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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형마트 가격정책, 꼼수에 가깝다

전지현 기자 기자  2010.09.06 15:4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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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우리 동네에 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마트가 모두 있어요. 어느 곳이 장 보기에 가장 저렴 할까요?”
“이마트가 10원 더 싸요.”
“아…네, 그럼 아무 곳에나 가야겠네요.”

최근 주부들과의 모임에서 나온 실제 대화 내용이다. 

당연히 이마트에 가겠다는 기대와 달리 ‘아무 곳이나 가겠다’는 한 주부의 답변은 예상 밖이었다.

대형마트 3사는 상반기 내내 ‘10원전쟁’ ‘광고전쟁’ 등 할인정책을 놓고 불꽃 튀는 신경전을 벌여왔다. 하지만 요란스러웠던 대형마트들의 가격인하 경쟁이 실제 소비자에겐 ‘10원의 이득’ 정도로 인식되는 듯 보였다.

가정주부 최영희(63) 씨는 “대형마트들이 가격을 가지고 티격태격하지만 10원이나 100원 더 싼 생필품 가격은 합쳐봐야 100원에서 1000원가량 밖에 안 된다”며 “껌 값 혹은 아이스크림 한 개 정도의 가격이라 아무데나 가는 편”이라고 말했다.

떠들썩했던 대형마트 3사의 할인판촉 경쟁은 자기들끼리의 영역다툼이었을 뿐, 소비자들에게 이들의 출혈전쟁은 그저 ‘산 넘어 불구경’하는 남의 일쯤으로 인식됐나 보다.

그럼에도 대형마트 3사는 최근 ‘10원 더 싼 꽃게전쟁’과 ‘2차 라면전쟁’에까지 돌입하며 ‘전쟁 시리즈’를 이어가고 있다.

대형마트들의 가격전쟁은 ‘더 저렴한 곳’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한 홍보 전략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올 초부터 실시한 신가격정책을 통해 100여가지 이상의 상품 가격 인하를 단행하며 ‘1등 이마트의 가격과 품질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로 매장을 도배하고 있다.

롯데마트 역시 ‘국내 최저가 가격 판매’라는 홍보문구를 내세운 지 오래다.

   
대형마트들은 ‘가장 싸다’는 메시지로 소비자들을 상대로 마치 ‘세뇌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것 같다. 더군다나 대형마트들은 가격을 싸게 책정했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고무줄처럼 원상태 가격으로 슬그머니 되돌려놓는 ‘꼼수’까지 부리고 있다. 이 와중에서도 ‘가장 싼 마트’라는 캠페인을 벌이는 데 결코 소홀하지 않는다.

대형마트들은 ‘꼼수 경쟁’을 벌이기보다 ‘박리다매’로 상징되는 대형마트의 본 모습을 찾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들쭉날쭉 가격을 내렸다 올렸다 할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가격정책을 선보이는 게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