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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봉규 효성사장 ‘과열경쟁 위험수’ 우려

[탐사보도-②] 효성, 의문의 폴리에스터 원사 공장 증설

이철현 기자 기자  2010.08.17 11:2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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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효성이 폴리에스터 원사 공장 증설을 두고 잇단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국내 폴리에스터 원사 생산능력 1위를 자랑하고 있는 기업의 이 같은 공장 증설 발표는 업계에서도 매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공장 증설 배경과 관련, 효성이 공식적으로 밝힌 것과는 다르게 뭔가 숨기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한다.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공장 증설의 또 다른 배경은 과연 무엇일까. 본보는 세 차례에 걸쳐 효성의 폴리에스터 원사 공장 증설과 관련된 의문점들을 살펴본다.

효성이 밝힌 구미 폴리에스터 원사 공장 증설 계획은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연산 3만6000톤이라는 큰 규모의 공장 증설이지만 규모에 비해 증설 배경은 단순하다.

◆공장 증설 다른 목적이 있다?

   
최근 효성 측에 따르면, 현재 국내 폴리에스터 원사 수요량은 월 5만8000톤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지난해까지 월 5000~6000톤 규모로 폴리에스터 원사 수입을 해오고 있었지만 올해 수요 증가에 따라 월 1만1000톤 규모로 약 2배 정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중 기능성 원사에 대한 수요량은 별도로 파악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수요증가의 원인은 소비자들의 생활수준 향상에 따라 소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과 동시에 아웃도어 시장이 커지면서 기능성 폴리에스터 원사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는 것. 효성은 이번 증설로 국내에만 월 1만2000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이 같은 규모는 올해 수입되고 있는 월 1만1000톤 보다 많은 양이다.

하지만 효성이 내세우는 공장증설의 이유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들이 많다. 특히 공장 증설 이유와 관련, 어떤 구체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는지 또 어떤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했는지, 업계가 납득하지 못하고 있어 의문이 가중되고 있다. 수입되고 있는 양보다 더 많은 생산규모를 계획하고 있다는 점도 논란을 증폭시키는 요인이다.

효성 관계자는 “수입이 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수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며 “국내 생산 물량을 늘리면 이 같은 수입량이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또 수출 가능성에 대해 “수출도 하겠지만 국내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경쟁력을 강화해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게 우선”이라며 “이번 증설은 100% 기능성 원사 생산을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효성의 이 같은 공장 증설 계획에 대해 업계는 대체로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업계 A사 간부는 “제품마다 비교우위라는 게 있어서 단순히 기능성 물량을 앞세워 수입 물량을 줄일 수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전망한 뒤 “이 정도는 업계에서 상식”이라고 말했다.

B사의 관계자는 “현재 중국에서 들어오는 물량이 굉장하다”며 “비록 레귤러(일반 폴리에스터 원사)이긴 하지만 최근에는 국내산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품질도 뛰어난 편이고 가격도 매우 저렴해 이를 원하는 곳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런 수입산 물량공세에 맞서 기능성으로 내수 시장 점유율 높이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이런 것을 구체적인 이유라고 한다면 뭔가 좀 이상하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기능성이 다량으로 생산되고 있어 이를 많이 생산하는 것이 매우 좋은 현상이라고 볼 수도 없다.

C사 관계자는 “기능성은 지금도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단순히 기능성을 많이 생산해 판매하는 것으로 수입량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은 착각”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효성은 왜 이 같은 공장 증설을 선언한 것일까. 일각에서는 “효성이 다른 목적을 가지고 공장을 증설한 것으로 보인다”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겉으로는 폴리에스터 원사 공장을 증설한다고 밝혔지만 시점이나 정황상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증설한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

또한 최근 폴리에스터 원사 수요가 증가하자 때 마침 과거에 생산하지 못했던 물량을 생산해내야 하는 부분과 겹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공장을 증설했을 것이라는 또 다른 의혹도 제기됐다. 이 역시 최근 수요도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물량을 일정에 맞게 차질 없이 공급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화섬업체 선두주자라는 자존심에 상처를 받기 싫은 것을 너무 인식한 나머지 이번 공장 증설을 추진,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A사 관계자는 “전통도 있는 주력 사업인 만큼 다른 업체에 밀리는 것을 가만히 두고 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업황도 좋아졌으니 어떤 식으로든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이닉스 인수 때도 그러더니만

