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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파렴치한 증권사…현혹시켜 팔고 상환 땐 주가 조작”

ELS 피해 결국 ‘줄 소송’…대우증권 ELS 피해자 A씨 심경토로

이지영 기자 기자  2010.07.21 07:4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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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ELS(주가지수연계증권) 상품의 폐해 논란이 결국 ‘줄 소송’ 양상을 빚고 있다. 일부 증권사들은 의도적 주가조작성 대량매도 행위로 ELS 투자자들에게 원금손실을 입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근 소송에서 1차 패소한 대우증권을 비롯, 한국투자증권, 도이치뱅크, 캐나다왕립은행 등도 주가조작 의혹으로 피소되는 등 관련 소송이 빠르게 늘고 있다. 금융업계는 이번 소송으로 인해 파생상품 시장이 위축되는것이 아니냐며 노심초사하고 있다. ‘ELS 피해자들’의 심경과 ELS 상품의 폐해를 지적하는 금융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ELS, 투자자가 아닌 증권사를 위한 상품 같아요. 처음엔 ELS가 원금손실 위험성이 매우 적은 반면, 수익률은 굉장히 높다고 좋은 상품이라며 현혹시켜 판매해 놓고 막상 상환일이 되자 수익금을 안 돌려주려고 증권사에서 인위적으로 주가를 조작해 끌어내렸습니다. 이런 증권사의 파렴치한 주가조작 행위를 세상에 알리고 싶습니다.”

   
<대우증권 본사 모습. 사진 출처 = 대우증권 홈페이지>
지난 1일 법원에서 처음으로 투자자의 손을 들어준 대우증권 ELS 소송 피해자 A 씨의 억울한 심경고백이다.

투자 원금손실로 속앓이 해온 사건 피해자들은 복잡한 소송 절차와 경찰 조사 등에 시달린 터라 언론사와의 접촉을 꺼렸다. 하지만 피해자 A 씨 부부는 “더 이상 우리 같은 피해자가 없기를 바란다”며 어렵게 본지와의 인터뷰에 응했다. 다음은 A 씨와의 일문일답.

-ELS상품 가입 당시 어떤 상품인줄 알고 가입했나?

▲“증권사에서 ELS상품에 대해 삼성SDI(기초자산)가 50%이하로 떨어지지만 않으면 만기수익금(높은 이율의)을 받을 수 있고, 조기상환도 가능해 손실(원금) 가능성이 매우 적은 좋은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당시 은행금리도 낮은 상황이었고, 안정적이면서 높은 금리를 주는 ELS상품에 가입했다.”

-조기상환 기회가 그 때 뿐이었나? 증권사의 주가조작이라고 의심한 계기는?

▲“3년 동안 딱 한 번 조기상환 기회가 있었는데, 그 기회마저도 대우증권이 마지막 종가를 인위적으로 끌어내려 조기상환을 무산시켰다. 나는 그날 분명히 기억한다. 마지막 종가 체결을 위한 14시50분부터 14시59분50초까지도 분명히 예상체결가격은 10만9000원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런데 청천벽락과 같이 마지막 종가는 10만8000원으로 마감했다(종가가 10만8500원이면 수익금과 원금을 환급받을 수 있지만 그 이하면 조기상환이 불가능하다). 그 후 금융위기로 주가는 밑으로 추락하기 시작했고 결국 3년 동안 마음고생하고 4억2000만원을 투자해 34%나 원금손실이 발생했다. 처음엔 당연히 만기수익금을 받을 수 있을 줄 알고 가입했지만 만기일에 2억8000만원(1억6000만원이 손실)만 돌려받고 나니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은행금리보다 조금 더 받으려고 투자했다가 3년 동안 한 마음고생이며 막대한 손실로 엄청나게 느낀 것이 많았다.”

-증권사의 주가조작행위 어떻게 생각하나?

▲“정말이지 다시는 이런 증권사의 파렴치한 주가조작과 같은 행위는 없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좋은 상품이라고 판매해 놓고 이렇게 투자자의 권리까지 빼앗으며 수익을 꾀하는 증권사는 도저히 도덕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행동을 했다고 생각한다. 증권사는 무심히 던진 돌일지 모르겠지만 우리 같은 서민 투자자들은 멍이 들고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다.”

-ELS상품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나?

▲“ELS상품은 투자자를 위한 상품이 아닌 것 같다. 오히려 증권사를 위한 상품이지…. 난 이제 ELS라면 쳐다 보지도 않는다. 다시 또 증권사의 타깃이 되기 싫다.”

◆“증권사가 무심코 던진 돌에 투자자 죽을 수도”

A 씨가 투자한 대우증권 ELS(3년 만기)는 삼성SDI 보통주를 기초자산으로 4개월에 3% 씩 이율이 증가해 3년간 총 27% 이율이 발생하는 상품이다. A 씨는 3개월 마다 있는 조기상환시점 중 2차 조기상환 기회를 빼앗겼으므로 원금에 6% 이율의 수익금 상환 기회를 놓쳐버린 것이다.
결국 만기 상환일까지 기준가격을 상회하지 못해 27%의 수익금은 커녕 34%라는 엄청난 손실만 발생하였다.

