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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동수 회장·서영태 사장 말만 앞섰다?

정유4사 3년간 많이 팔았어도 실적은 후퇴…'부실경영' 도마에

이철현 기자 기자  2010.07.21 12:3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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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정유사들의 2년 전 적자가 경영을 잘못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부실‧경영이 도마 위로 올랐다. 정유사들의 매출 실적은 크게 향상됐지만, 내실을 보면 손해 본 장사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비효율적인 방만경영의 결과라는 지적이다.

최근 민생경제정책연구소가 밝힌 정유4사의 최근 3년간 경영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은 지난 2007년에 비해 2008년 크게 증가했다. SK에너지는 20조4913억원에서 52조6064억원, GS칼텍스 21조4683억원에서 34조4242억원, 에쓰오일 15조2294억원에서 23조3억원, 현대오일뱅크 9조4590억원에서 14조7670억원이다.

   

◆정유업계, 방만한 경영이 부른 화

이 같이 매출액은 증가한 반면, SK에너지를 제외한 나머지 정유3사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크게 늘지 않았다. 심지어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정유사도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GS칼텍스는 2007년 영업이익 1조2651억원에서 2008년 6838억원으로 크게 줄었고 2007년 8320억원을 기록했던 당기순이익은 2008년 -2903억원으로 손실을 봤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같은 기간 영업이익 4285억원에서 624억원으로 줄었고 1982억원의 당기순이익은 2008년에 들어 -254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에쓰오일은 2008년 거대한 변화의 시대를 어느 때보다 빠른 실행으로 넘어 세계 선도 정유사로 재탄생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결과는 2008년 영업이익 1조3963억원에서 지난해 2912억원으로 크게 줄어든 것과 함께 당기순이익 4462억원에서 지난해 2296억원으로 절반 정도 깎인 참담한 성적표를 제출하고 말았다.

에쓰오일은 당시 내수 판매의 근간인 판매망 확대를 위해 기존 판매망을 통한 증대와 함께 수익성 있는 주유소를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가는 한편, 이를 위해 주유소의 표준화되고 고급화된 이미지를 강화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또한 새로운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안정적인 판로 확보를 위해 장기계약 비율을 확대하는 동시에 영업 전문가 양성을 통해 내부 마케팅 생산성 및 조직 역량에 집중했다.

이밖에도 지난 2007년 한진과의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최대한 활용해 물류운영 및 신용카드 마케팅 분야 등도 적극 활성화할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주유소 택배서비스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결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 마저도 국내 최초로 둔갑, 저조한 실적 등 숱한 논란만을 남겼을 뿐이다.

이들 정유3사는 2008년 유가 급등으로 인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는 등 급격하게 상승하며 국제적으로 상당한 충격을 받았을 시기에 매출액만 2007년에 비해 크게 늘어 외형적인 성장을 기록했을 뿐이다.

가장 큰 원인은 환차손과 석유제품 가격 급락. 민생경제정책연구소 김춘식 본부장은 정유사들의 이 같은 실적을 기록한 것과 관련, “방만한 경영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유사들이 기름을 팔아 이익이 나는 것 보다 다른 요인에 의해 손실을 본 것이 더 크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동수 회장 경영자질 부족 논란

특히 GS칼텍스의 환차손율과 현대오일뱅크의 매출 원가율은 다른 정유사 보다 높았다. GS칼텍스의 환차손율은 4.6%로 현대오일뱅크(2.9%), 에쓰오일(2.9%)보다 높았다.

   
환차손은 환율변동에 따른 손해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밀가루 1억달러어치를 들여오고 3개월 후에 값을 치르기로 했는데 그 사이 환율이 두 배로 올랐다면 달러를 사는데 있어 그 비용 만큼 환차손을 보는 것이다. 정유사들은 원유를 살 때 은행에서 달러를 빌려 먼저 지급한 뒤 2∼3개월 뒤에 결제하는 방식을 이용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이 매우 크다.

GS칼텍스 허동수 회장은 지난 2008년 시무식을 통해 불확실한 경영환경 극복을 위해 유연한 대응이 가능한 ‘시나리오 플래닝’의 중요성과 함께 이를 통해 경영목표를 달성하자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경영목표는 실적 악화라는 결과로 돌아왔다.

이 시기 소비자와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브랜드 정체성 구축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과정을 거쳐 지난해 2월 나온 것이 ‘아이 엠 유어 에너지(I am your Energy)’라는 브랜드 슬로건이다.

