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석 기자 기자 2010.07.22 15:33:41
[프라임경제] “이 호수엔 슬픈 전설이 있어…(중략)…그래서 이 호수는 아무리 추운 겨울에도 얼지 않지…(중략)…(하지만)난 전설 따위는 믿지 않아” 공전의 히트작이었던 드라마 ‘아이리스’에서는 남자주인공 이병헌이 여자주인공 김태희에게 일본 훗카이도의 어느 호수의 전설을 들려주는 대목이 나온다.
너무나 아름답지만 비극적인 운명을 안을 수 밖에 없었던 호수, 하필이면 그런 곳을 첫 밀월 여행의 목적지로 택했었기 때문일까? 남녀 주인공은 드라마 내내 격동의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하지만 그 전설 따위는 믿지 않는다던 남자주인공. 자신의 대사대로 이병헌은 슬픈 전설로 끝날 뻔한 자신의 사랑을 해피엔딩으로 매듭지었다.
![]() |
||
여기, 드라마 아이리스의 이병헌처럼 슬픈 전설을 안은 장소를 사랑한 한 남자 이야기가 또 있다. ‘망한 곳을 인수하면 재수없다’는 속설도 “난 그런 건 믿지 않아”라면서 인수, 보기 좋게 재기시킨 사업가는 이동철 대표, 그리고 그 장소는 일본 오이타현의 퍼시픽블루 골프&리조트다.
◆스윙천재 바예스테로스 몸소 설계, ‘트러블샷’ 묘미 살아있어
오이타현은 우리 나라와도 극히 가까운 곳. 인천에서 오이타까지 비행시간은 1시간10분, 공항에서 골프장까지의 이동거리도 30분이면 충분하다. 이곳에 명실공히 명문 골프장으로 손꼽히는 퍼시픽 블루가 있고, 그 대표가 한국인이라는 점은 우리나라 골퍼들에게는 분명 행운이다.
이 퍼시픽 블루는 18홀 어디에서나 ‘바다’가 보이는 세계유일 골프코스다. 전신인 BFR 골프&리조트 당시 이곳은 일반인 접근이 제한되던 일본 소수 부유층을 위한 프리미엄 골프장이었던 이유가 여기 있다. 아직도 비밀스런 ‘성지’ 이미지가 남아있는 퍼시픽 블루를 살펴봤다.
“그랙 노먼과 닉 팔도는 그와 비교하면 단순히 좋은 교육을 받은 골퍼일 뿐”이라는 극찬까지 받은 바 있는 이 인물은 결국 일본 굴지의 골프장에 자신의 노하우를 새긴 골프코스를 설계했다.
이 코스의 시그니처홀인 17번홀(파3 160야드)은 특히 유명 골퍼이자 코스 설계자인 세베 바예스테로스의 이름 첫 머리글자 'S'(Seve)를 본 딴 해저드가 ‘구절양장’ 구불구불 꼬이며 그린을 감싸 눈길을 끈다.
![]() |
||
골퍼 세베 바예스테로스는 어린 시절 야간에 골프장으로 숨어들어가 녹슨 아이언으로 골프를 연습하면서 정상에 선 입지전적 인물. 이 가난한 소년은 17세에 프로무대 입성, 19세에 잭 니클라우스와 메이저 대회에서 나란히 준우승을 거두며 천재성을 인정받는다.
그는 지금까지도 트러블샷으로 떠올릴 수 있는 단 한명의 골퍼다. 예술의 경지로 평가받은 골프스윙과 창의적 트러블샷으로 갤러리들이 ‘숲으로 날려라’는 요구를 행동으로 옮길 정도였다.
10위권 진입 122회 중 통산 87회 우승을 차지한 스페인 골프 영웅 세바는 골프장 설계에서도 미적 감각과 천재성을 발휘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입지에는 아무리 높은 보수를 제안해도 설계하지 않는 그가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코스를 만들겠다고 다짐한 곳이 오이타 퍼시픽 블루이다.
이렇게 세계 유일 18홀 어디에서나 바다가 보이는 골프코스를 경험한 골퍼들은 바다를 향해 샷을 하는 듯한 희열을 느낀다고 이 곳의 방문 소감을 밝히고 있다. 트러블샷의 전설이 설계한 코스답게 페어웨이 우측에는 OB 선이 없고 인접 홀 페어웨이로 인해 샷 방향이 틀어져도 오히려 트러블샷을 경험할 수 있다.
