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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맥도날드, 이런 모습 공포스럽다

전지현 기자 기자  2010.09.16 11:3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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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패스트푸드는 이제 ‘국민음식’으로 통한다. 어린이들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햄버거에 열광하고, 청소년 및 성인들도 점심 한끼 정도 가볍게 떼우는 장소로 패스트푸드 매장을 찾는다.

하지만 이렇듯 친근한 패스트푸드점이 한순간 공포의 장소로 변하기도 한다. 다름 아닌 안전 문제 때문이다.

지난 13일 오후 9시경 서울 청담동 학동사거리에 위치한 맥도날드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주방의 과실로 알려진 이번 화재는 주방에서 시작돼 매장 안으로 삽시간에 번졌고 이내 드라이브 쓰루(자동차 안에서 주문할 수 있는) 매장까지 번졌다.

그러던 중 지난 15일 기자는 “(화재가 발생한) 매장 안에 화재 관련 안전기구 등이 전혀 없었다”는 황당한 제보를 접했다. 다행히 이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제보자는 “맥도날드같은 대형사업체가 소방시설을 갖추지 않았다는 점이 놀랍다”는 말을 덧붙였다.

제보자는 또 “회사 직원들은 대피를 했지만 3층에 있던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른채 제일 나중에 내려왔다”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정말 화재안전 시스템이 전혀 없었던 것일까?

관할 소방서와 전문가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맥도날드 건물은 소방법상 면적과 용도에 따라 구분되는 소방시설설비 대상이 아닌 자동화재 탐지시설 대상에 해당되기 때문에 스프링쿨러 등의 화재 안전 기구 설치의무가 없었고, 이 때문에 딸랑 화재 감지기만 설치돼 있었다. 

이날 현장에 출동했던 강남소방서 화재감식 담당자는 “사용된 소화기 2~3개가 있었던 것으로 봐서 화재 초기 자체 진화 하려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매장에 남아있던 몇몇 직원들이 감식기를 통해 화재를 감지한 후 자체 진화를 하려다 더 큰 화재로 몰아넣어 버린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패스트푸드의 매장 관리직원들이 20대 정도의 젊은 사람들인데, 사고 발생 시 그들의 순간적인 자체 판단에 고객들이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격이었다.

더구나 최근 맥도날드는 24시간 운영하고 있다. 또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린이까지 자주 찾는 곳이다. 이런 사항들을 감안할 때 안전사고에 대해 이처럼 소홀한 사실에 아찔해 졌다.  

하지만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이에대해  "다중 이용 시설이기 때문에 소방법상 화재와 관련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할 것들은 모두 설치돼 있다"며 "완강기를 비롯해 비상출구, 방염 마감재 등을 사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지난 1월 말에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위치한 맥도날드 아셈점에서 만 23개월 된 아기가 오른쪽 발과 손에 화상을 입는 사고도 발생했다. 테이블에 올려둔 커피를 담은 컵을 잘못 건드려 기울어졌고 내용물이 아기의 손과 발에 쏟아진 것이다.

피해자는 114에 직접 전화 해 병원을 찾았고 아기의 오른손과(1도 화상) 오른발(심재성 2도 화상)은 피부이식수술을 권유받게 됐다고 했다.

이 피해자는 “직원이 뚜껑을 제대로 닫지 않아 발생한 사고였다. 아니라면 어떻게 기울어만 진 컵 속의 내용물이 쏟아지겠는가. 바쁘지도 않은 매장에서 아기가 울고 어른 셋이 병원을 찾는데 직원들은 신경도 안 썼다. 그렇게 무심해도 되는 건가. 초기에 직원들이 나서 응급처치라도 했다면 이렇게 심한 화상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운 속내를 내비쳤다. 

당시 맥도날드 측은 “100% 고객의 부주의로 일어난 사고라 보상을 해줄 수 없다”며 “당시 직원에게 물으니 뚜껑을 제대로 닫아 줬다고 말한다”며 “직원의 말만 믿는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맥도날드는 발생 가능한 안전사고에 대한 경우의 수를 찾아 문제를 차단할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매장 내에서 벌어질 수 있는 사고의 책임에 대해 ‘모르쇠’로 처신한다면 ‘국민음식’ 매장으로 키워준 소비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쏟아진 커피로 평생 지울 수 없는 화상 자국을 보게 될 아기에게 앞으로 ‘맥도날드’ 브랜드는 어떤 이미지로 인식될까. 친근한 이웃집 친구 이미지로 어린이들에게 다정하게 다가가는 맥도날드의 삐에로가 상처를 남기고간 공포스런 존재로 여겨지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