허 회장은 이후 올해 신년사에서는 “2010년에도 우리를 둘러싼 경영환경은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견된다”며 “수요 감소와 마진 축소 등은 회사의 경영활동에 어려움을 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 회장은 또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존 주력사업의 강화와 함께 신성장사업을 본격화해야 한다”고 경영목표를 재설정했다. 이는 최근 잇단 경영상에 문제점이 드러나자 새로운 구상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GS칼텍스는 지난 2006년부터 시작된 고도화설비 등 사상 최대 투자를 기반으로 올해 아시아 업계 최고로 거듭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이 역시 실적 부진으로 인해 빛을 바랬다는 지적이다.

한편, 허 회장은 지난 2005년 “주차장의 새 시대를 열겠다”며 “5년 이내에 전국 총 600여개의 주차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해 주차능력 3만대, 매출규모 약 534억원을 달성하겠다”고 주차사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하지만 3년간 26개 주차장을 세우는데 그치며 당초 호언장담했던 목표에 크게 못 미칠 것이 전망되자 경영능력 논란에 휩싸이며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서영태 사장, 말만 앞섰다 '구설수'

매출원가율은 현대오일뱅크가 97.4%로 GS칼텍스(95.8%)와 에쓰오일(92.1%)에 비해 높았다. 매출원가율은 총매출액 중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제품 한 단위의 수익을 올리는데 드는 비용을 파악함으로써 영업활동의 능률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는 현대오일뱅크의 영업활동의 능률성이 다른 정유사들보다 높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는 말과 같다. 물론 이 같은 문제점은 고스란히 현대오일뱅크의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이에 현대오일뱅크 서영태 사장의 경영능력 역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서 사장은 지난 2002년 취임한 이후 2001년까지 누적된 적자를 극복하고 건실한 기업으로 재탄생하기 위해 '현대오일뱅크주식회사'로 사명을 변경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그 결과 2002년부터 지속적으로 흑자를 시현한 바 있다.

그러나 2007년 말부터 손익은 급격히 악화됐다. 2008년 시작과 함께 다시 한 번 ‘2012년까지 국내 최고의 효율성을 갖춘 석유정제 및 마케팅 회사’가 되기 위한 마음가짐을 다질 방침을 세웠지만 실적에서 보여주듯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2008년 2월 비상경영 체제를 선포, 직원들의 긴장감에 고삐를 당겼다. 동시에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장기적 생존과 성장 발전을 위해 현재의 위치를 넘어서는 도전을 결코 멈출 수 없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여기에 매년 전국 사업장을 돌며 임직원들을 찾아 전년 경영실적과 올해 경영 목표를 직접 보고받는 독특한 경영스타일을 선보였다. 또한 매년 경영설명회에서 일선 주유소 소장부터 생산과 영업 현장근무 사원, 관리직 사원 등 각 사업장 별 모든 구성원들에게 회사의 경영현황과 필요한 정보를 숨김없이 공개했다. 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의 역량 결집에 심혈을 기울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극복해 내는 것에는 실패했다.

이와 함께 당시 재무구조 건전성을 확보하고 자산 활용의 효율성을 도모해 안정과 성장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기반을 확고히 하는데 주력할 계획도 밝혔지만 이마저도 역시 말 뿐인 것으로 드러났다.

◆‘생산성’ 향상 통한 원가절감에 주력

김 본부장은 “정유사들이 효율적인 경영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에 가격상한제를 도입해 정유사들에게 생산성 향상을 통한 원가절감 목표를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런 경영상의 비효율을 줄이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해 주는 것이 가격상한제”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가격상한제를 도입할 때 기준이 되는 가격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있다”고 어려움이 있음을 덧붙였다.

이 같은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김 본부장에 따르면, 현재 국제제품 가격 기준으로 결정하고 매년 물가상승률에서 생산성 향상(원가절감) 목표를 뺀 금액만큼 가격을 조정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장기적으로 석유제품의 가격은 인하되고 그 혜택은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정유사들은 원가절감을 위한 노력을 할 것이고 석유제품의 품질은 계속해서 법적인 규제를 받기 때문에 품질 자체가 하락할 위험도는 별로 없다.

정유사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가뜩이나 경영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 환율까지 고공행진을 지속할 경우 수익성 악화에 따른 경영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또 업종 특성상 외화 부채가 많은 점도 부담이다. 이 때문에 정유사들은 내부에 환관리위원회를 두고 피해 최소화에 나서고 있지만 변동 폭이 큰 환율 앞에서는 극복하기 어렵다고 하소연이다.

하지만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정유3사는 경영상의 위기극복 관리를 잘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SK에너지는 환차손율 1.8%로 정유4사 중 가장 적었고 매출원가율 역시 93.1%로 에쓰오일에 이어 가장 낮았다.

똑같은 시기를 겪었지만 결과는 다른 정유사와는 차이를 보였다. 이는 정유사의 경영과 함께 위기 극복 관리를 얼마나 잘 했는가에 따라 최소한 손실을 크게 보지 않을 수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 크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