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LED TV와 3D TV 시장이 고속 성장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관련 부품 협력사들의 1위 자리 쟁탈전이 ‘진흙탕 싸움’으로 비화되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1, 2위인 신화인터텍과 미래나노텍이 원천기술 특허권을 놓고 법정 공방을 펼치고 있는 것. 매출액 및 투자유치 가능성 등 성장동력 발굴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데 이번 소송의 의의가 있다. 현재 양사는 이에 대해 저마다의 입장이 있는 분위기다. 내막을 살펴봤다.
LED TV, 3D TV가 큰 인기몰이 중인 가운데 디스플레이 업계가 신났다. 디스플레이 업계의 수혜가 예상되기 때문인데 정작 업계1,2위인 신화인터텍(056700)과 미래나노텍(095500)은 원천기술 특허를 놓고 진흙탕 싸움 중이다.
◆감정의 골 이미 깊어…
발단은 미래나노텍의 대만 합작회사 웰스텍이 지난 8일 현지 법원에 신화인터텍 본사와 대만 법인을 대상으로 ‘마이크로 렌즈 필름’에 대한 특허침해금지 및 손해 배상 소송을 내면서부터다.
마이크로렌즈 필름은 PET필름 위에 반구 모양의 패턴을 입힌 제품으로 LCD 백라이트 유닛(BLU)에 적용돼 빛의 효율을 개선시키는 제품이다. PC 모니터, TV에 고루 쓰이는 제품으로 미래나노텍은 마이크로렌즈 필름에 대한 특허를 작년 9월 취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래나노텍은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 서치’의 자료를 근거로 이 기술이 자신들의 고유 기술이라 밝히며 신화인터텍이 마이크로렌즈 필름 특허를 침해했으니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신화인터텍은 이 같은 주장을 부정하는 동시에 11일 미래나노텍을 상대로 ‘프리즘 광학 시트와 백라이트 어셈블리 및 액정분리 표시장치’ 특허권 침해 맞소송을 했다.
신화인터텍 관계자는 “자사도 고유한 마이크로렌즈 필름 제조 기술을 갖고 있다”며 “미래나노텍이 주장하는 원천기술은 먼저 기술을 선점한 업체의 기술을 조금씩 바꾼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 “대만 제품 점유율이 높은 자사에 소송을 걸어 납품을 막은 후 미래나노텍의 점유율을 높이려는 시도”라며 “미래나노텍의 특허권 침해 주장은 허구”라고 덧붙였다.
신화인터텍의 프리즘 광학시트 특허권 맞소송에 미래나노텍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미래나노텍의 한 관계자는 “작년 자사가 삼성 3D TV 프리즘 시트를 독점 공급했다”며 “당시 신화인터텍은 프리즘 시트 개발을 못 해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였는데 어떻게 우리가 특허를 침해한 것이냐”고 되물으며 “신화인터텍의 소송이 3일 만에 급조된 것인 만큼 소송에서 승소할 자신이 있다”고 답했다.
업계에서는 두 업체의 이런 갈등이 몇 년 전부터 예견된 것이라고 말한다.
증권사 관계자들은 “예전부터 두 업체가 만나면 세계 1위, 국내 1위라며 서로 견제하는 분위기였고 작년에도 비슷한 소송분쟁이 생길 뻔했던 만큼 감정의 골이 깊다”고 전했다.
◆매출액, 주가 상승이 핵심
“1위”라는 타이틀을 놓고 두 업체가 법정 대응을 불사하는 이유는 매출액과 주가 상승을 비롯해 유리한 경영 환경 조성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한화증권의 김희성 연구원은 “특허 분쟁으로 인해 양쪽 모두 소송비용과 대외 이미지에 타격을 입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소하면 매출액이 상승할 것”이라며 “대만과 한국 양국에서 신화인터텍의 매출액이 미래나노텍 보다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하이투자증권의 진홍국 연구원은 “이번 소송이 기업 펀더멘탈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소송에서 승소하면 주가가 유리하게 형성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소송에서 지면 상대 회사에 로열티를 지불하거나 최악의 경우 상품 판매를 전면 철회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매출액과 주가를 비롯한 기업의 향후 성장 동력에 영향을 끼치는 소송인만큼 양 측의 주장은 팽팽히 대립하고 있다.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에서 이제 남은 것은 법원의 판결이다. 초미의 관심사인 판결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키움증권의 김성인 연구원은 “두 곳의 IT기술은 미묘하게 다른 것이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판결의 성패를 쉽게 가름할 수 없다”며 “결국 협상으로 끝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부국증권의 장인범 연구원도 “본래 IT기술은 기존 기술을 조금씩 바꿔 새롭게 특허권을 취득하거나 특허 침해를 피해갈 수 있다”고 설명하며 “이번 소송은 라이벌 회사 간의 자존심 대결이다. 원천기술 문제로 판매가 중단될 경우도 드물기 때문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지는 않을 것이다”고 예상했다.
월드컵 붐을 타고 떠오르고 있는 차세대 TV 관련주. 그러나 정작 대표 수혜주로 손꼽히는 두 디스플레이 업체는 소송 분쟁으로 인해 주가가 동반 하락하고 있다.
22일 미래나노텍은 1만3800원을 기록하며 보합세로 거래를 마쳤고 신화인터텍은 하루 쉬어간 18일을 제외하고 7거래일 연속 하락해 1만34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들의 치열한 싸움이 어떤 결과로 귀결될지 관련 업계와 증권가는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