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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 남정네들과 벌여온 ‘현의 전쟁’

현정은 현대회장, 현대건설 인수전서 현대차와 정면승부

박지영 기자 기자  2010.10.05 14:4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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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범현대가를 둘러싸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현대가 적통(현대건설)을 두고 정씨 일가들과 손아래 재수(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가 ‘한판 전쟁’을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양측 입장이 워낙 팽팽한 탓에 선뜻 어느 한쪽 물러설 기미도 없다. 심지어 현정은 회장은 미망인이 된 직후부터 받아온 ‘온갖 설움(시숙의 난, 시동생의 난 등)’을 이참에 되갚기라도 할 듯 보인다. 최근 논란이 된 두 편의 현대그룹 광고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정씨일가와 현정은 회장 간 소리 없는 전쟁 속으로 들어가 본다.

남편 고 정몽헌 회장이 작고한 이듬해부터 현정은 회장은 하루하루가 고난의 연속이었다. ‘정주영 창업회장이 일군 현대그룹 적통을 정씨가 아닌 다른 인물이 승계할 순 없다’는 정씨일가 인식이 늘 현정은 회장을 괴롭혔다.

현대그룹 경영권 사수에 대한 정씨일가의 집념은 무서울 정도였다. 이러한 우려는 정몽헌 회장이 현 회장 곁을 떠난 지 불과 4개월 만에 현실로 이어졌다. 현대그룹에 대한 범현대가의 공격이 시작된 것이다.

◆시숙도 모자라 시동생까지

   
<사진설명= 남편 정몽헌 회장이 작고한 뒤 수년간 시댁 정씨일가로부터 적대적 M&A에 시달려온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이번엔 시아주버니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과 현대건설 인수를 둘러싼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첫 스타트를 끊은 인물은 시숙부 정상영 KCC 명예회장. 2003년 11월 정 명예회장은 현대그룹 지주회사 격인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31.25%를 대거 사들였다. 현대엘리베이터를 이용한 현대그룹 경영권 확보가 목적이었다.

정 명예회장의 집념은 무서웠다. 그룹 계열사를 동원해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몰래 사들이기도 했다. 당시 정 명예회장은 고려시리카 뮤추얼펀드 2개(각각 4.95%, 2.05%)와 금강고려화학 뮤추얼펀드(0.82%)를 이용, 추가지분을 획득했다. 우호지분까지 합칠 경우 정 명예회장이 가진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은 50%가 훌쩍 넘었다.

이대로 앉아서 당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었다. 현 회장은 1000만주 유상증자 방침을 발표한 뒤 곧바로 무상증자실시 및 1인당 청약한도 확대를 발표하면서 정 명예회장 측에 역공을 가했다. 최대 지분확보로 주주총회 날만 기다리고 있던 정 명예회장으로선 조카며느리에 제대로 한방 먹은 것.

이에 정 명예회장은 곧바로 소송을 제기, 시숙과 조카며느리간 경영권 분쟁의 승패는 결국 법원의 판단으로 공이 넘어가게 됐다.

그러나 이 사건은 정 명예회장에게 큰 아픔만 가져다 줬다. ‘삼촌이 조카 그룹을 통째로 삼키려 한다’는 비난여론에 이어 ‘5% 이상 지분을 가지면 이를 공시해야 한다’는 규정을 어긴 댓가로 증권선물위원회 처분까지 받은 것이다.

◆현대건설 두고 합동작전?

시댁식구들의 경영권 쟁탈 시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정 명예회장에 이어 시동생인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이 경영권을 노리고 나섰다.

정몽준 의원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그룹은 2006년 4월 현대그룹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대상선 지분 26.68%를 왕창 사들이면서 형수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이때 내세운 정몽준 의원의 지분매입 이유는 ‘현대상선 보호’. 즉, 적대적 M&A에서 형수를 지키기 위한 게 전부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시댁에 한차례 당한 적 있는 현 회장으로썬 그 말이 곧이곧대로 들릴 리 만무했다. 이에 현 회장은 “진정한 백기사라면 취득지분 10%를 우리그룹에 즉시 매각하라”고 요구했지만 현대중공업그룹은 현 회장 요구에 즉시 ‘수용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사실상 ‘시동생의 난’임을 인정하기도 했다.

한편, 현 회장은 현대 적통이 걸린 현대건설 인수를 놓고  현대·기아차그룹과 운명을 건 한판 승부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