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바이오디젤 시장에서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의 점유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상당수 중소기업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고 있어 대기업 편식 문제가 수면 위로 오르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인해 중소기업들의 영업환경은 더욱 열악해지고 있는 데다 대기업의 소리 없는 횡포가 가세하면서 상당수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계란으로 바위치기 격일 뿐 이렇다 할 해결책이 보이질 않고 있다. 바이오디젤 시장의 독과점 실태를 2회에 걸쳐 정리했다.
지난해 11월 서울대 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자동차 부품업체 중 72.1%가 영업익률 5% 미만으로 제대로 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업체 수가 1997년 3083개에서 2007년 4557개로 늘어 경쟁이 심해진 것도 있지만 동종업체인 현대자동차그룹의 계열사들이 자리를 잡아감에 따라 2·3차 중소기업들이 이들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바이오디젤 사업 역시 이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2006년 상용화 당시 업체 수는 8개사로 공급과잉 상태인 상황에서 업체 간 치열한 경쟁은 이미 예고됐다. 더욱이 2008년 SK케미칼과 애경유화의 등장으로 상당수 중소기업들이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최근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SK케미칼과 애경유화가 정유사에 공급하는 바이오디젤 물량이 지난 2008년 시장 진출 후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중소기업들의 정유사 바이오디젤 공급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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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케미칼과 애경유화의 바이오디젤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중소기업들의 점유율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
◆정부 "중소기업 위주 활성화방침" 약속 물건너가나
바이오디젤 사업은 지난 2006년 상용화가 시작된 이래 정부가 대기업과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정착시키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관련 시장을 중소기업 위주로 활성화 시킬 방침이었다.
정부는 2002년 5월부터 2006년 6월까지 바이오디젤 상용화를 위한 시범보급 사업을 추진, 원료조달이 상대적으로 쉽고 배기가스와 이산화탄소 감축효과가 우수한 바이오디젤을 우선 상용화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아시아 지역 최초의 바이오디젤 상용화로 큰 이목을 끌었고 중소기업도 큰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 사이 2006년 3월 정부와 정유사는 연간 최소 9만킬로리터의 바이오디젤을 경유와 혼합해 보급키로 합의했고 2007년 9월 바이오디젤 중장기 보급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발표, 큰 기대를 모았다.
당시 대기업들은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사업에 무관심이었고 중소기업들이 진출해 시장을 개척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중소기업을 위주로 활성화 시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007년 SK케미칼과 애경유화가 바이오디젤 사업자로 등록한 뒤 이듬해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함과 동시에 정부의 입장은 상생이라는 말만 강조하며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다.
◆퇴색한 경영이념…억울함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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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케미칼 김창근 대표. |
앞서 SK케미칼 김창근 부회장은 지난 2006년 3월 15일 ‘일일 농림부장관직’을 맡아 농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바이오디젤 사업에 참여하겠다고 깜짝 선언했다.
김 부회장은 “친환경적이면서 자원으로서의 가치가 높은 바이오디젤 시장에 진출해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초기 시장에서 50%의 시장점유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김 회장의 이 같은 말은 이후 차근차근 진행되며 현실로 이뤄지고 있다. SK케미칼은 초기 시장 진입에 성공한 이후 지속적으로 점유율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짧은 기간 절반에 육박하는 점유율 확보는 시간문제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김 회장의 경영능력 역시 약자를 누르고 보자는 식과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인다는 지적이다. 이미 SK라는 이점을 안고 출발한 것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 부분은 애경유화 보다 더욱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이를 의식하지 않고 있다면 그것은 거짓”이라고 보기도 한다. 김 회장은 SK케미칼 홈페이지를 통해 공정경쟁 준수의지를 확고히 할 것을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을 통해 공정 투명한 기업문화를 가꾸고 업계 전반에 공정거래 문화를 정착하는데 이바지해 고객이 신뢰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번 바이오디젤 공급 경쟁은 과연 공정한 것인지 쉽게 단정할 수 없다는 의견도 많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경쟁을 어떻게 공정하다고 볼 수 있냐”며 “겉만 그럴 듯하게 공정하다고 하는 것이지 공정하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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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경유화 부규환 대표. |
SK케미칼 진출선언 한 달 후 애경유화도 바이오디젤 사업에 참여의사를 밝히고 당시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에 제조업체 등록 절차를 밟았다. 역시 중소기업들이 상대하기에는 너무나 큰 상대다.
애경유화 부규환 대표는 과거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당당하고 정당했으면 좋겠다”며 “트릭으로 지금 당장은 빨리 갈 수 있을지는 몰라도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없다는 게 만고의 진리”라고 정정당당을 강조했다.
하지만 부 대표의 이 같은 발언도 과연 이번 바이오디젤 경쟁에서 당당하게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정당하다고 보는 시각은 그리 많지도 않고 오히려 트릭성으로 단숨에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 ‘[심층 진단] SK케미칼-애경유화 바이오디젤 독과점 실태 [하]에서는 바이오디젤 시장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이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인지에 대해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