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용산국제업무지구개발사업, 판교알파돔시티 등 대규모 PF(프로젝트 파이낸싱)사업이 진행도 힘든 상황이 됐다. 불과 몇 년 전 건설사 등 투자자들이 높은 수익을 기대하고 뛰어들었지만 해당 사업이 시장 침체와 맞물리면서 자금조달을 위한 지급보증을 거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같은 문제에 시장 전문가들은 자금을 대주는 금융회사가 시공사인 건설사에 무조건식으로 지급보증을 요구하고 있는 점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사실 외환위기 이후에 부동산 개발을 주관하는 시행사는 영세한 업체가 대부분이었다. 때문에 금융회사는 시행사에게 돈을 빌려주는 대신 시공사 즉 자금이 넉넉한 대형 건설사에게는 지급보증을 요구했던 이유에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지급보증에 대해 투자자들이 빠져나갈 수 있는 출구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건설사의 모습은 예전 같지 않다. 분양사업으로 대박을 터뜨리던 이야기는 멀게만 느껴진다. 여기에 향후 공급 예정인 보금자리주택 등 공공물량에 밀린 신규 분양 역시 제 날짜에 진행하기도 힘들다. 특히 팔리지 않는 미분양도 지급보증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다보니 대손 충당금만 쌓여만 가고 있어 실적 악화에 주범이 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우리나라 부동산 PF사업의 경우 금융권은 고금리로 대출이자만 챙기면 되지만 책임은 시공사가 떠안는 실정이다. 결국 몇 조원, 단군 이래 최대 규모라는 사업에 대한 책임은 건설사가 짊어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선진국의 경우 금융권이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해 사업이 끝난 후 시행이익을 나눠 갖는 방식으로 사업에 대한 책임 역시 시공사, 금융권, 시행사 등으로 분담되있어 리스크 부담이 적은 것이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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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부동산 전문가는 “본래 PF사업은 금융권에서 현금 흐름 등 사업에 대한 타당성만을 보고 지원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PF은행은 타당성과 전망 등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며 “때문에 PF사업이 좌초된다 해도 투자자는 초기 자본금만 손해를 볼 뿐 전반적인 책임을 물지 않는다”고 말한다.
건설업계도 같은 목소리다. 선진국의 경우, 디벨로퍼(부동산개발업자)가 전반적인 사업 계획을 세우면 금융권의 PF담당자는 사업 전망 등을 분석하고 건설사는 계획대로 시공만 하면 되는 합리적인 구조라는 것이다.
과포화되고 있는 주택시장에서 아파트 등 주거시설이 아닌 문화 공간, 비즈니스 도시 등 새로운 개발이 당장이라도 필요한 시점이다. 따라서 지급보증에 대한 부담도 시공사에서만 책임질 것이 아니라 땅 소유자, 대주단들에게도 분배할 수 있는 적절한 출구가 마련돼야 사업에 나서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