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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상생론,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

국책사업서 삼성SDI에 밀린 후 ‘상생협력 전략과제’ 발표

나원재 기자 기자  2010.08.13 17:2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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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LG가 지난 12일 발표한 상생협력 전략 추진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지식경제부는 지난 2일 ‘세계시장 선점 10대 핵심소재’ 사업을 잠정 선정했다. 그룹 계열사인 LG화학 컨소시엄이 최근 정부 국책사업에서 예상 외로 주력 분야에서 경쟁사인 삼성SDI에 밀려났다. 이를 두고 배경에 중소기업 상생협력 평가가 영향을 끼쳤다는 얘기가 회자되고 있다. LG의 이번 상생협력 발표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란 얘기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이번 평가에서 중소기업 상생협력 평가는 별도로 마련, 100점 만점에 10점을 차지한다. 지경부 관계자는 이러한 상생협력 평가가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라고 했지만 10점이란 점수가 결과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말은 여전하다.

LG(회장 구본무)가 지난 12일 협력사와 동반성장을 위한 ‘상생협력 5대 전략과제’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LG에 따르면 이번 상생협력 5대 전략과제는 △협력회사와 중장기 신사업 발굴 등 그린 파트너십 강화 △자금지원 및 결제조건 획기적 개선 △협력회사 통한 장비 및 부품소재 국산화 확대 △협력회사의 장기적 자생력 확보 통해 글로벌수준 업체로 성장 지원 △협력회사 고충처리 전담 온라인창구 ‘LG 협력회사 상생고’ 신설이다.

   
▲ LG가 지난 12일 발표한 상생협력 전략 추진을 두고 최근 정부 국책사업에서 예상 외로 주력 분야에서 경쟁사인 삼성SDI에 밀려났기 때문이란 얘기가 회자되고 있다.
세부적으로 LG는 그린 신사업 분야에서 우수 중소기업에 R&D용역 발주, 중소기업 연구개발에 5년간 1000억원 규모 지원하며, 그린 신사업 분야 차세대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할 협력회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또, 연간 무이자 직접대출은 지난해 140억원에서 올해 연간 700억원으로 확대하고 연간 2500억원 규모의 ‘LG 상생협력펀드’를 신설하며, 기존 현금과 전자어음 등의 현금성결제를 100% 현금결제로 확대한다. 1차 협력사의 2차 협력사에 대한 현금결제 비율도 확대 유도한다.

이 밖에도 LCD 생산라인 장비의 국산화 비율을 현재 60%에서 차기 생산라인 건설 시 80%로 확대, 해외 판로 개척도 지원하며, 협력사의 고충처리 위한 상담 전용창구로 활용, 고충내용을 상시 모니터링해 일방적 단가 인하 등 우월적 지위 남용을 억제할 방침이다.

LG의 이러한 방침은 협력사에 대한 지원 확대로 평가되고 있지만 업계는 그 이면에 정부 국책사업 선정 결과에 뒤늦은 후회가 묻어난 게 아니냐는 또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고에너지 이차전지용 전극 소재 선정 의외

지경부는 지난 2일 ‘세계 4대 소재 강국’ 진입의 초석이 될 ‘세계시장 선점 10대 핵심소재(WPM) 사업에 참여할 기관을 지난달 30일까지 개최해 잠정 선정했다.

이번 선정은 △친환경 스마트 표면처리 강판 △에너지 절감/변환용 다기능성 나노복합소재 △고에너지 이차전지용 전극 소재 등 10대 소재에 대해 14개 컨소시엄 366개 참여기관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평가 결과 10개 컨소시엄에서 220여개 기업 및 연구기관이 선정됐다. 이번 사업에는 삼성과 포스코, LG 등 소재분야 핵심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이 예고돼 왔다.

이 중 자동차용 전력저장용 이차전지에 활용되는 ‘고에너지 이차전지용 전극 소재’는 LG화학 컨소시엄이 아닌 삼성SDI가 선정돼 의외라는 시선을 이끌었다.

그도 그럴 것이 LG화학은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와 2차 전지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잇따른 희소식을 알리며 유력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삼성SDI 컨소시엄이 경합에서 승리한 것.

하지만 선정 기준을 살펴보면 어느 정도 이해되는 부분도 있다는 평가다.

◆상생협력 100점 만점 중 10점 ‘크다’

지경부는 동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중소․중견기업의 참여를 확대, 중소기업 육성 및 고용창출 효과를 극대화 하고 중소기업 육성 및 고용창출을 위해 동일과제에 대해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경합 시 평가결과 동등수준일 경우 중소․중견 기업에 가점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또, R&D 자금 지원은 주로 중소기업에 지원되도록 해 정부지원금의 50% 이상이 중소기업에 지원되도록 유도해 향후 대․중소기업 대표자들이 참여하는 사업단 출범식에서는 이들 기업 간 적극적 상생협력을 위한 MOU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바꿔 말해, 중소기업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평가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고 해석해도 무리가 아니라는 해석이다.

지경부 관계자도 이번 선정에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에 의미를 부여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기존 평가항목에는 중소기업 상생협력이 없었지만 이번 선정에 평가항목이 마련됐다”며 “이는 예전부터 산재돼 있는 평가 항목을 상생협력이란 평가항목에 하나로 모은 것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러한 평가는 100점 만점에 10점으로 적용, 어떻게 보면 가점 형식으로 큰 부분을 차지한다”며 “중소기업의 투자계획 및 투자규모 보다 능력을 우선적으로 봤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고에너지 이차전지용 전극 소재 선정에 있어 삼성SDI 컨소시엄은 참여기업 19곳 중 15곳이 중소기업이었던 반면, LG화학 컨소시엄의 경우 7곳 중 중소기업은 3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의 ‘상생협력 5대 전략과제’ 발표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으로 비춰지는 대목이다.

한편, 지경부는 13일까지 이의신청이 없으면 심의조정위원회에서 오는 20일까지 최종 결정이 될 것으로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