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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 파스퇴르, LG생활건강으로?

야쿠르트 인수 후 적자 허덕이자 매각 추진…M&A 능력 낙제점

전지현 기자 기자  2010.07.21 17:4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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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국야쿠르트가 파스퇴르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04년 한국야쿠르트는 부채에 허덕이던 파스퇴르유업을 인수했다. 고급 유제품 이미지의 파스퇴르를 통해 프리미엄급 발효유 제품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별재미를 보지 못했다. 2년 연속 적자였다. 이런 가운데 파스퇴르 매각설이 나오고 있다. 인수자는 다름 아닌 LG생활건강. 야쿠르트는 M&A를 통해 ‘영토 넓이기’를 꽤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한 셈이다.

   
LG생활건강은 20일 파스퇴르 유업 인수설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신규사업 진출을 위해 유제품업체 인수 사전검토 작업을 진행중”이라며 “파스퇴르 유업도 현재 자료에 대한 검토작업에 들어간 단계로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매각 금액이 400억~450억원선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인수를 위한 실사단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LG생활건강 M&A관계자들이 지난 19일 파스퇴르 본사를 방문한 데 이어 20일 강원도 횡성공장도 방문할 예정으로 알고 있다"며 "인수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국야쿠르트의 파스퇴르유업에 대한 M&A 능력은 낙제점에 가깝다.

한국야쿠르트는 파스퇴르유업을 지난 2004년 부채 300억원과 지분 275억원 등 총 580억원에 인수했다.

하지만 파스퇴르유업은 2008년과 2009년 각각 81억원, 41억원 당기순손실로 2년 연속 적자경영을 지속했다. 매출은 작년 1321억원으로 2007년 1342보다 뒷걸음칠 쳤고 1300억대 매출은 4년째 머물러 있다. 장단기 차입금만해도 2007년 128억에서 2008년 270억으로 2배이상 껑충 뛰었고, 이로 인한 부채는 2007년 455억원에서 2008년에는 546억원으로 증가했다.

‘업그레이드 쾌변요구르트’와 ‘발렌시아 주스 소용량’ 등 신제품 출시와 리뉴얼에 꾸준히 노력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국야쿠르트는 올해 들어 인수합병(M&A) 대상자를 물색하며 ‘애물단지’로 전락한 파스퇴르와 분리를 고려했다. 하지만 시장성 판단에서 철회되기 일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 LG생활건강, SPC그룹, 매일유업, 일동후디스, 사모펀드(PEF) 등은 인수에 나섰거나, 접촉했지만 대부분 인수의사를 철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파스퇴르의 생산제품이 한국야쿠르트와 중복되는 것도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시장 한 전문가는 “한국야쿠르트가 기존 발효유에서 파스퇴르의 기능성 제품까지 활용해 발효유 시장에서 기존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렸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며 “결국 인수 당시 밝혔던 미래 성장동력 발굴도 성과를 못 보고, 지난 5년간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하면서 속빈 덩치만 불린 결과”라고 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강한 노조로 인한 노사문제, 시설투자 지연, 2년 연속 적자 등을 고려할 경우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고급 유제품이란 파스퇴르와 대중화된 한국 야쿠르트의 이미지를 결합해 시너지를 얻겠다던 인수 초기의 전략을 실패한 셈.

지난 한국야쿠르트의 M&A를 들여다보면 신규사업 진출을 통해 외형 확장과 기업의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 하에 크고 작은 전방위적인 기업합병으로 덩치를 키워왔다.

1997년 비락 인수를 시작으로 2004년에는 파스퇴르 유업을 인수했으며 현금유동성을 더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2006년 플러스자산운용을 인수했다. 2009년 5월에는 동두천 다이너스티CC를 인수하며 레저사업에까지 뛰어들은데 이어 지난해 6월에는 능률교육까지 인수했다.

식품사업에만 집중했던 한국야쿠르트가 외형확장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자산운용업과 레저, 교육 사업까지 진출은 다소 파격적이었다.

또한  내부적으론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사업영역을 확장해 왔다.

한국야쿠르트의 매출액은 우유 부문을 포함한 발효유 사업이 80%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밖에 라면사업이 15%, 음료사업이 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라면사업을 강화해 전체 시장점유율을 중기 10%, 장기 15%로 끌어올린다는 계획도 세웠다. 또 음료사업 부문도 중기 3%, 장기 5%로 점유율을 올린다는 목표로 뒀던 것.

하지만 다각적인 사업 확장을 이루며 종합식품기업으로써의 이미지를 버리고 새로운 먹이감을 찾아 헤매던 한국야쿠르트가 결국 파스퇴르유업을 매각중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들의 무분별한 M&A가 낙제점이라는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