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화학적 거세 요법으로 알려진 성폭력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안이 내년 7월 시행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화학적 거세에 사용될 약물과 함께 관련 약물을 제조 및 판매하는 제약사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화학적 거세란 애초에 성욕이 발생되지 않도록 하는 약물치료다. 정확한 의미에서 호르몬제를 투입해 성충동의 근원인 테스토스테론을 줄이는 것이다. 물리적 거세는 한 번 시행하면 되돌릴 수 없다. 하지만 화학적 거세는 약물투입을 중단하면 성욕을 회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물리적 거세와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
이 같은 화학적 거세에 사용될 의약품과 함께 이를 제조하는 회사는 어디일까.
남성 호르몬은 95%가 고환에서 생성된다. 따라서 성충동 치료는 고환에서 분비되는 남성호르몬을 차단해 주는 호르몬 요법 치료제인 성호르몬 억제제를 투여하게 된다.
고환에 직접 작용하는 성호르몬 억제제로는 오리지널 약인 한국애보트의 루크린이 대표적이다. 이 약물은 항암제로 유명하다. 성욕을 담당하는 뇌하수체가 황체호르몬을 분비하게 하고 그 결과 고환에서 남성호르몬 분비가 증가되는데 전립선암 치료제는 암세포를 빠르게 자라게 하는 남성호르몬 생성을 억제한다.
이 약은 특허기간이 만료됐다. 이에 국내 제약사인 CJ제일제당의 루프린, 대웅제약의 루피어, 동국제약의 로렐린 등의 제네릭(복제약)이 국내에 출시돼 있다. 특히 대웅제약의 루피어는 세계 특허를 출원한 기술로 안전성을 향상시킨 항암제로 바이오벤처사에 의해 개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동국제약의 로렐린 역시 세계 최초 다중 에멀전법을 이용한 서방출성 미립구의 제조방법으로 개발해 현재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에서 해외 특허를 취득, 지난해 약 200만달러 상당을 이들 국가에 수출한 바 있다.
그 동안 국내 자궁내막증 및 전립선암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거의 대부분 약제를 수입에만 의존, 막대한 외화가 유출됐던 것이 사실이다. 동국제약의 로렐린은 수입대체는 물론 외화획득에도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또한 아스트라제네카의 졸라덱스, 페링의 데카펩틸도 화학적 거세 치료에 사용될 약물로 대두되고 있다. 이들 약물은 성호르몬 분비에 관여하는 신체 기관(뇌, 고환 또는 난소)에 작용해 성 호르몬을 억제해 치료효과를 가져 오는 전문 의약품이다. CJ제일제당, 대웅제약 등에서도 이를 출시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여성 피임약으로 개발된 한국화이자제약의 데포 프로베라와 CPA(세포 내 테스토스테론 흡수를 막고 혈장 테스토스테론을 감소시키는 호르몬) 역시 성욕구를 감소시키는 약물로 사용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기준으로 16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성폭행 범죄를 저질러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은 총 500명이며 이 가운데 20% 정도의 100여명이 성도착증 환자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에 대한 1인당 연간 약값과 성도착증 감정비, 심리치료비, 출소자 관리 및 감독을 위한 보호관찰관 증원 비용 등을 계산하면 법 시행 첫해 약 9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여기에 형기 종료 뒤 최장 15년간 보호관찰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예산이 최대 80억원까지 소요될 전망이다.
현재 한국애보트의 루크린은 약 43만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화학적 거세를 위한 약물치료 시 1인당 연간 600만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추가적인 비용이 더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해외에서는 화학적 거세의 단기적 효과가 매우 뛰어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캐나다 교정국은 CPA로 성폭행범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추면 뚜렷하게 성폭행범들이 성적인 망상을 하는 빈도가 줄면서 자위욕구를 비롯한 성충동도 감소, 결과적으로 성폭행 재범률이 현저하게 떨어진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