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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협 사태’ 황건호 회장 뚝심 통할까?

노조 파업결의‧농성에 안 밀리고 ‘개정노동법 준수’ 명분 쌓기 중

류현중 기자 기자  2010.07.22 10:2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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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타임오프제 시행을 계기로 금융투자협회 노사가 정면충돌 양상을 빚고 있는 가운데 사측이 노조의 강한 반발을 무력화시키고 있어 대립 결과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명분싸움에서 다소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협회의 수장 황건호 회장의 뚝심과 추진력도 새삼 얘기꺼리가 되고 있다. 업계에선 “자본시장법 관철의 주역인 황 회장이 이번 금투협 노사 대립을 결국 유리하게 끌고 갈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황 회장은 노조의 파업결의에 전혀 밀리지 않고 개정노동법 준수를 밀어붙이는 중이다. 그러면서도 노조가 여론의 눈치를 봐야 할 만 한 합의안을 내놓으며 실마리를 찾고 있다.


노조는 개정노동법 관련 타임오프제 시행이 노조 탄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단체협약 체결을 거부하고 지난 19일부터 1층 로비에 농성장을 설치, 사측에 맞서고 있다.

이번 노사 갈등의 쟁점은 단체협약의 유효성 여부. 사측은 “단체협약이 만료돼 연장된 것이기 때문에 개정된 노동법 내용을 반영해 다시 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노조는 “자동 갱신으로 2010년 말까지는 유효하기 때문에 새로운 단체협약을 체결할 때까지 임금지급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가운데 사측은 단체협약의 유효성과 관련해 노동위원회에 유권해석을 받아보자는 카드를 제시했다. 제3자 관계 기관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리자는 묘안을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자동갱신이기 때문에 유권해석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점을 이유로 내걸었다.

노사대립 쟁점의 핵심인 노조전임자에 대한 임금에 대해 양측은 한발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세다. 사측은 답체협약 체결 전까지 노조전임자에 대해 임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이에 노조는 쟁의기금으로 전임자에게 임금을 지급하기로 총회 결정을 봤다.

노조는 사측으로부터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노조 측이 주장하는 압박은 ‘돈’과 연결돼 있다. 사측은 개정노동법 준수를 강조하며 노조사무실 사무보조인력 철수, 매점 임대차계약권 회수 등 노조에 대한 부당지원을 금지시켰다. 노조의 ‘돈줄’을 죈 것이다.

◆유리한 위치 점했다며 느긋하다가…

협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노조는 단체협약 유효성에 대해 유권해석을 받아보자는 사측의 주장에 대해 ‘자동 갱신 조항에 의거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여기고 느긋하게 대응하다가 허를 찔린 모양새다.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 불가 △협회 지하1층 및 아산연수원 매점 임대차계약권 회수 △노조사무실 사무보조인력 지원 불가 등 하나같이 ‘돈’과 관련한 조항들을 꺼내놓자 파업을 결의하고 농성에 들어간 것이다.

‘화이트칼라’ 고액 연봉자들이 ‘막힌 돈줄’을 이유로 데모를 하고 있는 모양새는 노조에게 유리하지 않아 보인다. 노조의 농성 명분은 ‘단체협약 유효성 여부에 따른 노조탄압’이지만 한 꺼풀 벗기면 돈 문제가 도사리고 있는 점이 명분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노조사무실 인력과 임대수익 제공 금지와 관련, 노조 측은 ‘노조재정자립기금을 확보한다는 차원이어서 문제될 것 없다’는 주장이지만 ‘개정노동법상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된다’는 사측 논리를 압도하지 못하고 있어 노조는 이 명분에서도 다소 밀리는 형국이다.

협회 관계자는 “노조는 노조재정자립기금을 이야기하지만 매점 아주머니가 한 달에 200만원 정도 벌어서 이중 100만원을 매달 노조에 발전기금 명목으로 내놓고 있는데, 이 아주머니한테 노조는 어떻게 비칠지 모르겠다”며 “계약할 때 500만원 정도 노조에 기금명목으로 먼저 내놓고 장사를 시작하는데 고액연봉자들로 구성된 노조가 야속한 생각도 들 것 같다”고 말했다.

협회 관계자는 이어 “노조는 사측의 정당한 노동법 개정사항을 반영을 노조탄압이라고 주장하면서 여론을 호도하고 있는데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 회원사와 관련 유관기관에서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며 “노조의 주장은 명분이 허약하기 때문에 여론의 지지를 얻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욕을 먹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액연봉자들의 집단이기주의로 보일 수도”

업계 일각에서는 투자자 보호와 자본시장 자율규제 등 정부의 정책을 위임받아 그 역할을 수행하는 준공적 기관의 협회 직원들이 집단이기주의적 행동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는 비난도 일고 있다.

A 증권사 간부는 “금융 기관에서 벌어지는 노사갈등에서 노조는 다른 노조에 비해 여론의 지지를 받기 어려운데 이는 고액연봉자들이 자기 밥그릇 더 챙기겠다는 집단이기주의로 보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라며 “제조업 노조들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사측과 합일점을 찾아가는 마당에 (금투협) 노조의 이번 농성은 돈 내놓으라는 땡깡처럼 보일 수도 있기 때문에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B 증권사 관계자도 “지난해 협회가 출범하고 자본시장법이 시행된 이후 금투협이 해야 할 역할이 많고 중요한데 협회 노사가 이런 갈등을 빚고 있어 안타깝다”며 “노조는 시대 흐름을 인지하고 사측과 원만한 합의를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황건호 협회장이 이모저모로 협회 기반 닦고 잘 이끌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는데, 뚝심 있는 황 회장의 리더십 아래 노사 전직원이 힘 모아서 맡은 역할을 충실히 잘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덧붙였다.

타임오프제 시행과 관련한 금투협의 노사 대립에 대해 업계는 법규 제정을 지원하고, 회원사 규정 준수 여부를 관리 감독하는 협회가 법규를 준수하는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사진설명> 지난 19일 정오 무렵 금투협노조가 여의도 금투협 본사 정문 앞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