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상승세를 보이고 있던 해외건설사업이 주춤거리고 있다. 과포화된 국내시장의 대안으로 떠오르던 해외사업이 한국과 리비아 양국간에 불거진 외교마찰로 차질이 발생한 것. 물론 현재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사업 수주액은 역대 최고치를 달성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 발주처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점도 건설사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솔직히)해외 사업을 수주해도 그다지 남는 게 없지만 더 큰 시장 진출을 위해 투자 개념으로 해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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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수주 상승세… 제동 걸리나
하반기로 접어든 건설업계는 국내 주택시장회복에 대한 불확실한 전망을 뒤로 하고 미래 먹거리를 찾는 모습이 역력하다. 때문에 대다수의 건설사들은 국내 주택사업 비중을 줄이는 대신 공사 규모가 큰 해외사업 등으로 영역을 넓혀 입지를 구축하는 등 해외시장 진출에 힘을 쏟고 있다.
실제로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1~6월)동안 우리 건설업체들이 해외에서 달성한 수주액은 364억3900만달러로 131억달러를 기록했던 지난해보다 177.5% 급증했다. 이 가운데 중동에서 보인 수주 활동은 더욱 두드러졌다. 올 상반기 중동에서 벌어들인 수주액만 259억달러로 79억달러를 수주했던 지난해보다 226%나 크게 늘었다.
아시아에서는 상반기 동안 81억달러를 수주하며 전년동기(39억달러)보다 104% 증가, 태평양 및 북미 5억달러, 중남미 12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526%, 86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이란 제재에 이어 리비아 사태 등으로 인해 잘나가던 해외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 7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 개발 및 자금지원 능력에 타격을 가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 이란 제재안에 서명하자 외교마찰이 발생한 것. 이로 인해 이란이나 리비아에 진출한 국내 일부 건설사는 대규모 공사 계약이 해지되는 등 공사 진행에 어려움이 발생했다.
특히 리비아의 경우 현지로 출·입국하는 영사 업무가 중단돼 제 3국을 통해 비자를 발급받아야 하는 상황으로 일부 추가 인력들이 장기간 출장이 어려운 상태다.
문제는 리비아 정부가 지난 3일 우리 정부에게 모종의 요구를 하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다. 현재 리비아 정부가 한국기업에 대한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힘에 따라 정부 간의 외교문제가 조속히 개선되지 않으면 국내 건설사가 입는 타격은 예상보다 심각할 전망이다.
◆발주처 눈치보는 건설사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 건설사들은 그야말로 ‘좌불안석’이다. 지금 발생한 해외건설사업에 대한 리스크는 양 정부가 우선 해결해야 하는 상황인 탓에 건설사들로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해외사업에 있어 계약한 프로젝트에 대한 해지와 변경을 요청할 경우, 향후 사업 수주에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있어 그나마 찾은 해외시장에서도 발주처의 눈치를 보고 있다.
A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해외 사업의 경우 발주처와의 관계가 가장 중요한데 사업 진행시에 주변여건 등 문제가 발생하면 시공사 측에서 먼저 해지 요청을 하지 못한다”며 “해지를 요청한 쪽에서 상상하지 못 할 규모의 위약금을 내는 것은 물론이고 다음 사업장 입찰 때 모든 것이 경력으로 남는다”고 털어놨다.
즉 시공사 측에서 먼저 해지 요청 시에는 해당 사업장은 물론 전 세계 사업장에서 사업수주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B중견건설사 관계자도 “사업계약서 마다 다르지만 예를 들어 시공사에서 먼저 사업에 대한 포기 의사를 밝힌다면 정말 치명적인 일”이라며 “시장의 신뢰를 상실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해외에서 발주한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턴키가 아닌 시공권만 따내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도 문제점이다. 인력이나 자재값 등으로 공사에 대한 마진율이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계속 진행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설계를 담당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시공사의 경우 자재 인상에 대한 리스크가 높은 편이다”며 “해외사업이 국내보다 마진면이 높지만 계약 후에 시공을 시작하는 시기에 자재가 얼마나 올랐느냐에 따라 리스크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