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현대차, 2년 연속 무분규 잠정합의

역대 두 번째 최단기간 합의 등 새 이정표

이용석 기자 기자  2010.07.22 10:48:23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회장 정몽구) 노사가 21일 제 13차 교섭에서 임금협상에 잠정합의했다. 23년만에 첫 2년 연속 무분규로 역대 두 번째 최단기간 합의를 기록했다.

이번 잠정합의안의 주요 내용은 △기본급 7만9000원  인상(기본급 대비 4.87% · 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금 300% +200만원 △글로벌 판매향상 격려금 200만원, 품질향상 격려금 100만원, 주식 30주 지급 등이다.

별도요구안으로는 △생산직군 직급체계 개선 △직무수당, 복지수당 기본급화 및 근속수당 현실화 △주간 연속2교대제 노사공동 근로형태변경추진위에서 별도 논의 △사회공헌활동(시민사업 추진) 확대 및 별도협의체 구성 △품질향상 공동 노력 및 고용안정 확약서 등 별도 합의 등이다.

이번 협상에서 현대차 노사는 내수시장 점유율 하락, 남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세계경제 불안정성 확대 등 어려운 경영환경에 대해 공감함으로써 상호 양보를 통한 상생의 합의안을 마련할 수 있었다.

◆노조역사 23년만에 2년 연속 무분규 잠정합의

현대차 노사는 이번 2년 연속 무분규 잠정합의를 계기로 회사 경쟁력 향상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된 과거 대립적 노사관계를 완전히 불식시킬 수 있는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했다고 기대한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987년 노조 결성 이후 거의 매년 파업에 돌입해 총 112만대 생산차질에 11조6682억원의 매출 손실을 입힐 정도로 강경투쟁의 대명사였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정치투쟁’ 대신 ‘노사상생’과 ‘중도합리’를 내건 이경훈 집행부가 당선돼고, 지난 12월에는 15년 만에 처음으로 무분규 협상 타결을 이끌어 냈다.

2년 연속 무분규로 합의한 올해 임금협상은 상견례 이후 불과 한 달 여 만에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노사 양측은 휴가 전 타결을 위해 주 2~3회의 본교섭과 실무교섭을 집중적으로 진행했고 올해 교섭의 최대 난제로 우려됐던 주간연속2교대제에 대해 별도의 노사협의체를 구성해 다양한 방안 연구와 심층적 접근을 하자고 합의했기 때문에 단기간에 합의할 수 있었다.

◆정치투쟁보다 근로조건 개선

최근 정치투쟁보다 조합원의 권익향상과 근로조건 개선에 초점을 맞춘 현대차지부 교섭 방식이 빠르고 원만한 노사합의를 이끈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특히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와 관련 개정노조법시행에 반대한 기아차를 비롯한 금속노조가 전면 투쟁에 돌입한 반면 현대차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함으로써 타임오프 회오리를 피해갈 수 있었다.

현대차지부는 지난 5월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노조전임자와 관련된 단협 유효기간이 내년 3월까지 계속된다며 전임자와 관련된 요구를 교섭의제에서 제외시켰다.

이는 정치투쟁의 선봉에 서지 않겠다는 현 집행부의 의지와 함께 실익 없는 파업에 더 이상 호응하지 않겠다는 조합원들의 정서가 밑바탕됐기 때문이다. 지난 4월 개정노조법을 반대하는 금속노조의 총파업 찬반투표에서 사상 최저의 찬성률인 38%(재적 대비)를 기록하며 정치투쟁에 대한 거부의사를 확실히 밝힌 데서 확인할 수 있다.

◆노사 양측 위기 공감대 형성

현대차의 내수시장 점유율이 40%까지 추락하는 등 악화되는 경영환경에 대한 노사 공감대 형성도 이번 잠정합의의 또 다른 배경이 됐다.

국내 경쟁사들의 점유율이 턱 밑까지 쫓아오고 있고, 수입차도 3000만원대 이하 대중차를 앞세워 내수시장을 지속적으로 잠식해오는 상황에서 노사관계마저 파국으로 치닫는다면 소비자들의 외면을 피할 수 없다는 현실인식이 있었다.
 
또 지난해 경제위기 당시 세제혜택을 줬던 각국 정부의 정책지원이 종료되고 남유럽 경제위기와 세계경제 더블딥 우려까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회사의 발전과 경쟁력 확보를 통한 직원 고용안정을 지키기 위해서는 노사관계 안정화는 필수적이었다.

◆품질향상 위한 노사공동 노력 합의

현대차 노사는 임협 잠정합의안과 함께 품질향상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 향상을 위해 노사가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합의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현대차는 지난해 IQS(초기품질지수) 조사에서 전 세계 37개사 중 4위를 기록했고, 일반브랜드 중에서는 1위를 기록했지만 지난 수 십 년간 품질의 대명사로 군림했던 도요타가 대규모 리콜사태로 한번에 위기를 겪은 사례에서 보듯 품질 대해 결코 자만이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 노사는 품질과 관련해 △품질 투명경영 시스템 확립 △현장 종업원 교육 프로그램 마련 △품질향상을 위한 노사 공동연구 등에 최종 합의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잠정안 마련은 직원들의 고용안정, 근로조건 개선과 함께 회사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노사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생산성 향상 및 품질향상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노사가 뜻을 같이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