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건설사 직원들이 ‘일 없는 시장’탓에 불편한 휴가를 맞이하고 있다. 휴가철을 맞아 분양시장이 개점휴업기에 접어든 것은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무엇보다 올해는 분양물량이 크게 줄어 말 그대로 할 일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분양을 앞두고 있거나 워크아웃을 준비 중인 회사들은 분양시기 조율과 자구책 마련 등에 쉴 틈이 없지만 일부 건설사 직원들은 반강제적인 휴가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휴가 좀 가시죠”

▲분양물량이 급감하는 등 건설사들의 일거리가 줄어들자 일부에서는 경비절감 차원에서 휴가를 독려하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현재 워크아웃 중인 A건설사는 채권단이 들어오면서부터 연차를 의무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쓰지 않고 남은 연차는 수당으로 돌려줘야하는 만큼 해당 비용이 따로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일종의 ‘경비절감’ 차원에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연차를 사용하지 않고 회사를 그만둔 퇴직자들에게도 수당을 줘야하는 문제가 발생해 채권단에서 (연차를)다 쓰라고 독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채권단이 관리하고 있는 다른 B건설사도 상황은 마찬가지. 이 회사 역시 올 초부터 월차 및 연차 의무사용 기간을 정해 남은 휴가일수를 소비하게 하거나 휴가를 가지 않을 경우 본인의 동의를 받아 무효화처리하고 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 휴가철에는 다들 하반기 분양 준비로 휴가를 가지 않거나 가더라도 눈치보며 하루, 이틀씩 쉬었지만 올해는 하반기까지 큰 사업이 없어 경비도 줄이고 직원들 사기를 올릴 수 있도록 장기 휴가를 권유하고 있다”며 “하지만 일이 없다고 해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길게 휴가를 다녀오기가 더 힘들어 대부분이 하루씩 쪼개 쓰고 있다”고 밝혔다.
◆일하지 않고 보내는 휴가는 ‘불편’
대형건설사들도 예외는 아니다. 임원들이 여름휴가는 물론 주말까지 반납하며 일을 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에는 현재 진행 중인 사업장 책임자를 제외하고는 다들 휴가를 보내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건설사들 분양이 줄어들다보니 휴가 얘기가 이전보다 쉽게 나온다”며 “편한 마음으로 휴가를 보내지는 않지만 현장까지 지침이 내려온 만큼 재충전 차원에서 팀원들과 일정을 조율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일거리가 줄어들었다는 업계의 의견은 최근 발표된 분양물량 수치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 2일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7월 전국에는 총 5718가구의 공동주택이 분양됐다. 이는 최근 5년간 7월 대비 68% 감소한 것으로 4447가구가 분양된 수도권도 39%나 감소했다. 물론 8월 전국에는 총 9703가구가 분양될 예정이지만 좀처럼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시장에서 계획물량이 고스란히 쏟아질지는 미지수다.
특히 대형 주택건설업체들의 모임인 한국주택협회 소속사들은 이번달에 2737가구만을 내놓는다. 이는 1만4004가구가 공급됐던 전년동기의 20% 수준. 더욱이 지난 7월에는 3970가구를 분양할 계획이었지만 실제로는 20%도 안되는 770여가구만을 내놓은 것을 감안하면 8월 실분양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주택전문건설업체 관계자는 “물건(아파트)도 많이 내놓고 많이 팔려야 휴가갈 분위기가 나는데 지금은 억지로 쉬라고 해서 보내는 휴가라 달콤하지는 않다”고 속내를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