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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매도 ‘야누스 속성’ 그냥 둬도 되나?

이진이 기자 기자  2010.08.30 13:5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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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주식시장 흐름을 살펴보면 ‘세상이 참으로 냉정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절실히 느낀다. 제로섬게임으로 불리며 주식시장의 야누스로 비유되는 공매도 얘기다.

공매도는 ‘남이 울어야 내가 웃을 수 있다’는 냉정한 세상의 한 단면이다. 본래 시장이 지나치게 낙관적일 때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함으로써 시장의 유동성을 높이지만 투자수익을 내는 소수의 투자자만큼 손실을 보는 투자자가 반드시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계당국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공공연하게 공매도의 부작용이 드러나면서 공매도 규제 강화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네오세미테크의 경우, 거래정지를 앞두고 공매도가 급증하자 내부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공매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지난 23일 상장폐지가 결정된 네오세미테크의 공매도 물량이 거래정지(3월 24일 오전 10시 24분) 전에 대거 쏟아져 나오면서 내부정보 유출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거래정지 전까지만 해도 일간 공매도 매매비중이 0.4%에 머물던 물량이 3월 16일과 17일에 집중적으로 쏟아지면 각각 15.3%, 5.01%를 기록했다. 또, 종금사 역시 거래정지 전인 3월 23일과 24일에 걸쳐 물량을 털어내 이 같은 의혹이 일파만파 번졌다.

이번 일로 네오세미테크의 공매도 거래자들은 상장폐지가 결정됨에 따라 30배 이상의 수익을 올렸으며, 공매도 투자자와 일반 투자자간 희비가 엇갈렸다.

이 뿐만이 아니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합성부채담보부증권(CDO)를 팔면서 CDO 설계에 개입한 헤지펀드 폴슨앤컴퍼니가 CDO의 상품 가치가 떨어질 것을 예상, 하락 시 수익을 챙기는 쪽으로 투자한 사실을 알면서도 투자자에게 알리지 않아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사기 혐의로 피고 당한 일도 있었다.

골드만삭스는 폴슨으로부터 CDO 설계․마케팅비용으로 1500만달러를 받았으며, 이 상품을 매입한 투자자는 총 10억달러의 손해를 본 반면 폴슨은 그만큼의 이익을 얻었다.

‘골드만삭스 사기사건’은 벌금 합의로 일단락됐다. 벌금은 5억5000만달러(한화 약 6600억원)으로 미국 금융회사들에 부과했던 벌금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이지만, 서브프라임모기지 여파로 전 세계적으로 타격을 받은 점, 미국 납세자들이 부실 금융기관 정리에 돈을 물어야 했던 점을 감안하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다.

반면 지난 금융위기 당시 공매도를 일시적으로 금지한 17개국은 금융위기로 증시가 휘청거리자 공매도의 순기능을 무시해 증시가 폭락했다고 매도하기도 했다.

공매도 금지 이후 미국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물량이 41% 급감했다는 보고서가 발표됐으며, 전 세계 증권거래의 30~40%를 차지하던 컴퓨터 모델 전략 헤지펀드도 공매도 금지에 따라 위험을 수반한 거래를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주식매매를 거의 중단했다.

공매도 금지로 인해 증시 거래와 신규 자금 위축이 가시화되면서 증시의 부진이 더욱 심화되는 부작용이 나타난 것이다.

공매도의 야누스적인 성향이 속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공매도는 시장의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제도인 것은 분명하지만 과하면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관계당국의 합리적인 규제가 더욱 절실하다.

   
하지만 금융감독원 측은 “현재 공매도의 규모와 시장의 흐름만을 파악하고 있으며 개별종목을 제외하고 법을 위반하거나 불공정거래가 이루어진 경우에 한해 조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불공정거래의 경우에도 입증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이에 따른 처벌에도 의구심이 든다. 제한된 단속과 처벌로 부작용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일반투자자의 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