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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행 기업 걸음스톱…혁신·기업도시는 재조명?

수정안 상임위 부결 각종 메리트사라져 투자백지화 가능성

임혜현 기자 기자  2010.06.22 17:4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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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서 부결되면서, 관련 문제들의 향방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22일 국회 국토위는 세종시 관련 4대법안을 부결처리했다.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본회의로 이 문제를 넘겨 처리를 강행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이번 상임위 처리 결과에서 보듯 수정안 통과를 자신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기 때문에 '원안 추진'을 염두에 둘 필요가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수정안 통과 실패하면 기업 유치지원 어려워져 

상임위에서 부결된 안건이라 하더라도 국회의원 30명의 요구가 있으면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지만(국회법 제 87조), 이번 상임위 결과에서 보듯 한나라당이 본회의 부의를 통한 처리를 낙관하기는 어렵다. 한나라당은 상임위 내 18표 중 6표가 이탈하는 상황을 겪었다. 다수당이라고는 하나, 본회의에서도 이같은 누수를 겪을 수 있다. 일명 친박으로 분류되는 약 50여명의 표는 원안 처리를 고집하는 박근혜 전 대표의 의중에 따라 이탈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한나라당이 법안 통과 정족수를 채우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본회의에 부의하든 하지 않든 한나라당 내 친이계는 이번 문제로 큰 부담을 안을 수 밖에 없다.

곤란해진 것은 한나라당 뿐이 아니다.

청와대는 기업들과 MOU를 맺는 등 의욕적으로 세종시로의 기업 입주 유치작업을 벌인 바 있다.

하지만 세종시 수정안이 이처럼 표류하면서 기업들의 세종시 이전 계획 역시 전면 백지화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 현재 세종시 입주를 희망한 기업·대학들의 결심은 정부가 제공할 각종 인센티브와 무관치 않다. 하지만 이번에 관련 법안들이 모두 상임위에서 부결되고 본회의 부의 및 통과 가능성도 불투명해 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과 토지공급, 세제지원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할 근거가 없게 된다.

이에 따라, 삼성, 한화 그리고 롯데 등 관련 기업들의 세종시 입주 계획이 백지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삼성이 2조원 이상, 한화가 1조원 이상을 투입하고 롯데는 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하는 등 큰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이 자금은 세종시로 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과학벨트는 어디로 가나? 혁신·기업도시 재조명 가능성

이렇게 기업들의 개별 투자가 방향을 잃게 된 가운데, 과학비즈니스벨트의 향후 운영 방향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과학벨트는 정부가 세종시 성격을 행정도시에서 교육과학중심 경제도시로 변경하는데 핵심적 역할을 담당한 키워드다. 과학벨트도 관련 법이 국회 교육과학위원회에 제출돼 있다. 이날 국토위에서 부결된 각종 법안과 밀접한 연관이 있지는 않다. 하지만, 세종시에 입지하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진 개념인 과학벨트 개념이기 때문에, 수정안 부결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원점 재검토까지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역시 수정안 부결시 과학벨트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한편, 혁신·기업도시의 경우 세종시 수정안 부결로 상대적으로 활기를 띨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간 세종시로 각종 기업 유치 등의 초점이 쏠리면서 전국 각지의 혁신·기업도시들이 부각되지 못했던 것. 하지만 세종시 문제가 행정도시 성격으로의 원안 추진을 밟게 되면 이들의 재조명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이미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31개 공공기관의 청사를 연내 착공할 계획이다. 연내 착공하지 못한 나머지 기관은 올해 말까지 부지매입을 마치고 내년 초에는 모두 착공하기로 했는데 세종시 수정안이 방향을 잡게 되면서, 이들 투자에 미온적이라는 의구심을 벗어나게 된다.

아울러 눈치보기 식으로 지방이전을 늦추는 이전 대상 공공기관들도 독려를 받게 될 전망이다. 공공기관 이전 및 부지공사 추진을 활성화하기 위한 지방이전 추진점검 제도 도입 등이 이번 수정안 부결 국면에서 빨리 진척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