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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전기차업계, 감 떨어지기만 기다리나?

신승영 기자 기자  2010.07.20 12:5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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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실용화에 가장 가까이 다가선 차세대 차량은 전기자동차다. 때문인지 친환경·고유가에 맞춰 전 세계 오토메이커들도 각기 전기차 개발에 나서고 있고 최근 모터쇼에 양산 직전 프로토타입 수준의 완성도 높은 전기차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향후 2~3년 안에 도로를 달리는 전기차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미 양산·시판되고 있는 전기차도 있다. 국내 자동차업계에서 저속전기자동차(Neighborhood Electric Vehicle: NEV) 사업은 올해 상반기 최대 이슈였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떠올랐다.

하지만 국내 NEV 사업 현주소는 올해 7월 초까지 개인 수요가 전무한 상태다. 정부 및 기관 단체가 CT&T에서 구입한 50여대가 전부인 만큼 시장 형성이 불투명한 단계다. 하반기 AD모터스, 한라씨녹스 등 NEV업체들이 신차 출시를 선언했지만 얼마나 시장규모가 커질지 미지수다.

게다가 각 업체들이 본격적인 NEV 출시와 판매를 앞두고 있지만 많은 문제점도 안고 있다.

먼저 국내 전기차 인프라는 매우 열악하다.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충전소는 몇 곳에 불과하고 각 회사 및 아파트, 주택가 주차장에 충전시설을 갖춘 곳은 전무한 상태다. 또 저속 운행으로 인한 교통안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각 지차체에서 NEV 운행 제한 도로를 곳곳에 지정했다.

또 NEV는 일반 대중들을 상대로 시판되기에 기술적 완성도마저 부족하다. 장시간 소요되는 충전시간을 비롯해 1회 충전시 주행거리가 50km~80km에 불과하고, 언덕이 많은 국내에서 오르막을 올라가면 속도가 급감하거나 30도 이상 경사는 엄두도 못 낸다.

특히 안전성 문제에서 운전자 및 탑승자를 위한 안전장치가 부족한 점은 물론 플라스틱 소재의 차체는 충돌시 파편으로 인한 2차 상해를 부를 수 있다. 이외에도 사계절이 뚜렷한 국내에서 여름철 과열로 인한 사고와 겨울 배터리 성능 저하 등 배터리 관리에 대한 문제도 시급하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제쳐놓고도 일반 소비자들이 가장 문제점으로 지적하는 것은 가격이다. NEV 가격은 일반 납 배터리 모델의 경우 1500만원에서 2500만원, 리튬 배터리 장착할 경우 2200만원에서 3500만원이 넘는 고가로 책정돼 개인이 선뜻 구매하기에 어렵다.

기자가 최근 다녀온 ‘전기자동차 및 전장엑스포(EV & AE Technology Expo 2010)’나 각 업체 NEV 신차 발표회에서 느낀 점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것. 관계자 및 기자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상용화에 대한 의구심만 증폭됐다.

일각에서는 “‘전기자동차’ 아이템을 가지고 정부 지원금이나 주식상장, M&A를 통해 ‘한방’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업체 관계자들은 일본, 미국에서 실시하는 NEV 보조금 도입을 정부 및 지자체에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관련 인프라가 구축되고 정부보조금이 지원되더라도 개인소비자들의 수요는 낮을 전망이다.

그렇다면 NEV 업체들의 최대 고객은 정부 및 기관일 수밖에 없다. 근거리 출근용 차량을 모델로 삼았지만 현재 주정차 단속지역을 비롯해 항만, 공항, 공단, 캠퍼스 등 제한된 구역에서 업무용 차량으로만 쓰이고 있다.

   
NEV 시장이 형성되기까지 많은 난관이 있겠지만 정부의 지원이나 인프라 구축만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각 업체들이 스스로 노력을 통해 정부 및 단체가 지원을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CT&T가 20인승 전기버스 양산 계획을 밝히자(현대자동차는 전기버스 ‘일렉시티’ 시범 운행 중) 여러 지자체에서 친환경 사업의 일환으로 시범도입을 계획해 NEV 업체들에게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현재 시장성 없는 NEV 제품을 가지고 소비시장에 뛰어든다면 실패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정부의 지원과 주변 환경만을 탓하기 보다는 그러한 환경을 주도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경영활동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