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국내 완성차업체의 거침없는 질주에 이어 부품업체들도 덩달아 웃음을 띠며 현대·기아차의 상승 행진을 바짝 뒤쫓고 있다. 특히 부품업체는 완성차업체와 발맞춰 올 상반기 최대실적을 거두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부품업체들의 본격적인 성장은 지금부터”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그 이유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정식 발효에 대한 기대감 △일본 엔화 강세에 따른 가격 경쟁력 부각 △유럽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로 해외 완성차 업체 부품 수주 가능성 △현대·기아차의 해외판매 급증으로 인한 공장 가동률 상승 등이 꼽힌다. 부품업종의 대표주자 현대모비스를 비롯한 한국타이어, 성우하이텍, 평화정공 등 상당수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주가는 올 상반기 사상최고가를 수차례 갈아 치우는 기염을 토했다.
상반기 자동차 판매가 급증하면서 자동차 부품업종 또한 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최근 시장에서는 대형주 뿐 아니라 중소형 자동차 부품주들까지 저평가 논란 속에서 주가 리레이팅(재평가)이 한창인데다 한국타이어, 평화정공, 세종공업, 에스엘 등은 무더기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아울러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G20 정상회의에서 오는 11월까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조정을 마무리 짓자고 제안했고 그 최대 수혜로 자동차 업종이 떠오르고 있는 것.
일본의 엔화 강세도 자동차 부품업종의 경쟁력을 키워주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주요 경쟁사인 일본 자동차 부품업체가 엔화 강세에 따라 가격 경쟁력을 상실해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매력은 높아지고, 또 원화 약세에 따른 가격 경쟁력을 추가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현대모비스는 아직도 저평가”
증권업계는 작년 초부터 주가가 무려 3배 이상 오른 현대모비스에 대해 “전 사업부문의 성장성 대비 현 주가는 아직도 저평가 된 상태”라고 말한다. 현재 현대모비스의 시가총액은 약 20조원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8위에 올라 2008년 말 25위에서 SK텔레콤, LG전자, 현대중공업 등 쟁쟁한 국내 대표 기업들을 제치고 2년 만에 17계단이나 상승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 지분 20%를 소유하고 있어 현대차의 납품회사이자 최대주주로 현대·기아차의 판매호조 수혜를 고스란히 이어 받아 모듈사업 부문이 전년 대비 16.5%나 늘어났다. 특히 오토넷과의 합병으로 전장 및 멀티미디어 매출이 크게 증가해 매출 10조원 장벽도 훌쩍 뛰어 넘었다.
올 상반기에는 내수와 수출 모두 호조세를 보여 실적 개선을 견인했고 업계에서는 2분기 실적 또한 원화 강세와 보수용 수출 물량 증가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조4251억원, 438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35.4%, 20.5%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순이익도 영업 호황과 지분법이익 증가 등에 힘입어 최대인 5598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현대모비스 주가도 무섭게 질주해 올 초 14만원 선에서 꾸준히 올라 21만2000원의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연일 신고가를 다시 쓰던 현대모비스의 주가가 최근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이유는 지난 1일 조선일보 1면에 보도된 ‘현대차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설’ 때문. 이날 하루 동안 현대모비스의 시가총액은 7300억원이 증발됐다.
투자자들은 이 같은 루머로 상승 추세가 꺾일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 역력하지만 금융권에서 내놓은 전망은 밝기만 하다
하이투자증권 최대식 애널리스트는 “올해 전 사업부문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벨류에이션상으로 저평가되어있는 점이 메리트가 되고 2분기 실적 모멘텀이 강력해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김병국 애널리스트도 “핵심부품 매출 확대에 힘입어 매출의 고부가가치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주요 자회사인 현대차의 국내외 판매 호조, 중국 등 해외법인 실적 개선에 힘입어 연간 기준 현대모비스의 지분법평가이익 규모는 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했다.
우리투자증권 손명우 연구원은 “국내외 사업이 개선되고 사업구조도 매력적이어서 투자메리트가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며 “현대모비스 이익의 57%를 차지하는 AS사업은 국내보다 해외 마진이 높아 해외 판매 증가 속도가 빠른 현대∙기아차의 추세로 볼 때 향후 이익 확대가 예상된다”며 투자의견 매수에 목표주가는 종전 24만원에서 26만원으로 8%나 올렸다.
▲한국타이어 두고선 국내외 전망 엇갈려
타이어 대표주자인 한국타이어는 자동차 부품업종에서 현대모비스와 쌍두마차를 이루며 선두에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한국타이어가 천연고무 가격 인상으로 2~3분기 실적부진을 면치 못하겠지만 천연고무 가격이 올 4월 톤당 3340달러까지 오른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4분기부터는 실적개선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말 경쟁업체인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반사이익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져 기분 좋게 한 해를 마감했지만 이것도 잠시, 올초부터 천연고무 가격이 톤당 3000달러를 넘어서는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실적부진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쇄도했다. 주가 또한 하락 추세로 반전해 4월에는 고점대비 20% 넘게 빠져 52주 최저가를 기록하기도 한 것.
하지만 올 1분기 연결경영실적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501.2%의 엄청난 상승폭을 기록하며 2122억원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 매출 또한 전년동기 대비 17.6% 증가한 1조334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5월에는 원재료인 천연고무 가격 하락을 비롯, 해외법인의 실적과 재무구조 개선에 힘입어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장기 신용등급이 6년 만에 한 단계 상향조정 됐고 지난 1일에는 미국 소비자협회에서 발간하는 컨슈머리포트 7월호에서 ‘최고의 사계절 타이어’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주가도 상승추세로 반전, 연일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는 형국이다.
삼성증권은 7일 한국타이어를 신규 추천종목으로 내놓으며 “유가하락으로 천연고무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의 하향이 전망되고 국내를 비롯해 미국·중국 등에서 제품가격의 인상으로 평균 판매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며 “중국의 본격적인 자동차 대중화로 타이어수요가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KTB투자증권 김두현 연구원도 “고무가격 인상으로 인한 2~3분기 실적부진은 이미 시장에 알려진 사실”이라며 “4분기부터는 하향 안정화된 고무가격과 1, 2분기 8~9% 인상된 판매단가가 실적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외국계 증권사만큼은 한국타이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일 한국타이어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비치며 투자의견 매도를 제시했다. 그 이유로는 “향후 고무가격 하락, 평균판매단가 인상, 원화약세 등이 동반되면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지만 현 주가는 벨류에이션이 이미 충분히 반영된 상태”라며 “경쟁업체들이 지난해 부진을 딛고 생산량이 크게 증가하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한국타이어의 생산량 증가율은 전년 대비 최소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도 이날 자동차 산업 분석보고서를 통해 “한국타이어는 올 초 원재료가 인상 탓에 부진한 성과를 기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