피해자 A 씨는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억울한 마음을 호소했다. ELS 관련 피해자는 비단 A 씨뿐 아니다. 온라인상에는 ELS상품에 가입했다가 큰 손실을 입은 네티즌들의 하소연이 비일비재하다. 이들은 “증권사를 믿지 말자”, “투자 권유에 속아서는 안 된다”며 증권사를 비난하고 있다. 

 'ca'로 시작되는 아이디의 한 네티즌은 “장이 좋을 때는 조기상환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손실이 너무 크다. 연 10~20% 수익에 손실이 50% 이상이니…. 이제 ELS 절대 안한다. 직접투자가 훨씬 위험부담이 적다”고 했다.

아이디 ‘qw***’ 역시 “우리투자증권에서 H지수 연동 ELS에 가입했다가 50% 손실 보고 그냥 상환했다. 현재도 삼성중공업과 LG전자 ELS도 갖고 있는데 도대체 원금 회복할 생각을 안 해 만기까지 기다려보고, 더 이상 ELS는 절대 안 할 것”이라며 “일단 손실이 발생하면 엄청나고 기다려 볼 기회도 없이 손실 확정 되고…, 요즘은 특히 증권사에서 주가조작을 많이 하는 것 같아 정말 신뢰감이 안 드는 상품”이라고 비난했다.

◆금융전문가들도 ‘ELS 걱정’

ELS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금융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T 자산운용사 대표는 “통상 주가가 낮을 때 오를 것을 예상하고 가입하는 비원금보장형 ELS는 증권사에서 인위적으로 만기수익금 또는 조기상환지급을 막기 위해 기초자산을 대량매도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하다”며 “이 같은 대량매도는 수요와 공급 원리에 따라 수급 불균형을 일으켜 주가 하락을 이끌고 결국 투자자의 수익금 지급을 방해는 요인으로 작용 한다”고 설명했다.

H 증권사 간부는 “ELS상품에서 증권사의 주가조작성 대량매도로 조기, 또는 만기상환금 지급이 무산되는 경우는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지 시장에서 공공연하게 행해지고 있다”며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각 증권사를 비롯한 시장 참여자들은 우량주가 아무런 이유 없이 급락하는 등의 변동성을 보일 경우 ELS상품의 조기상환, 만기상환 여부를 먼저 확인해 매수 시점으로 활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간부는 이어 “실제로 이상하게 급락하는 종목들을 살펴보면 ELS 만기일이 많았다”며 “최근 급락했던 현대미포조선의 하락이유를 살펴보니 2년 전 조선업종이 시장을 주도했을 때 한 증권사에서 구성했던 ELS 상품의 만기일 이었다”고 설명했다.

C 증권사 관계자 또한 익명을 요구하며 “냉정하게 말해 수익을 챙겨야 하는 증권사로서도 기초자산의 변동성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조기상환 시점을 방해하거나 만기상환을 무산시키는 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파생상품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는 비원금보장형 ELS상품은 수익률이 큰 만큼 리스크가 뒤따른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고 당부했다.

D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ELS뿐만 아니라 각 증권사 지점에서도 자산운용사와 협력해 직접 만들어 운용하는 등 ELF 또한 붐이 일고 있는데, 시황에 따라 ELS, ELF펀드가 안전한 고수익의 투자 상품일 수 있지만, 수익배분에 있어 이 같은 펀드는 타 상품에 비해 고객보다 증권사, 자산운용사에 훨씬 유리한 펀드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각 증권사에서 수익창출이 큰 ELS, ELF상품에 주력하다보니 매달 1~2개의 상품을 내놓는 등 공격적인 판매에 나선 상황”이라며 “일례로 증권사 직원이 ‘삼성전자 같은 튼튼한 기초자산이 50% 이하로 떨어질 수 있겠느냐’며 고객을 현혹해 가입을 유도하는 경우가 많아 투자자들도 가입할 상품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보호 단체는 ELS와 같은 고위험·첨단파생금융상품에 투자할 때 일반 투자자들을 두텁게 보호할 수 있는 보완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한편, ELS 소송에서 패소한 대우증권은 지난 16일 법원에 항소를 제기했다.

지난1일 법원은 “대우증권이 주식을 일부러 대량 매도해 중도 상환기회를 무산시켰다”며 “이는 신의성실에 반한 방해 행위, 원고가 받을 수 있었을 상환금을 지급하라”고 판결을 내렸지만 대우증권은 이에 “정당한 절차였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판결문 내용을 확인하고 현재 항소를 한 상황”이라며 “중도상환을 대비해 지급 금액을 준비하고자 진행된 정당한 헤지 과정이었다는 점, 투자자가 중도상환을 받지 못하는 것이 증권사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적극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