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얼마 전 끔직한 버스폭발 사고 발생 이후 압축천연가스(CNG)에 대한 안전문제와 함께 기존 버스의 연료를 전환하자는 움직임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CNG버스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정유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CNG 대신 클린디젤로 버스연료를 교체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 정유업계의 주장처럼 ‘디젤 전환’은 과연 효과적일까. 아니면 현재의 CNG 시스템을 보안하는 것이 더 나을까.
지난 9일 서울 도심을 운행하던 CNG버스가 폭발, 승객과 행인 등 17명이 부상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대표적인 대중교통 수단이라 할 수 있는 버스의 폭발사고 소식에 시민들은 충격을 받았다.
지난 2000년대 초부터 운행된 CNG버스는 지난해 6월말 2만1000여대를 돌파했다. 현재 전국 시내버스의 약 70%가 CNG버스로 이제는 시민들의 대표적 교통수단이 됐다. 하지만 최근 5년간 CNG버스 폭발사고는 8건에 이르고 있다.
2005년 1월 전북 완주군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에서 출고를 앞둔 CNG버스에 가스 충전을 하던 직원 1명이 다쳤고 그해 8월 전북 전주시에서 역시 충전 중이던 버스의 CNG용기가 터져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사건 발생 당시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와 한국가스안전공사 등은 CNG버스에 대한 세부적인 안전점검과 사고차량 조사를 실시했다. 하지만 2007년과 2008년, 2009년 7월 CNG버스 사고는 계속됐다.
◆영구적 사용? 기껏해야 수명 10년
모두 CNG용기 제품의 불량 문제가 원인으로 밝혀졌다. CNG 용기는 CNG버스 도입 당시에는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홍보가 됐으나 최근 이 같은 사고가 이어지면서 수명이 10년을 채우기 어렵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CNG용기는 단일 제품으로 공급되는 게 아니라 재질 및 가격에 따라 모두 4가지 타입으로 공급되고 있다. CNG 용기는 △스틸재질 △스틸재질에 복합소재로 감싼 타입 △알루미늄 재질에 복합소재를 두른 타입 △플라스틱 재질에 복합소재를 적용한 타입으로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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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CNG 버스 폭발사고로 인해 안전문제와 함께 연료전환 주장도 잇따라 제기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월 9일 서울에서 발생했던 CNG 버스 폭발사고의 한 장면. |
이번에 폭발을 일으킨 제품은 스틸소재에 복합소재로 감싼 타입이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밝혀졌다. 버스업체들이 이들 제품을 선호하는 이유는 싼 가격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용기 한 개당 가격이 100만원에서 130만원까지로, 버스 대당 CNG 용기 가격이(8개) 800만원에서 1040만원 정도 비용이 발생된다.
그러나 알루미늄 재질의 타입의 경우 개당 200만원 수준, 버스 한대만 1600만원 정도로, 스틸소재 대비 약 2배가량 비싼 수준이다.
국토해양부는 가격이 비싸지만 안전성이 높은 알루미늄 재질에 복합소재를 두른 타입 용기를 장착할 것을 자동차메이커들에게 지속적으로 권장해 오고 있으나 제작사들은 차량가격 인상을 우려한 버스업체들의 요청으로 대부분 저렴한 스틸소재를 사용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스틸재질의 경우 지금까지 비교적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충전시 압력변동이 심해지면서 용기의 내구성이 약해지는데다, 최근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용기 내부의 압력이 팽창, 용기 중에서 가장 취약한 머리 부분이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폭발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CNG 용기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같은 타입의 용기가 장착된 버스가 언제 다시 폭발사고를 일으킬 지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특히, CNG용기의 경우, 균열 등을 육안으로 파악하기가 어려운데다 이를 점검할 전문 인력도 없는 상태여서 거의 무방비 상태로 운행되고 있다.
◆점검할 전문인력이 없다
현행 여객운수사업법상 버스의 사용기간이 9년으로 제한돼 있으나 6개월마다 연장검사를 실시, 4번까지 연장이 가능토록 예외조항을 두고 있다.
결국, 국내에서 운행되고 있는 버스는 최장 11년까지 운행이 가능하다는 것. 이번에 폭발을 일으킨 버스는 9년에서 몇 달이 모자라는 노후버스로, 현재 국내에는 이보다 오래된 버스가 운행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버스의 운행연한을 9년 이하로 단축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CNG를 대체할 연료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CNG는 기화과정을 거친 액화천연가스인 만큼 항상 폭발위험이 상존한다. 전문가들은 CNG가 천연가스를 고압탱크에서 200바로 압축한 것이어서 폭발가능성을 항상 안고 있기 때문에 수송용으로는 맞지 않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정유업계는 현재 CNG버스를 대신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디젤버스를 꼽고 있다. 디젤 역시 CNG버스와 마찬가지로 오염물질의 배출이 거의 없어 친환경적이다.
선진국 대부분의 나라에선 이미 클린디젤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특히 유럽은 환경규제가 가장 까다로와 LPG보다 미세먼지가 더 적은 디젤차량을 선호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상반기 서유럽 국가 디젤차 등록대수를 보면 영국 43%, 프랑스 78%, 스페인 69%, 독일 45%, 이태리 53%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클린디젤, 예전 디젤보다 얼마나 좋나?
일본도 디젤시프트라는 디젤보급 활성화 대책을 마련했다. 클린디젤은 특별히 새로 개발된 연료가 아니라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디젤을 말한다. 다만 예전 디젤과는 현격한 품질 차이가 있다.
지난 1990년대 이전의 디젤에는 대기오염 물질인 황 성분이 4000ppm이나 들어있었다. 하지만 이후 환경법이 점점 강화되면서 1993년 2000ppm, 1998년 500ppm, 2006년 30ppm까지 줄어들었다가 2009년부터 세계 최고 수준인 10ppm 이하로 규격이 크게 강화됐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CNG와 디젤 중 어떤 연료가 더 친환경적인가에 대한 논의는 무의미한 것으로 본다”며 “친환경적인 측면에서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면 그 외적인 요소로 연비, 안전성 등 다른 면도 고려해야 할 것이고 그런 면에서 본다면 디젤은 분명히 CNG보다 앞선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기계연구원 정동수 박사는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우리나라에서 고압해야 하는 천연가스나 무거워서 폭발위험성이 있는 LPG를 구태여 쓸 필요가 없다”며 “경유차가 친환경자동차가 된 시점에서 그걸 외면하고 위험한 연료를 계속 사용한다면 불상사는 계속 일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