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유통업계, ‘굴욕 마케팅’으로 소비자 사로잡아

박광선 기자 기자  2010.06.30 09:30:22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최근 가장 많이 쓰이는 유행어 중 하나로 <굴욕>을 꼽을 수 있다.

<굴욕>은 본래 남으로부터 업신여김을 받는 매우 수치스러운 일 또는 상황을 뜻하는 말로 심각하고 무거운 상황에서 사용되어 왔으나, 최근 그 의미가 다소 완화되어 가벼운 실수나 해프닝에도 스스럼없이 사용되고 있다. 또한, 굴욕의 당사자들도 이를 감추거나 피하기 보다는 부끄러움을 개의치 않고 함께 웃으며 즐기는 추세다. 이제 <굴욕>은 소비자들의 새로운 문화 코드로 떠오르고 있으며 한 번의 굴욕으로 스타가 되기도 하고, 그 어떤 ‘엄친아’나 ‘엄친딸’보다 더욱 주목을 끌기도 한다. 나아가 최근에는 굴욕을 자청(?)하는 <공약> 열풍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이에, 많은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최신 문화적 관심사로 떠오른 굴욕 마케팅으로 타겟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보다 즐겁고 친숙하게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코카-콜라사의 환타는 최근 방영된 CF에서 굴욕의 순간을 쿨~하게 반전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환타>를 제안한다. 한껏 멋을 낸 파티걸 GiGi는 우아하게 걷다가 그만 유리창에 얼굴을 부딪히는 일생일대의 굴욕의 순간을 맞게 되었으나, 심각하게 생각하며 피하기 보다는 환타를 들고 춤으로 동작을 연결하여 위기의 순간을 모면하고 파티 히어로가 된다.

환타의 이러한 굴욕과 반전의 컨텐츠는 CF뿐만이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이어진다. 온라인 포털사이트 버디버디(http://jamtalk.buddybuddy.co.kr/FantaZone/Step1.asp)에서는 일까지 <굴욕의 순간 댓글 달기>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매주 베스트 답글을 선정하여 푸짐한 경품을 제공한다.

이에 앞서 환타는 지난 5월부터 버디버디 사이트를 통해 <나의 베스트 굴욕 순간>에 대한 온라인 설문 조사를 실시하였고, 패션 전문 매거진 ‘엘르’ 사이트를 통해서도 <나의 Best 굴욕 에피소드 사연 공개>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다각도의 굴욕 마케팅을 펼치며 ‘심각해? 환타로 즐겨봐!’라는 즐거움 가득한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애교만점 와이프의 뽀뽀에도 피로를 회복하지 못하고 골아 떨어진 남편, 사우나에서 피로를 풀다 상사와 마주친 샐러리맨, 대본 연습 중 잠이 들자 ‘자는 연기’라고 둘러대는 성동일.

동아제약 박카스 CF는 주인공들이 피로 회복을 위해 여러 가지의 민간 비법(?)을 동원해보지만 그 어느 하나 속 시원히 피로를 풀지 못해 결국 굴욕을 당한다는 에피소드를 시리즈로 이어 나가고 있다.

‘동아제약 박카스’는 이렇게 자신에게도 있을 법한 피로 굴욕 에피소드를 활용하여 “진짜 피로회복제는 약국에 있습니다.” 라는 한 줄의 카피를 더욱 극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우월한 매력의 스타 모델들을 굴욕 상황에 빠트리며 소비자들에게 즐거움과 함께 친근함을 전달하고 있다.

꽃보다 남자의 ‘지후 선배’로 세계적 한류 스타로 떠오른 김현중은 삼성이마트카드의 놀라운 할인 혜택에 “저 좋아하죠? 저 잘생겼죠? 아~ 연예인이라서??”라며 자아도취에 빠졌다가 규정대로 할인을 적용했을 뿐인 계산원 아주머니에게 “니 누꼬?”라며 핀잔을 듣는 굴욕을 당한다.

‘완판녀’로 등극하며 주가가 한창 상승중인 황정음 또한 삼성카드 CF에서 백치미의 진수를 보여주며 굴욕을 겪는다. 이전의 광고에서 한 번도 1등을 해본 적 없다던 그녀가 ‘2010 카드 잔여 포인트왕’에 선정된다. 파란 드레스를 입고 우아하게 시상대로 걸어가 미스코리아처럼 한 손을 흔들며 이어진 그녀의 수상 소감, “쓸 줄 몰랐습니다~.”

알뜰하거나 특별한 비법이 있어서가 아닌 포인트를 사용하는 방법을 모르다 보니 포인트가 차곡차곡 쌓여 포인트왕에 선정된 것이었다. 충격적인 발언에 입이 떡 벌어진 관객들 앞에서 굴욕을 당하고도 천진난만하게 밝기만한 그녀의 백치미는 더욱 빛을 발했다.

스타들의 이러한 굴욕의 모습에 소비자들은 오히려 뜨거운 호응을 보이고 있다. 삼성카드의 광고 동영상 및 각종 패러디들이 인터넷을 달구며 이슈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코카-콜라사 환타의 마케팅 담당자는 굴욕 마케팅의 부상에 대해 “최근의 소비자들은 아무리 심각하고 무거운 상황이라도 가볍고 경쾌하게 넘길 수 있는 쿨함과 즉흥성, 감수성을 중시한다. 또한 동경의 대상이었던 스타들의 굴욕적인 모습에서 오히려 완벽할 수 없는 인간적인 공감과 더 큰 애정을 느끼게 된다.”고 전했다. 이어 “환타 역시 ‘굴욕’이라는 최신 문화 트렌드를 제품의 메시지와 연결시킨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더 큰 공감과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