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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1등 증권사…투자자 헷갈린다

대체 어디가 진짜 1등?…‘각부문 고른 성장 소홀하다’ 지적

김소연 기자 기자  2010.10.06 15:4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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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총자산1위, 공모ELS 발행실적 1위, 채권인수 1위, 국내 주식 거래 실적 1위….’ 우리투자증권 CF에 나오는 문구다. 일일이 기억하기도 힘든 각종 부문 1위를 나열하며 대놓고 1등 마케팅을 하는 우리투자증권 외에도 각 증권사 CF에는 1등이라는 문구가 들어가기 일쑤다. 치열한 증권사 순위경쟁,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 전체가 아닌 부분 1위 경쟁에 급급해 증권사 각 부문의 고른 성장을 통한 내실화와 고객 만족에 소홀한 것은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 (위부터 순서대로)우리투자증권, 대우증권, 키움증권 광고

우리투자증권 광고를 비롯, 대우증권은 자기자본과 영업이익 부문에서 1위라고 광고하고, 키움증권은 온라인 증권거래 부문 1위라는 타이틀로 치장하는 등 CF 속 증권사는 각종 지표를 내세워 자신들이 1등 증권사라고 주장한다.

이 같은 1위 남발에 투자자들은 ‘어디가 진짜 1등이냐’며 고개를 갸우뚱거릴 법하다. 투자자 뿐 아니라 해당 업종에 근무하는 종사자 역시 정확한 증권사 순위에 대해 잘 모르고 있기는 마찬가지. 기자가 인터뷰한 증권업 담당 연구원도 “증권사 중 어느 한 곳이 1등이라고 꼽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표 여럿, 순위도 여럿

이처럼 1위라 주장하는 증권사들이 난립하는 것은 증권사 순위를 매기는 데에 여러 지표가 병행해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는 많은 투자 상품을 다룬다. 가장 기본적인 수입원으로 알고 있는 주식거래 수수료 외에 ELS와 채권 상품, 기업들의 IPO도 증권사에게는 모두 수익 사업이다. 이처럼 많은 사업과 지표가 있기 때문에 각 부문에서 1위를 꼽으면 어느 증권사나 1위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수많은 지표들 중에서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대표적으로 통용되는 잣대를 자기자본과 당기순이익, 주식수탁 시장점유율 등으로 꼽았다.

그러나 금융감독원 자료를 찾아보니 이 지표마저도 증권사 순위가 각각 다른 것으로 나타나 어느 한 곳이 1위라고 특정 짓기 힘든 것은 사실이었다.

먼저 2010년 6월 말 기준 자기자본 순위를 살펴보면 1위가 2조7558억원으로 대우증권이었고 이어 삼성증권(2조6099억원), 우리투자증권(2조4996억원), 현대증권(2조3809억원), 한국투자(2조2537억원) 순이었다.

2010년 6월말 기준 당기순이익 규모는 대우증권(606억원), 하나대투(474억원), 삼성증권(393억원), 키움증권(319억원), 한국투자(277억원)의 순서로 많았다.

수탁수수료를 기준으로 한 시장점유율은 상기 순위들과 많이 달라 기존에 언급되지 않은 증권사들이 상위를 차지했다. 2009년 회계연도 기준 키움증권이 선두를 기록했고 미래에셋증권이 2위, 그 뒤를 이어 대우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 순이었다.

◆1위 타이틀 희소성 희석…‘제 발등 찍기’ 

이처럼 특정 증권사 한 곳을 1등 증권사라고 하긴 힘들지만 대략적인 그림을 살펴보면 ‘구관이 명관’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기존에도 대형 증권사로 꼽혔던 대우증권과 삼성증권, 한국투자가 전반적으로 각종 지표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지표에서 나타나지 않았던 키움증권이 시장점유율 부문에서는 강자로 부각되는 모습은 단연 눈에 띄었다.

키움증권 외에 미래에셋증권도 이 분야에서는 상위권을 차지했다. 유독 시장 점유율만 타 지표와 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젊은 신규 주식 투자자들이 가격 효율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수수료가 저렴한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으로 몰린 것이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치열한 1위 경쟁은 투자자를 헷갈리게 할뿐더러 그들이 그렇게 원하던 ‘1위 타이틀’의 희소성 역시 희석시킨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

증권가의 한 전문가는 “1위를 외쳐봤자 고객들은 1위만 찾아가진 않는다. 자신이 원하는 조건을 비교해보고 그에 해당하는 증권사를 선택한다. 후발주자이고 환경도 기존 증권사에 비해 열악했던 키움증권 등의 약진이, 젊은 고객의 니즈에 맞춘 저렴한 수수료 정책에 기인한 것임을 증권사들은 기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