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현 기자 기자 2010.07.19 16:27:26
[프라임경제] 바이오디젤 시장에서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의 점유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상당수 중소기업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고 있어 문제가 수면 위로 오르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인해 중소기업들의 영업환경은 더욱 열악해지고 있는 데다 대기업의 소리 없는 횡포가 가세하면서 상당수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계란으로 바위치기 격일 뿐 이렇다 할 해결책이 보이질 않고 있다. 심층진단 ‘바이오디젤 시장의 독과점 실태’ 두 번째 기획으로 ‘허울뿐인 상생’에 대해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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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이 같은 시각은 중소기업들만 갖고 있는 게 아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경쟁에서 낮은 비용과 공급 안정성을 갖춘 대기업의 일방적인 우세를 점치며 문제점을 지적하는 시각도 있다.
영리를 우선으로 하는 정유사는 단가가 싸고 견조한 실적을 자랑하는 대기업을 공급업체로 선정하면 그만이지만 중소기업이 개척한 시장을 대기업이 가로채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이란 사회적 분위기에 역행할 수 있다는 것.
반면, 대기업들은 사업허가권을 쥐고 있는 당시 산자부(현 지경부)가 심사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자 역차별을 하고 있다며 의혹의 눈초리를 보냈다. 결국 정부는 말로만 상생을 강조하며 이들 사이의 갈등은 해결하지 못한 채 1년 만에 허가를 내줬다.
그 결과 정유사에 납품한 바이오디젤 업체 수는 2008년 11개 업체에서 지난해 9개 업체로 줄었고 올해 7개 업체로 더욱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바이오디젤 업체들이 정유사에 납품한 물량은 총 27만3900킬로리터. 이 중 SK케미칼(4만8200킬로리터, 시장 점유율 18%)과 애경유화(3만킬로리터, 11%)가 차지하는 비율이 30%에 육박한다. 이 부분에서 이들 업체는 각각 2위와 4위를 기록했다.
◆지경부 실상 외면한 채 상생만 고집
시장에 진입한 지 불과 2년 만에 거둔 놀라운 기록. 이 같은 기록은 정부 관계자 역시 믿을 수 없다는 듯 의문을 자아낼 정도였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자료가) 확실한 것이냐”며 반문한 뒤 “(SK케미칼과 애경유화가 합쳐) 30%에 가까울 정도로 (시장 점유율이) 높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SK케미칼에 대해 “생산능력이 다른 곳보다 2배 이상 큰 것은 사실”이라며 “생산능력이 그 정도 될 것이지만 실제 바이오디젤 생산은 그 정도까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바이오디젤을 납품하는 업체들이 가격 중심의 입찰제를 통해 공급자로 선정되는 것인데 이런 제도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며 “앞으로도 철저한 감시 아래 실시되는 입찰제도를 통한 정유사들의 수급다변화를 통해 정유사들이 대기업 한 두 개로 몰리는 현상은 발생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에게 항상 상생을 강조하고 있다”며 기존 시장에 진입하려는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음과 함께 이 같은 정책이 중소기업을 위한 특정 정책이 아니라며 과거와는 다른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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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자회사 밀어주기 지켜 볼 만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올해 전체 납품물량이 39만킬로리터를 넘기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한 뒤 “두 대기업의 납품물량이 전체 평균보다 상당 수준 높은 것만은 분명하다”고 확신하기도 했다.
이 같은 우려는 올해 정유사 바이오디젤 납품 현황을 추정한 자료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났다. 자료에는 올해 총 납품물량을 38만9000킬로리터로 예상했다. 이 중 SK케미칼과 애경유화가 각각 점유율 20%(7만9000킬로리터)와 17%(6만7000킬로리터)로 다른 중소기업들을 제치고 1위와 3위로 상승했다.
특히 SK케미칼은 계열사인 SK에너지에 납품을 하고 있어 SK에너지가 SK케미칼에 많은 물량의 납품을 몰아주고 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그렇지 않고선 이 같은 점유율을 보이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케미칼은 SK에너지와 에쓰오일 두 정유사에 납품을 하고 있다. 중소기업인 엠에너지와 단석산업, JC케미칼이 각각 세 정유사에 납품을 하고 있지만 시장 점유율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은 물량이 SK케미칼 보다 적다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단석산업과 JC케미칼 단 두 개 업체만이 각각 점유율 17%(4만7900킬로리터)에서 19%(7만5000킬로리터), 12%(3만2700킬로리터)에서 15%(5만7000킬로리터)로 상승, 2위와 4위를 지키고 있었다.
지난해 점유율 24%(6만4800킬로리터)로 1위를 유지했던 엠에너지는 15%(5만8000킬로리터)로 크게 떨어지면서 JC케미칼과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과거 우려했던 부분이 실제 발생되고 있는 것이다.
바이오디젤 사업은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고 올해 역시 지난해 보다 3.4배 이상의 성장률이 예상되고 있는 사업이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의 점유율은 대기업에 빼앗기며 점유율 우위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입찰에서 선정되지 못해 납품을 하지 못하고 있는 A 업체도 이 같은 피해를 겪고 있기는 마찬가지. 이 관계자는 “올해는 (납품을) 할 수 없어 사실상 휴업인 상태”라며 회사 사정을 전한 뒤 “이제 이 사업(바이오디젤)은 앞날을 기약할 수 없는 사업이 됐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 사업이 중소기업을 위한 특정 정책이 아니었다는 정부 측의 입장에 대해서도 “그렇다면 당시에 왜 그렇게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인) 것처럼 소란을 피웠는지 모르겠다”며 “지금과 같은 입찰제에서 우리 같은 중소기업들이 (바이오디젤 공급) 단가를 낮추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앞날 기약 못 할 사업
당시 정부는 시장을 중소기업 위주로 활성화를 시키겠다고 했지만 대기업 역차별 논란에 휩싸이자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대기업의 시장 진출을 허용했다.
이 관계자는 “대기업 같은 경우는 매출을 통한 성장성에 초점을 맞춰 (바이오디젤 공급) 가격을 다운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며 “막강한 자금력을 동원해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우리는 그럴 여력도 없다”며 “(바이오디젤 공급 단가를) 낮추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내년에 다시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납품) 물량은 줄어들 것”이라며 어두운 전망을 했다. 이 관계자는 “(SK케미칼과 애경유화에) 밀릴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도 이런 상황은 더욱 심할 것 같은데 앞으로 (정유사에 납품할 바이오디젤 전체 물량의) 60%를 (SK케미칼과 애경유화가) 가져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 예상했던 대기업의 횡포에 중소기업들이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는 것.
이에 대해 이들 대기업은 특별히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상반된 입장을 보인다.
애경유화 고위 관계자는 “점유율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의미가 없다”며 “똑같이 수직계열화 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누구나 할 수 있는 상태라면 문제가 될 것 없는데 마치 대기업이 해서 문제가 있는 것처럼 하면 안 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는 손해를 감수해서라도 공급을 한다”며 “상도의를 지켜야 하기에 서로 지켜 갈 수 있는 것이고 물론 중소기업도 잘하고 있는 곳도 있지만 능력이 되지 않는 기업이 후에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하소연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또 “회사의 자금력도 별 차이가 없다”며 “입찰을 통한 것이기에 점유율도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와 함께 현재 이 같은 상황을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진정한 상생으로 보고 있다”는 개인적인 의견과 함께 “정부정책에 따라 움직이는 사업인 만큼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가 서로 노력을 해서 앞으로 닥칠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