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이 내일(1일) 병의원들의 감염관리 실태를 고발한 예정인 가운데 대한의사협회가 MBC의 취재 계획을 미리 알고 회원들에게 주의를 요구하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병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미리 손을 쓴 것이지만, 보도 내용은 충격적인 실상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병원들의 감염관리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반증이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장동익)는 MBC PD 수첩이 취재에 막 들어간 7월초 이에 대한 사실을 알고 전국 16개 시도의사회에 공문을 띄웠다.
의료용 기구 등에 대한 멸균, 소독 등의 관리 강화는 물론, 지도 감독을 더욱 철저히 하라는 것이 주된 내용.
또 의협은 언론매체를 활용해 소속 회원들에게도 이같은 내용을 직접적으로 홍보함은 물론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지도 점검은 물론 자율징계활동을 하고 있다고 31일 설명했다.
의협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보도 내용은 지난 5월 치과 실태 고발과 마찬가지로 충격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의원급은 물론 종합병원마저 기준을 어기고 있었고 내용이 방대해 1, 2부로 나눠 편성했을 정도다.
[관련기사 참조]알면서도 개선하지 못한 상황. 그만큼 병원들의 감염 관리 문제가 고질적인 현상이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한 병원 관계자는 “어느 병원이 취재 대상이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지금까지 해 왔던 행태를 쉽게 고치겠냐”며 “이는 병원들의 감염 대책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리 공문을 보낸 의협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시민단체는 “미리 알려준다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 하려고 했던 의도가 아니겠냐”면서 “진정으로 위생적인 의료기관 여건을 원한다면 언론의 비판도 겸허히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