월27일 효성건설(㈜효성 건설부문)로 다시 태어난 회사는 이듬해 2월 전기공사업 면허를 취득, 합자회사 대동건설 전기를 합병하며 독립된 종합건설사로 거듭났다. 또 1981년 7월엔 국내 최초 타운하우스 형태 분양주택사업을 전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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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효성건설 홈페이지 첫화면. 이번 청산 결정으로 '하늘 위에 꿈을 키우는… 항상 성장하는 기업'이라는 효성건설의 캐치프레이즈가 무색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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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효성건설은 그동안 날림주택, 서민주택 대명사처럼 지적돼온 연립주택 개념을 완전히 바꿔 새로운 주거패턴을 제시했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효성건설은 1983년 한 해에만 △종로구 평창동 30~50평형 100가구 △강남구 역삼동 45~55평형 28가구 △강남구 반포동 타운하우스 80여가구를 건립, 고급연립주택건설 전문업체로 우뚝 섰다. 자본금(당시 16억원)도 6년 만에 8배로 늘어났다.
◆11년만에 독립법인 우뚝
그런 효성건설에 첫 고비가 찾아왔다. 1984년 1월 만우 조홍제 효성 창업회장이 세상을 등지면서 그룹 내 조직개편이 일어난 것. 그해 6월 ㈜효성 엔지니어링 영업부문을 인수한 효성건설은 그로부터 4개월만인 10월 다시 효성중공업으로 흡수됐다.
곧바로 전면 재정비에 들어간 효성건설은 △1984년 11월 품질관리 대상 수상 △1986년 1월 서울시 건축상 은상 수상 (강남원 효성VILLA) △1986년 3월 대한주택공사 ‘우수시공업체’ 지정 △1987년 3월 효성드라이비트㈜ 설립 △1987년 5월 자본금 592억원으로 증자 △1992년 3월 상공의 날 기념 ‘대통령 산업훈장’ 수상 등 그 후로도 승승장구하게 된다.
특히 1995년 4월에는 아예 중공업에서 떨어져 나와 ‘효성건설’ 독립법인(효성건설㈜)을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효성건설㈜는 휴면법인인 태신전자공업을 인수, 별개 회사로 신설됐다. 이후 자본금 592억원이던 회사는 12년 만에 1322억원(1999년 11월 기준)으로 증자하는데 성공하며 효성 건설부문 확장에 견인차 노릇을 톡톡히 했다.
◆엎친 데 덮친 악재에 휘청
주거문화의 새 지평을 연 효성건설㈜이 휘청대기 시작한 것은 부동산 규제가 한창이던 2005년 즈음이다. 그해를 기점으로 내리막을 찍기 시작하던 효성건설㈜은 결국 지난해 말 부채(1263억원)가 자산(1150억원)을 웃도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최근 5년간 효성건설㈜ 당기순익을 살펴보면 △2005년 (-)18억4596만원 △2006년 (-)21억2491만원 △2007년 (-)25억5156만원 △2008년 (-)37억4260만원 △2009년 (-)114억7467만원이다.
이뿐만 아니다. 효성건설㈜가 몰락한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건설부문 대표와 임원의 수십억원대 횡령사건도 효성의 건설업 몰락을 앞당겼다.
지난 6월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는 회삿돈 77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효성 건설부문 송모 대표에게 징역 3년을, 또 이 회사 안모 상무에게는 징역 3년과 집행유예 5년을 각각 선고했다.
이들은 1998년부터 2007년까지 노무비를 과다계상하는 수법으로 회삿돈 77억여원을 개인 착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송 대표와 안 상무가 여전히 효성건설㈜ 임원으로 등재돼 있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이들은 혐의가 인정된 뒤에도 버젓이 효성건설로부터 월급을 받아온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송 대표와 안 상무는 현재(2010년 4월 14일 기준)까지 이 회사 대표와 상근이사로 각각 재직 중이다.
이번 임원 횡령 사실에 조현준 사장 이름 석 자가 조심스레 거론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조 사장은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맏아들이자 이 회사 최대주주다.
특히 조 사장은 손 대표와 안 상무가 범죄를 저지른 같은 기간 이 회사 감사로 재직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 사장은 2006년 3월 10일부터 현재까지 이 회사 감사로 등재돼 있다.
한편 효성건설 지분은 조현준 사장을 비롯해 동생 조현문 부사장과 조현상 전무가 각각 16.47%를, ㈜효성이 나머지 50.59%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