사실 효성의 무리수는 이번 뿐만 아니다. 지난해에는 하이닉스 인수전에 나서다가 조석래 회장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던 사례가 있다. 이때 효성은 특혜시비 논란에 휩싸이며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기도 했다. 그 결과 조 회장의 하이닉스 인수 야심은 결국 실패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효성의 인수능력과 관리능력이 모두 떨어진다며 인수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결국 업계의 예상은 적중했고 조 회장은 무리수를 뒀다는 비판과 함께 적지 않은 곤욕을 치렀다. 물론 조 회장의 신중하지 못했던 부분도 적지 않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 같은 업계의 분석 및 의혹과 함께 이 부문 PU사장의 경영능력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효성의 이 같은 계획의 중심에는 조봉규 나일론-폴리에스터 원사 PU(Performance Unit) 사장이 있는데 이번 증설 계획과 관련, 시작이 과거 조 회장의 무리수와 비슷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조봉규 나이론-폴리에스터 원사 PU사장.
그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증설이 완료되면 국내 고객의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그의 경영능력이 한계를 드러냈다고 꼬집었다. 시장이 좋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기회로 생각한 발상이 겨우 생산규모를 늘린 물량공세인 것으로 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조 사장은 지난 2005년 이 부문 PU장을 맡아 지금까지 이끌어오고 있다. 지난해 2월 효성의 폴리에스터 원사 부문 경쟁력을 강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으며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최근 폴리에스터 원사 수요가 증가하자 단순히 기능성에 초점을 맞춰 공장 증설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인색한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이 같은 조 사장의 경영스타일은 프로정신을 바탕으로 한 성과주의라는 효성의 경영이념에도 부합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에 성과만을 쫓다보니 그동안 진정으로 프로정신에 입각한 경영을 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뒤를 쫓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위층의 이 같은 결정이 “자칫 국내 업체들의 과열 경쟁만을 불러올 것”이라며 우려스러움을 전한 뒤 “과연 이것이 올바른 경쟁력 강화인지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시장 질서를 혼란에 빠뜨릴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HK와 금감화섬 공장이 가동되면 국내 공급물량이 늘어날 것은 불 보듯 뻔한 상태에서 증설을 했는데 대량 물량공급에 따른 경쟁이 불가피 할 것”이라며 “물량이 대량으로 공급되면 각 업체가 거래선을 확보하기 위해서 덤핑 사례 남발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할 것이고 결국 이로 인해 시장질서 혼란을 부추겨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관계자는 또 “폴리에스터 원사는 많은 양을 생산한다고 해서 좋은 것이 절대로 아니다”며 “특히 효성은 이번 증설로 수입되고 있는 양보다 1000톤이나 많은 생산능력을 가졌다고 하는데 이것은 시장질서 혼란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을 더욱 부추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무리 봐도 지나친 욕심”

과열 경쟁은 또 다른 위험을 부르기도 한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경쟁이 너무 지나칠 정도로 심화되면 그 과정에서 업체들이 도를 넘거나 불법적인 행위를 서슴지 않는 경우가 발생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런 경우에는 무조건 시장에 맡겨 지켜보는 것으로는 무리가 있기 때문에 제재를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효성의 과욕이 부른 신중치 못한 행동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모 기업 관계자는 “최근 화섬업계가 전반적으로 살아나고 있는 분위기 속에 생산량이 늘어나고 있어 몇몇 업체가 증설을 검토하고 있었지만 모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생산능력을 늘린다는 것은 아무리 봐도 지나친 욕심으로 밖에 보이질 않는다”고 피력했다.

생산규모를 증가시키는 것으로도 한계가 있는데 위험한 상황을 부를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업계 B사 관계자는 “이제는 타 제품과의 차별화 비중을 높이는 것에 집중을 하고 더욱 고부가가치 제품을 연구개발해 생산하는 것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며 “아무리 기능성이라고 해도 단순히 물량만을 늘리는 것으로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이것을 시작으로 업계들의 물량싸움으로 이어진다면 업계 전체가 위험한 상황에 이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구체적인 데이터 없이 경기가 좋으니 증설을 결정하고 문 닫았던 공장을 재가동하는 것이 지나친 과열양상으로 발전한다면 1990년대 중반에 발생됐던 과열양상을 다시 한 번 복습하는 우스운 꼴이 되고 말 것”이라고 견해를 드러냈다.

-3탄에서는 효성과 업계의 엇갈리는 주장 속 향후 폴리에스터 원사 산업 전망에 대해 다룰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