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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환율전쟁…무엇을 위한 싸움인가

프라임경제 기자  2010.09.17 08:4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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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환율 전쟁이 점입가경이다. 전일 경선에서 승리한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전격적인 엔화개입을 단행했다.

그동안 엔화의 지속적인 하락은 언젠가는 개입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신호를 주고 있었는데 결국 예상대로 총리의 경선승리와 함께 즉각적으로 개입이 이루어진 것이다.

이미 전일 일본 시장에서 2조엔 이상의 개입을 했던 BOJ는 뉴욕 외환시장에서도 약 27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개입을 단행했으며, 이러한 개입에 힘입어 전일 니케이 증시는 급등세를 보였고 엔화도 그간의 지루한 하락을 멈추고 의미 있는 상승세를 보여줬다.

   

이제 미국과 유럽의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아직까지 공식적인 코멘트는 없었지만 3대 통화라 할 수 있는 달러화, 유로화, 엔화 사이의 균형을 일본이 선제적으로 깨고 나온 것이다. 물론 통화가치 상승으로 인한 일본기업의 피해를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일본 정부의 절박함이 이번 개입의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각국 정부가 왜 이렇게 환율전쟁에  뛰어드는지 그 속내를 살펴보면 꽤 흥미로운 사연들을 발견할 수 있다.

금융 위기 이후 각국 정부는 어떻게든 불황을 타개하고 경기를 살리기 위한 노력들을 해왔으며, 우리나라도 고환율을 유지하면서 기업의 수출을 도왔듯이 이러한 현상은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그런데 대량으로 공급된 달러화가 일방적인 하락세를 견지하자 일본 엔화는 상대적으로 고평가되기 시작했으며, 극심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고공 행진을 벌이는 아이러니한 결과를 가져왔다.

연초 도요타 자동차의 대량 리콜사태와 니케이증시 폭락에도 불구하고 엔화의 하락세는 멈출 줄 몰랐고 참다못한 일본 정부가 팔을 걷고 나섰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이렇듯 자국의 이익을 위한 갖가지 백태들은 나열하자면 한둘이 아니다. 문제는 모두가 경쟁적으로 환율 전쟁에 뛰어들었을 때 생기는 부작용이다.

환율은 국가 간의 통화 교환비율을 의미하기 때문에 누군가 이기기 위해서는 피해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과연 이 싸움에서 누가 승리하고 누가 패배할지 관전의 의미는 크다고 할 수 있다.

금융위기 이전 우리나라 환율은 900원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밀렸지만 위기발발 이후 작년 3월에는 1600원 부근까지 치솟기도 했다. 당시 금융시장의 불안을 생각한다면 환율의 급격한 변동이 금융 시장 전반에 미치는 엄청난 영향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회복세를 시현한 아시아 각국의 경제 성장을 보는 서구(西歐)의 질투어린 시선은 자칫 헤지펀드의 공격을 받을 수도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실제 최근 아시아 통화의 평가절상 속도가 가파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며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의 대량 매수가 다른 목적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10여년전 IMF의 여러 원인 중에는 OECD가입을 위해 정부에서 무리하게 환율을 떨어뜨림으로써 국민소득을 부풀린 덕에 리스크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 있으며, 엔화의 급격한 변동이 엔케리 트레이드를 자극해서 대규모 자금이 밀물과 썰물을 반복해 금융시장에 혼란을 초래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일부에서 제기됐다.

과거의 이유가 무엇이든 현재 원화가 기술적인 넥라인(Neck-Line)에 걸쳐서 방향성을 탐색하고 있는 과정 중에 나온 BOJ의 개입이 향후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그러나 분명히 현재의 환율 움직임이 펀더멘털에 기초한 정상적인 흐름은 아니라는 것과 외환시장이 각국 정부의 개입으로 일시적인 변동 폭은 가져올지는 몰라도 근본적인 추세변화는 어려울 것이라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이번 일본정부의 개입으로 빚어진 환율 전쟁을 보면서 투자자들은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의 자본수지에 부쩍 관심을 둬야 할 것이다.

엔화의 상승(평가절하)이 반드시 부정적이기 만한 것은 아니다.

어느 한쪽 면으로 보자면 엔케리 트레이드가 다시 활성화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볼 수 있고 다른 한쪽으로 보면 일본과의 수출 경쟁력에 다소 타격이 있을 수도 있다. 물론 이러한 양면성을 두고 어느 쪽에 포커스를 맞추느냐는 시장을 분석하는데 있어서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만일 대규모 개입이 질서를 어지럽히는 물리력 수준까지 올라가면 시장은 화학반응을 거쳐 돌연변이를 만들 수 있다. 결국 정상적인 분석을 불가능하게 함으로써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동안 고(高)환율을 유지하면서 수출 육성에 힘을 써온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글로벌 환율 전쟁에 어떤 대책들을 가지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래저래 도를 넘는 유동성이 또 한 번 외환시장에 회오리바람을 몰고 올 가능성은 짙어졌다. 비난과 찬사를 동시에 받고 있는 한국의 외환 정책이 세찬 글로벌 회오리바람에서 다치지 않고 생존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 켐피스(kempis)는 켐피스의 경제이야기(http://blog.daum.net) 운영자이다. 파생상품운용 딜러로 11년간 활동했으며, 최근에는 yahoo 금융 재테크, daum금융 재테크, 아이엠리치(http://www.imrich.co.kr) 등에 기고문과 전문가 칼럼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