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에쓰오일과 한진택배가 지난해 손을 맞잡고 국내 최초로 시도한 주유소 택배서비스가 구설수에 시달리고 있다. 양사는 이 서비스를 야심차게 준비했지만 택배서비스에 대한 주변 시선이 그다지 곱지 않다. 이 서비스 실시 이면엔 모종의 ‘배경’이 있을 것이라는 의구심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양사가 주유소 택배서비스를 실시하는 진짜 이유는 뭘까. 또 숨기고 있는 것은 뭘까. 에쓰오일과 한진택배가 실시한 주유소 택배서비스의 비밀을 세차례에 걸쳐 심층취재 보도한다.
지난해 8월 20일 에쓰오일과 한진택배는 전략적 제휴를 맺고 주유소 택배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에쓰오일은 수도권 120곳을 비롯해 전국의 계열 주유소 500여곳에 택배취급점을 개설해 택배 화물 접수와 보관, 배송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기존 택배회사와의 차별화를 위해 가정이나 직장에서 택배 물품을 받기 어려운 고객들을 위해 배송 물품을 고객이 직접 수령할 때까지 맡아 두는 임시보관 서비스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계획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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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8월 에쓰오일과 한진택배의 전략적 제휴로 실시하게 된 주유소 택배서비스. 양사는 같은 날 이를 홍보하며 적극적인 모습이었지만 업계에서는 에쓰오일 주유소만을 이용한 택배서비스를 지금까지 의아하게 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대대적으로 홍보한 에쓰오일-한진택배 주유소택배서비스 홍보 장면. |
이처럼 양사는 주유소를 찾아오는 고객에게 택배서비스로 타사와의 차별을 선언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서비스가 대한통운을 의식한 나머지 말도 안 되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말도 안 되는 서비스?
업계 한 관계자는 “뭔가 획기적인 것을 보여주고 하다 보니 그렇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한 뒤 “택배는 찾아가는 서비스지 찾아와서 (물건을) 맡기기를 기다리는 서비스가 아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고객에게 큰 의미를 둔 서비스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승용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도 보기 어려운 것이 모든 주유소와 제휴를 맺은 것도 아니고 에쓰오일 주유소하고만 했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이 같은 제휴가 대한통운을 의식한 나머지 업계 1위를 사수하고픈 마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뭔가 어설퍼 보인다는 주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택배업 강자로 불리는 대한통운은 최근 지속적인 실적 상승세로 3년 연속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이때부터 한진택배는 대한통운의 그늘에 가려 2인자로 신세로 전락한 것.
이에 한진택배는 대한통운을 견제하고 다양한 서비스망 확보 차원에서 에쓰오일과 함께 이 같은 서비스 제휴를 맺었다. 그렇다면 왜 규모가 큰 주유소도 아닌 에쓰오일과 제휴를 맺은 것일까.
업계에서는 이들 간의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에쓰오일의 2대주주는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진에너지. 한진그룹은 당시 에쓰오일 인수를 위해 대한항공, 한진해운, 한국공항 등과 출자해 회사를 설립했는데 이 회사가 바로 한진에너지다.
이후 지난 2007년 3월 롯데그룹, 대림산업과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에쓰오일의 지분 28.41%를 인수, 최대 주주인 네덜란드 AOC와 함께 공동경영을 하고 있다. AOC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자회사다. 이는 에쓰오일이 쉽게 협조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진택배 관계자 역시 “거기(에쓰오일)에 우리 지분이 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에쓰오일을) 도와주려는 부분도 있다”고 말해 이 같은 관계자 작용했음을 일정 부분 시인했다.
또 이 같은 서비스 제휴를 누가 먼저 제의했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지만 우리(한진택배) 쪽에서 먼저 제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와주려는 부분도 있다”
한진택배 관계자는 “아직 서비스를 타 주유소로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택배를 좀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채널을 확보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며 “다른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다.
한진택배 측은 현재 이를 통한 매출 현황 등의 자료를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오는 8월이면 주유소 택배서비스를 실시한 지 1년이 되지만 한진택배 관계자는 “아직 1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서비스 실적 등을 얘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화하면 바로 오는데 (물건을) 차에 싣고 주유소까지 갈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택배서비스 제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