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과열양상을 보이던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의 성적표가 좋지 않았기 때문.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공모가보다 주가가 떨어진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라고 강조하고 있다.
최근 스팩의 공모실적은 기대 이하다. 과열 양상이 가라앉으며 투자자가 줄어 한국투자신성장, 대신증권 그로쓰, KTB, 교보의 스팩이 모두 상장을 연기했고 히든챔피언스팩(123160)도 공모주 청약미달로 남은 물량을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이 인수했다.
이미 상장한 스팩도 주가가 공모가 수준까지 하락하며 자존심이 구겨지기는 마찬가지다.
동양밸류스팩(122290)은 17일 오후 2시 20분 공모가 1만원보다 낮은 9770원에 거래되고 있고 현대증권스팩(122350) 6890원, 대우증권스팩(121910) 3530원, 미래에셋스팩(121950) 1855원, 우리스팩(122750) 9570원으로 대부분 공모가보다 낮거나 공모가 근처에 머무르는 형국이다.
이 같은 흐름은 스팩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물거품이 됐다는 회의적인 시각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러나 스팩이 출현한지 반년 남짓인 것을 감안할 때 어두운 전망은 시기상조라는 분석이다.
스팩은 본래 비상장 우량기업과의 합병을 통해 기업 상장을 용이하게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다.
스팩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공모 후 상장하면 비상장 우량기업이 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주식시장에 상장한다. 투자자들은 매수했던 스팩의 주식을 스팩과 합병한 기업이 상장하면 매도해 차익을 실현한다.
이런 구조에서 공모 당시부터 스팩이 높은 가격을 형성한 것은 오히려 인수합병 자체를 어렵게 하는 악조건이었다. 따라서 현재의 주가 흐름은 스팩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가운데 다소 침체된 양상으로 볼 수 있다.
정부가 2010년 바이오시밀러, LED, 그린카 등 신 성장 동력사업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상황 역시 스팩의 침체가 일시적이라는 전망을 가능케 한다. 신기술 보유 기업들이 향후 스팩을 통해 상장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것이다.
한화증권의 정보승 연구원은 "2011년과 2012년에는 신기술을 보유한 비상장 회사들과 지식경제부가 추진하는 신성장동력 스마트프로젝트가 맞물려 시너지 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 연구원은 "유동성을 줄이려는 출구전략이 예고되는 상황에서 M&A가 힘든 것은 당연하다"며 "공모가 이하로 떨어지면 5% 손실 위험 부담 없이 투자하는 것이므로 저가 매수의 기회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스팩 시장의 침체를 저가 매수의 기회로 보고 펀드 비중을 늘리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
스팩을 펀드에 운용하는 KTB자산운용과 동부자산운용은 주가가 떨어지자 각각 대우그린코리아스팩 29만 6900주와 동양 밸류오션 스팩 15만8700여 주를 추가 매입했다. 대우그림코리아, 미래에셋제1호, 현대드림투게더 스팩펀드의 주간 수익률이 각각 0.7%, 3.9%, 6.8% 상승으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처럼 저가 매수를 노린다면 주의할 것이 있다. 전문가들은 모든 스팩이 정부가 선정한 17개 신성장동력 산업을 M&A 대상으로 삼은만큼 나중에 상장한 스팩은 우량 기업을 선점하기 어렵다며 먼저 상장한 스팩에 투자하는 것이 투자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KTB투자증권 조성경 연구원은 “스팩이 수익을 내려면 1년 정도 걸리므로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고 투자해야 한다”며 “스팩의 특성 상 먼저 상장한 스팩이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또 “스팩의 향방은 먼저 상장한 대우, 현대 스팩 등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선발 스팩들의 실적이 나온다면 스팩 시장의 침체가 멈춰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