◆일본 황금기 정점의 흔적 고스란히
이같은 코스의 매력 외에도 관광 명소인 오이타현에 위치하고 있다는 입지조건 역시 이곳 퍼시픽 블루의 강점이다. 일본 10대 일출 포인트로 손꼽히는 쿠니사키 반도 절벽에 위치한 퍼시픽 블루는 한편의 그림 같은 경관을 자랑한다. 더욱이 해류의 영향이라는 이점을 안고 있어,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반소매를 입고 라운딩 할 수 있는 최적의 기후 조건도 제공된다.
벳푸 온천, 아카네 온천 등이 가까워 골프를 치고 가볍게 여행을 하기도 좋다. 그 외에도 근해에서 요트, 수영, 스킨스쿠버, 낚시 등 해양 레저를 즐길 수 있는 천연 리조트 환경을 가지고 있다.
![]() |
||
천혜 환경 조건에 수천억원대 호화설비가 더해졌다. 코스 설계비용 600만달러를 비롯, 클럽하우스 설계비 300만달러, 회원 숙소 롯지 설계비 200만달러 등 코스 및 시설 설계 비용만 1100만달러가 들었다. 거기다 대리석, 목제, 철물, 기와 등 해외 유명 자재를 수입해 건물을 짓고 고급 엔티크 가구, 조각과 그림 등으로 꾸며진 실내는 당시 한창 호화롭던 일본 버블 경제의 영광의 한 자락을 보여준다.
시설뿐만 아니라 당시 회원들을 위해 최신형 헬기, 요트 및 크루즈를 운영하는 등 세계 100대 골프장이란 명성은 오히려 부족한 감이 있다.
◆버블 후 무너진 곳 인수 ‘경쟁력 충분’
이처럼 아름다운 경관과 천혜의 주변 조건이 시샘을 사기라도 한 것일까? 버블 붕괴가 시작되면서, 퍼시픽 블루(당시 BFR) 골프&리조트를 운영하던 회사도 파산을 신청하고 법정관리에 들어간다.
국내에서 명성이 자자하던 BFR은 이렇게 일본 법원의 관리 하에 있다가, 2009년 7월 이동철 대표가 인수, 새롭게 퍼시픽 블루로 단장하게 된다.
국내 토종기업이 세계 100대 골프장으로 손꼽히는 골프앤리조트를 인수하려 나서자 과연 제대로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논란을 빚으며 화제가 됐다. 더욱이, 일단 한 번 망한 곳은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며 부정적 시각을 내비치는 이들도 없지 않았다.
![]() |
||
하지만 18개 모든 홀에서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세계 유일무이의 골프장이 갖는 매력은 버블 경제 과정에서 경영을 방만하게 한 회사가 남긴 곳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었던 모양이다. 더욱이, 이 대표는 이 골프리조트를 인수하기 전부터 이미 골프장에 관심을 갖고 4년 여간 일본골프장을 둘러보던 중이었다.
이 대표는 2005년 (주)도시와사람들과 함께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컨트리클럽을 인수하기도 했고, 이후 미국 워싱턴 DC 잭슨스체이슨 골프클럽 등 지속적인 투자와 운영을 하는 등 ‘안목’이 있었던 인물.
기아자동차 국제금융팀 근무 이력과 금융파생상품과 창업투자사, 투자자문사를 설립하기도 해 금융사업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기도 하는 등 무모한 투자가 아닌 성공적으로 재기할 만한 매물을 고르기엔 적임자였던 셈이다.
이 대표는 기존 일본 기업인 운영하던 방식을 개선, 국적에 관계없이 누구나 최고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개방했다. 또한 교통편도 편리해 국내 골퍼들에게 더욱 가까워질 수 있었다.
대한항공에서 주 3회 인천-오이타 노선을 운영, 오이타 항공에서 골프장까지 20분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또, 2인 1팀이 가능하며 일자에 따라 다양한 패키지 등으로 국내 골퍼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예술적 코스, 천혜의 환경, 호화시설, 한국인의 감성서비스와 편리한 교통 등 5가지 요소를 모두 만족시키는 퍼시픽 블루에서 라운딩을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