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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년만에 형법총칙 대폭개정, 보호감호제도 부활

이수환 기자 기자  2010.08.26 11:5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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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1953년 제정 이후 57년 만에 형법 총칙이 대폭 개정된다.

지난 25일 법무부는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공청회를 열고, 법관 재량으로 형량을 2분의 1까지 줄여줄 수 있는 작량감경(酌量減輕)의 요건을 구체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형법총칙 개정시안을 공개했다.

개정시안은 작량감경 요건을 범행 동기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경우,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경우, 피고인의 노력으로 피해의 전부 또는 상당 부분이 회복된 경우, 피고인이 자백한 경우, 범행 수단·방법·결과에 있어 특히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경우 등 5가지로 제한했다.

형법 제53조는 ‘범죄의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작량하여 그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요건을 담고 있지 않다. 이 때문에 법원은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했다’, ‘반성하고 있다’, ‘재범 가능성이 낮다’ 등 자의적 판단으로 고무줄 판결을 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1980년 도입됐다가 인권침해 논란 등으로 2005년 없어진 보호감호제는 적용 대상을 일부 범죄로 한정해 재도입된다. 2005년 이전에는 거의 모든 범죄에 보호감호제가 적용됐지만 이번 시안은 살인, 성폭력, 방화, 약취·유인, 강도, 상해로 대상 범죄를 제한했다. 이들 범죄로 3차례 이상 징역 1년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거나, 개인 형기의 합계가 5년 이상인 범죄자가 5년 이내에 다시 대상 범죄를 저질러 1년 이상의 징역을 선고받은 경우 보호감호 처분을 내릴 수 있다.

법무부는 시안에는 사형, 징역, 금고, 자격상실, 자격정지, 벌금, 구류, 과료, 몰수 등 9가지로 돼 있는 형벌의 종류를 사형, 징역, 벌금, 구류 등 4가지로 대폭 간소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없어지는 5가지는 유명무실해졌거나 사회 변화에 따라 형벌로 보기 어려운 것들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징역형 외에 벌금형에 대해서도 집행유예 제도를 도입키로 했으며, 벌금형 집행유예 선고 때는 보호관찰과 사회봉사명령, 수강명령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현행 형법에 없는 정범 규정도 신설키로 했다. 정범은 범죄를 직접 저지른 자를 뜻하지만 형법은 이보다 부수적인 공범에 대한 규정만 두고 있어 법체계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시안에는 기존의 공범 규정 외에 ‘스스로 죄를 범한 자는 정범으로 처벌한다’는 내용의 정범 조항을 새로 뒀다.

이밖에 국제 범죄에 대처하기 위해 우리 영토 밖에서 선박 또는 항공기 납치, 통화 또는 유가증권 위조, 폭발물 사용 등의 범죄를 저지른 외국인도 우리 형사사법기관이 처벌할 수 있다는 세계주의 규정도 넣기로 했다.

법무부는 간통죄 폐지, 남성 피해자로 강간죄 범위 확대, 낙태죄를 폐지하고 영리낙태죄를 신설하는 문제 등은 추가 논의키로 했다. 간통죄 폐지 등은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이고, 다양한 의견 표출이 이뤄지고 있는 부분이므로 충분한 논의과정을 거치겠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