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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이 통신상품 끼워 팔기 품목인가

프라임경제 기자  2010.07.20 11:3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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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케이블TV 업계는 거대 통신사업자에 의해 최근 유료방송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약탈적 가격경쟁과 방송 끼워 팔기로 인해 방송영상산업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현실을 개탄하며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최근 KT는 결합상품(통신+방송)을 출시하면서 자회사 위성방송 상품을 출혈가격으로 판매하고 있고, 심지어 SKT는 가족끼리 이동통신을 가입하면 IPTV를 무료로 주는 결합상품까지 내놓으며 유료방송시장을 교란하고 있다.

유선통신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KT에 이어 이동통신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SKT까지 가세해 유료방송을 자사 통신서비스 가입자 지키기 수단으로 전락시키고 있는 것이다.

IPTV 도입논의 당시 통신사업자들은 과감한 콘텐츠 투자와 기존 방송과는 차원이 다른 서비스로 유료방송의 건전한 경쟁을 이끌어 미디어발전에 기여할 것이라 공언해 왔다. 정부도 이들의 약속을 믿고 새로운 융합서비스 활성화와 미디어산업 성장을 위해 IPTV를 적극 지원해 왔다.

하지만 정작 사업이 시작되자 IPTV는 과열된 통신시장 마케팅 경쟁에 이용되는 들러리 상품 정도로만 취급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당초 약속했던 영상산업 발전 기여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과 책임감이 없는 거대 통신사업자들의 시각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들이 오랜 기간 막대한 투자를 통해 애써 확보한 방송콘텐츠를 통신시장의 무분별한 출혈경쟁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희생시키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유료방송 시장이 이처럼 황폐화의 길로만 간다면 우리나라 방송콘텐츠 산업 활성화는 물론 글로벌미디어기업 육성을 위한 기반 조성은 영영 불가능한 일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케이블TV업계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유료방송 시장 붕괴시키는 방송통신 결합상품은 결코 허용해서는 안 된다.

KT는 쿡TV스카이라이프를 출시하면서 일부 방송통신 결합상품에서 90개가 넘는 위성방송을 2천원에 제공해 물의를 일으켰다. 그나마 이 금액이 6천원으로 상향조정됐지만 여전히 디지털유료방송을 아날로그 케이블TV 요금 수준으로 하락시키고 있는 것이다. 또한 SKT 등 다른 통신 사업자들도 IPTV를 무료 또는 초저가의 금액으로 제공하는 결합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유료방송 수신료가 디지털 네트워크 인프라를 갖추고, 고품질 콘텐츠를 생산하는데 제대로 쓰일 수 있는 선순환을 가동시키려면 이처럼 시장을 교란하는 방송통신결합상품들을 가려내 결코 허용해서는 안 된다.

둘째, 신규 콘텐츠 시장 창출하겠다던 IPTV 도입취지 돌아볼 때다.

IPTV는 기존 유료방송과 직접 경쟁하기 보다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콘텐츠를 내세운 서비스 기반 경쟁으로 유료방송 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기대로 특별법 형태로 도입되고 다각도의 정부지원도 받아 왔다. 하지만 방송 산업성장은 고사하고 오히려 기존 유료방송 질서까지 왜곡하는 무차별 경쟁으로 정부와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KT는 IPTV 콘텐츠 투자 확대보다 위성방송 판매에 집중하고, 다른 IPTV사업자들도 품질향상의 노력보다는 가격 낮추기 경쟁에만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IPTV 도입이 2년이 돼 가는 시점에서 사업자들이 초기 약속했던 대로 방송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을 통해 가입자 뺏기 경쟁이 아니라 이제는 고품질 콘텐츠 확보경쟁에 나서도록 해야 할 것이다.

셋째, 전국 방송사업면허를 2개 소유한 KT의 공정경쟁 제한 행위를 막아야 한다.

IPTV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는 KT는 자회사가 보유한 위성방송 면허와 함께 전국 대상의 방송사업 면허를 2개나 소유하고 있다. KT는 이를 이용해 유료방송시장에서 서로 경쟁해야 할 두 매체를 쿡TV스카이라이프로 묶어 변칙적인 상품을 구성했다. 플랫폼 간 고품질 콘텐츠 확보 경쟁을 통해 방송콘텐츠 활성화로 가야 하지만 IPTV사업자의 위성방송 판매로 인해 PP들의 새로운 기회마저 빼앗기고 있는 것이다. 플랫폼 간 경쟁 제한 방지를 위해서라도 KT의 방송사업 면허 복수 소유에 대해서는 반드시 재검토가 있어야 한다.

넷째, 유료방송 정상화 위한 장단기 국가 정책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유료방송 정상화는 단기간에 이뤄낼 수 없는 것이며, 보존해야 할 방송의 주요 가치를 무시하고 시장논리로만 내몰아서도 안 된다. 이를 위해서는 콘텐츠분야를 포함한 유료방송 산업이 자유경쟁체제 하에서도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방송통신 융합이 아니라 방송이 통신에 완전히 흡수돼 버리는 불행한 사태마저 우려된다. 여러 유료방송 매체들이 고품질 콘텐츠를 통한 서비스 경쟁을 하면서 동반성장을 할 수 있도록 장단기 정책 대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이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