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GM대우자동차의 마이크 아카몬 사장 취임 후, 첫 신차인 알페온이 갖는 상징적 의미는 매우 남다르다. 아카몬 사장이 선임된 후, 몇 차례 시행착오를 겪은 GM대우로선 새로운 전환점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기존 ‘뷰익’의 ‘라크로스’를 국내 환경에 맞춘 GM대우의 야심작 ‘알페온’을 만나러 제주도로 향하는 발걸음은 기대감으로 들떠있었다.
무더운 여름의 막바지를 알리는 8월 말, 제주도에서의 알페온 신차발표회는 어찌 보면 시작부터가 조금 어긋난 상태다. GM대우는 알페온의 이름에 걸맞게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신차발표회를 가질 계획이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의 신형 아반떼(프로젝트명 MD)가 불과 몇 주 앞서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신차발표회를 실시해버린 것. GM대우는 급히 제주 피닉스아일랜드로 신차발표회와 시승행사 일정을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
제주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주차장에서 키를 인도받고 숙소까지 약 50km의 짧은 주행 코스를 번갈아 운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짧은 시간 속에 차량을 완전히 파악하는 것은 아무리 전문가라도 어려움이 있다. 시승 코스도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즐기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왜 이런 코스를 잡았을까?’라는 의문으로 시작한 시승은 국내시장에서 하반기 반전을 노리는 GM대우의 야심작을 선보이기에는 부족한 느낌이었다.
◆진정한 프리미엄 디자인
알페온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의 관심은 남다르다. 소형 및 준중형에 주력하던 GM대우가 급격히 성장하는 럭셔리 세단 시장 내미는 과감한 도전장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GM대우 고위 관계자는 알페온을 일컬어 ‘렉서스 킬러’라고 자신 있게 말해 더욱 기대감을 높였다.
시승 전 알페온을 천천히 둘러봤다.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움을 살리기 위해 어찌 보면 심심할 수 있는 디자인이지만 크롬 몰딩 처리로 시선을 분산시켜 포인트를 살렸다. 이러한 디자인은 처음 접하면 밋밋할 수도 있지만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고급스러우면서도 우아한 디자인이다. 단지, 후면에서 본 알페온의 엠블럼이 흡사 쌍용자동차의 체어맨의 엠블럼과 유사하게 느끼는 건 비단 필자만의 느낌일까?
내부 인테리어는 최근 국내 출시되는 신차들의 추세에 맞춰 센터페시아 부분을 라운드(무용수가 뛰기 전 양팔을 뒤로 보낸 듯 한 형상)처리했다. 전체적으로 실내 인테리어는 경쟁차종들과 비교해 우수하다. 세일즈 포인트가 프리미엄 럭셔리 세단답게 마감재들이 고급스럽다. 특히 11개의 스피커와 8채널 외장 앰프가 적용된 인피니티 오디오 시스템이 눈에 띈다.
◆탑승자의 즐거움…풍전음 최적화로 마무리
차에 올라 시동을 걸고 가속페달을 가볍게 밟았다. 렉서스와 자신 있게 비교할 정도로 출발이 조용하면서도 안락하다. 문제는 코너윅과 가속력이었다. 도로주행 중 코너윅에서 차가 날린다고나 할까? 살짝 미끄러지는 느낌이 났다.
또 가속을 위해 페달을 밟았지만 반박자 늦은 반응은 263마력의 직분사 엔진답지 않다. 알페온에 장착된 3.0리터 V6 SIDI 엔진이 2년 연속 세계 10대 엔진에 선정됐다고 하지만 세팅 기술력이 미비한 것인지 적절한 동력 배분이 이뤄지지 않아 최고 성능을 끌어올리지 못한 느낌이다.
GM대우가 자랑할 만큼 알페온은 확실히 조용했다. 분명 흡착음재를 많이 사용해 노이즈는 최소화됐지만 공차중량이 늘어나 결과적으로 공인 연비가 낮은 편이다. 현대차 그랜저 2.7 모델이 공차중량 1577kg 공인연비 10.1km/l, 제네시스 3.3 모델이 1680kg에 10.0km/l, 기아차 K7 3.5모델이 1620kg에 10.6km/ℓ인 것에 반해 알페온 3.0은 1785kg에 9.3km/ℓ로 비교가 된다.
알페온을 시승하고서 느낀 점은 이 모델의 고객 타겟층이 명확히 보인다는 것. 응답성이 떨어지는 가속력이지만 탑승자들이 속도가 올라가는 것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부드러웠다. 또 경쟁차종들보다 100kg이상 무거운 만큼 흔들림 없는 안락함과 차량노이즈 및 풍전음을 최소화했다. 거기다 고급스런 인테리어까지 운전자가 아닌 뒷좌석 탑승자로서는 분명 호평이 나올만하다.
알페온은 미국과 중국 등에서 전문가와 소비자들로부터 확실히 인정받았고, GM대우도 국내에 맞게 야심차게 준비한 만큼 분명 좋은 점들이 더 있겠지만 짧은 주행코스로 아쉬움이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