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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 개발사업 곳곳에서 ‘시름’

시장침체가 부른 사업성 저하… “과잉공모·중복개발 등이 문제”

배경환 기자 기자  2010.07.14 14:2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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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판교 핵심상권 ‘알파돔시티’, 최대 노른자위 ‘용산 역세권’ 등 수도권 내 유망 개발사업들이 줄줄이 표류하고 있다. 부동산시장 호황기에 주택사업의 성장 한계를 느낀 대형건설사들이 앞다퉈 참여한 대규모 복합개발사업이 최근 장기화되고 있는 시장 침체로 사업성을 잃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에 따르면 더 큰 문제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다른 PF개발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이다. 한 대형건설사 공공개발사업팀 관계자는 “PF사업은 말그대로 ‘개발이 잘 될 것이다’는 시공사, 시행사, 금융권의 확신 하에 시작되는 것”이라며 “하지만 시장 상황이 좋지 않으면 3자가 서로 눈치를 보게 되는 게임으로 변한다”고 밝혔다.

◆여전한 ‘좌초위기’ 가능성

   
▲서울 용산 국제업무지구개발 조감도
총 사업규모 31조원. 단군이래 최대 도심개발사업이라 평가받는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의 최대 걸림돌은 자금조달, 즉 ‘돈’문제다. 해당 사업이 시작된 2007년에는 시장 상황이 유리해 너도나도 뛰어들었지만 시장침체로 인해 리스크가 높아지자 서로가 손해를 덜 보기위해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용산개발사업 출자사인 드림허브PFV(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는 지난 2009년 용산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발행한 85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에 대한 이자 128억원을 오는 9월17일까지 납입해야 한다. 이와관련 드림허브는 지난 12일 이사회를 통해 자금조달 방안 등을 놓고 협의를 진행했지만 뾰족한 방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이에 코레일 측은 오는 16일까지 용산개발사업을 위한 자금조달 방안이 제시되지 않을 경우 ‘사업중단’도 불가피하는 입장이다. 결국 코레일측의 “건설사들이 자금조달을 위해 PF지급보증을 해야한다”, 건설사들의 “출자사 모두 지분별로 책임을 져야한다”는 이견이 맞서고 있는 것이다.

반면 업계 관계자들은 드림허브가 내달 17일까지 마련해야해는 128억원의 ABS에 대한 이자는 어렵지 않게 해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1조원에 달하는 사업규모에 시간까지 감안하면 좌초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당장의 문제가 해결되더라고 ‘좌초위기’가 반복될 가능성은 높다고 내다봤다. 우선 드림허브측이 계약금을 포함한 토지대금 8조원을 내야하는 상황에서 지금까지 미납액만 3조5000억원이 넘고 있고 아직 도래하지 않은 중도금이나 계약금을 포함하면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이다.

◆사업성 ‘0’… “누구도 몸사릴 수밖에”
   
▲판교 ‘알파돔시티’ 개발 조감도

수도권 최고 인기상권으로 평가받던 판교 ‘알파돔시티’ 역시 대금미납으로 사업이 불투명해졌다.

연면적 121만6000㎡ 규모에 총 사업비 5조400억원이 투입돼 백화점과 쇼핑센터는 물론 호텔에 주상복합아파트까지 국내 최대 규모의 엔터테이먼트 상업몰로 조성될 예정이었지만 인근에 개발바람만 잔뜩 넣은채 사라질 위기에 처해진 것이다. 

현재 알파돔시티 개발권자인 알파돔시티PFV는 지난 13일 토지대금 2차 중도금 2280억원을 납부하지 못했다. 물론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대신 납부했지만 지난 11일 2124억원의 5차 토지중도금도 연체된 것으로 알려져 사업자체가 공중분해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더욱이 LH측이 “45일 동안의 납부유예기간이 끝나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밝힘에 따라 계약이 해지되면 알파돔시티PFV는 계약금은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한채 그동안 대출을 통해 납부했던 8900억원의 중도금도 일시에 상환해야하는 입장이다.

물론 알파돔시티PFV측은 출자사들의 지급보증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다는 계획이지만 침체된 부동산 시장에서 수익성을 담보로 한 사업성이 바닥으로 떨어져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사업성이 ‘0’가 된 상황에서 출자사들도 선뜻 지급보증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여기에 LH가 토지중도금 납부 유예기한을 늘려달라는 알파돔시티의 요청도 거부할 것으로 알려져 사업이 무산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로또식 사업 아닌 ‘철저한 심사과정 필요’

한 시중은행 담당자는 “다른 사업도 마찬가지지만 부동산 PF사업의 경우, 사업초기부터 마무리까지 시장여건만 받쳐주면 어디에서도 불만이 나올 수 없는 구조”라며 “(PF대출의 경우)물론 심사과정에서 철저히 분석하겠지만 갑작스런 시장 변화로 사업성을 잃는 순간부터 일은 꼬이게 된다”고 말했다.

한 대형건설사 공공개발사업팀 관계자 역시 “대규모 복합개발사업의 경우 무분별한 PF로 인해 잘되면 로또라는 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사업을 이끌어가는 쪽이나 금융권 모두 철저한 심사과정을 통한 진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토지가격을 비롯한 과잉공모나 중복된 개발테마 등의 문제점을 개선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연구위원은 “사업주체들간의 의견 조율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제3의 협의 및 조정기구가 설립돼야한다”며 “민간 컨소시엄의 경우 예측치 못한 경기적, 정책적 환경의 변화로 사업 추진이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과도한 사업계획에 대한 반성도 필요한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대부분 공공-민간 합동형 PF 공모사업들이 사업 시기와 내용은 물론 사업주체 간의 리스크 재조정 등 사업구조의 변경이 우선”이라며 “사업협약 및 계획의 변경은 특혜시비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고, 개발계획의 수정은광역적인 차원에서 검토되기 때문에 공모형 사업들을 전담하는 제3의 조정기구의 설립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유앤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사업성이 떨어지자 결국 재무적 투자자들이 사업 참여를 안하고 시공사 역시 사업규모와 리스크 우려가 높아 보증을 서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재무적 투자자와 시공사 보증문제가 해결되거나 초과이익을 재배분하는 방법도 고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