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한 소비자 시민단체가 최근 ‘시중판매 닭고기에 항생제가 검출됐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낸 데 대해 양계업계가 ‘과도한 언론플레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양계업계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는 ‘복 시즌’을 앞두고 시민단체가 관련당국과 협의나 논의 없이 서둘러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한 데 대해 불쾌함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양계업계는 “기준치에 못 미치는 소량의 검출분을 마치 전체 닭고기 제품에서 항생제가 기준치를 넘은 것처럼 몰아갔다”며 시민단체의 이번 태도를 ‘양계산업 죽이기’라고 주장했다.
소비지시민모임(이하 소시모)는 지난 8일 보도자료를 통해 시중에서 판매하는 닭고기 제품에서 엔로플로사신과 시프로플로사신 등의 항생제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소시모는 “이들 항생제가 가금류에 투여될 경우 내성을 지닌 균류가 발현됨에 따라 사람에게 2차 감염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지난 2005년 7월부터 미국 FDA에서 이미 사용을 금지했기 때문에 국내에도 엔로플록사신 사용금지에 대한 법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 엔로플로사신은 항균제의 일종으로 현재 국내에서 법적으로 허용된 의약품이다. 소시모에서 문제시 했던 엔로플록사신의 검출량 또한 국내 기준치 0.1ppm 중 0.003ppm정도로 기준치에 못 미치는 극히 미미한 량이었다.
소시모가 주장하는 ‘미국 FDA에서도 사용을 금지했으므로 국내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말도 다소 억지스런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다.
전세계적으로 기준치를 마련시 자국의 가축사업 산업 특성과 실태, 속성 등 종합적인 상황을 검토해 항생제 기준치를 두고 있다. 이번에 소시모에서 검출됐다며 발표했던 엔로플로사신도 내성을 유발하는 항생제 중 하나 인 것은 맞으나 미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서 사용을 허용한 약품이었던 것.
농림수산식품부 강대진 사무관은 “미국의 경우 매년 600만명 이상의 환자를 발생시킬 정도로 식중독 사고에 노출됐는데, 이는 대부분 캄필로박터균에 의한 식중독”이라며 “이 병균은 엔로플록사신 등의 항생제를 가금류에 투여할 경우 내성을 지닌 캄필로박터균이 발현되기 때문에 미국에서만 사용을 금지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 사무관은 이어 “지난 2007년 전문기관과 함께 해당약물에 대한 유해성 평가를 거쳐 충분한 안전역을 부여해 설정된 기준으로 유해의 정도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고 내성또한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며 “식중독의 주요 원인이 되는 살포넬라 균에 특효인 이 항생제를 사용안할 경우 오히려 더 큰 병균을 양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소비자시민모임은 관련법안 개정과 관련해 사전에 논의나 협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조사활동에 대한 발표를 해야 하니 발표부터 해버렸다”며 “단지 발표 전일 오후 금지해달라는 단순 요청만 있었을뿐 검출 조사에 대한 내용이나 결과, 취지의 언급 없이 보도자료를 내면서 언론플레이를 해 버렸다”고 전했다.
◆“국민 속이고 조롱한 행위”
소시모의 보도자료 발표 다음날인 9일 양계업계는 강도 높은 비난에 나섰다.
한국가금산업발전협의회 문정진 사무총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닭고기 항생제 검출 건 보도자료에 대해 소비자시민모임에 강력히 항의한다”고 밝혔다.
문 사무총장은 “전체 닭고기에서 항생제가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된 것처럼 보도한 소시모가 안전한 닭고기를 불량 닭고기인 마냥 취급했다” 며 “국민들을 속이고 조롱한 행위”라고 강력하게 반박했다.
그는 이어 “항생제검출 검사시 기준치 이하인 엔로플록사신 검출량 0.003ppm이 나왔다면 아무문제가 없다고 발표 하는 것이 옳은 일인데 언론에 보도자료를 유포해 파장을 불러일으킨 소시모측을 이해할 수 없다”며 “항생제 사용금지 법안이 제정돼야 한다면 관계 부처에 공문을 보내는 것이 순서인데도 양계산업을 볼모로 잡는 행태는 양계산업에 종사자들을 무시하는 처사” 라고 항변했다.
또한 한국가금산업발전협의회, 한국계육협회, 한국토종닭협회는 9일 소시모를 상대로 집회신고를 하고, 종로에 위치한 소시모 사무실앞에서 1인 시위를 강행했고 소시모 사무실을 항의 방문해 성수기에 소비 위축의 원인을 제공한 파장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했다.
◆대형할인매장서 관련제품 이미 철수
이로 인해 양계농가 및 관련 업체 피해 역시 심각한 상황이다. 이번 과잉 언론보도로 인해 한 업체는 대형할인매장에서 납품한 닭고기가 퇴출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언론보도 이후 관련제품에 한해 닭고기 제품을 철수시켰다”며 “권위있는 단체에서 발표한 만큼 먹 거리에 예민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고려해 즉각적인 대응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가금산업발전협의회는 이에 대한 책임을 소시모측에 묻고, 다시 닭고기상품 입점이 가능하도록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