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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기사 사망사건 발생 ‘차주인 뺑소니’

이수환 기자 기자  2010.07.20 11:2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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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전 1시 서울 강남구 교보생명사거리 한편에 작은 분향소가 마련됐다.

경찰과 대리기사 측에 따르면 대리기사 이 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10시께 여느 때처럼 손님을 태우고 경기 남양주시에서 구리시로 향하던 중이었다.

고속도로로 들어서던 중 차가 약간 떨렸다. 술에 취해 보조석에서 자고 있던 차주 박 씨가 "왜 운전을 그 따위로 하냐"며 이 씨의 뒤통수를 주먹으로 때렸다.

이 씨는 항의하자 차주 박씨는 "너 이XX 안 되겠다"며 차를 세우라고 했다. 차를 세운 이들은 차 뒤에서 실랑이를 벌였다. 함께 타고 있던 박 씨의 후배 김 씨가 말렸지만 소용없었다. 그러다가 박 씨가 갑자기 운전석으로 가더니 차를 급하게 후진시켰다. 차량 후미에서 약간 비켜서 있던 김 씨는 뒤 범퍼에 무릎을 받히고 넘어졌고 이 씨는 차 밑에 그대로 깔렸다. 차량은 10m 가량을 후진했다가 다시 전진해 그대로 달아났다. 이 씨는 그 자리에서 숨졌다.

경기 남양주경찰서는 사건 다음날 박 씨를 체포했고 살인 및 뺑소니, 음주운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박 씨가 "술에 취해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범행일체를 부인했기 때문이다.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은 "민감한 사안이라 자세한 내용은 말할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의정부지법 관계자는 "워낙 특이한 사안이라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만 말했다.

억울한 이 씨의 사연은 동료들이 세상에 알렸다. 이 씨의 동료가 대리기사들의 인터넷 카페인 '밤이슬을 맞으며'에 이 씨의 안타까운 죽음과 억울한 사건처리 상황을 올린 것이다.

비슷한 처지의 대리기사들은 분노했다. 뜻을 모은 대리기사 70여명은 이달 10일 추모협의회를 꾸렸다. 서울 강남 교보생명사거리, 경기 수원시 인계동, 부천시 상동 등 대리기사가 집결하는 7곳에 분향소를 만들고 추모 서명을 받고 있다. 추모협의회 대변인을 맡고 있는 정 씨는 "17일까지 4,600여명의 서명을 모아 곧 법원과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대리기사 인권개선을 촉구하는 청원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