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한강변 첫 초고층 아파트 건립사업이 조합원들에게 ‘피눈물’을 남긴채 표류하고 있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한강 르네상스의 핵심 사업지인 성수 1지역의 해당 사업이 부동산관리신탁과 시공사 그리고 지역 조합간의 의견 불일치로 인해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성수1지역 주택조합에 따르면 이 지역에는 시공사인 두산중공업이 50층 높이의 아파트 4개동 총 546가구를 건설할 예정으로 이중 326가구가 조합원에게 돌아간다. 지난해까지 사업을 추진하던 시행사가 자금난으로 물러나면서 한 차례 위기를 겪었지만 조합은 그해 6월 공매를 통해 사업권을 인수하며 초고층 아파트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았다.
그러나 문제는 조합이 사업부지를 낙찰받는 과정에서 시공사의 보증으로 총 3600억원을 조달하면서 발생했다. 주민들이 직접 땅을 사들여 개발을 추진하는 지역주택조합임에도 불구하고 토지매입에 어려움을 겪는 6년동안 시공사가 어느새 사업을 끌고가는 주체가 되버린 것이다.
![]() |
||
| ▲ 6월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KB부동산신탁 16층 입구에는 두산중공업측이 KB부동산신탁에 제출한 토지처분에 대한 수의계약을 막기 위해 조합원들이 모였다. |
◆ 시공사 때문에 시행사 조합원 모두 큰 피해
6월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KB부동산신탁 16층 입구에는 두산중공업측이 KB부동산신탁에 제출한 토지처분에 대한 수의계약을 막기 위해 조합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15일 14:00분까지 조합원이 토지금 36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할 시에는 토지는 수의계약 원칙에 의해 두산중공업에 넘어가기 때문.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지난 2001년 10월13일 당시 N개발(시행)과 동부건설(시공)은 서울시 성동구 성수 1가 547번지 일대 재개발 구역에 대한 공동주택 참여동의서를 시작으로 작업에 착수했다. 그 후 2004년 시공사로 있던 동부건설이 두산중공업으로 바뀌는 시공계약을 하면서 토지매입, 대금지불을 개시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두산중공업은 당시 토지금 2400억원에 대한 지급보증을 섰다.
그러나 시행사가 토지에 대한 채권을 상환하지 못하자 두산중공업이 3600억원의 채무보증을 섰고 조합원들은 토지를 받아 KB부동산신탁에 넘겼다. 문제는 조합원이 3600억원을 대출받아 공매를 통해 받은 토지의 대출 만기가 돌아왔을 때 부터다.
조합원들이 이 자금을 상환하지 못한채 사업이 지연되자 채무보증을 섰던 두산중공업이 조합원들을 대신해 4100억원(3600억원+500억원)을 두산중공업에서 시행사로 선정하려던 한양개발에 변재했다. 결국 두산중공업은 KB부동산신탁에 토지 처분 요청을 내리고 그 땅을 다시 제3자로 넘기려고 했다는 이야기다.
성수1지역주택조합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측에서 토지를 이전해 조합원 분을 빼고 일반분양으로 아파트를 지으려고 한다”며 “원래 해주기로 했던 확정 분양가는 물론 대출도 해주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다른 조합원 김 모씨 역시 “사업초기 부터 사업을 이끌던 시행사가 두산(중공업)때문에 피해를 본 것처럼 우리(조합원)도 똑같이 날아가기 직전”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익사업인 만큼 날짜 연장을 요청하고 있다”며 “현재 금융기관에서 지급보증을 받아논 상태지만 신탁 측에서 두산(중공업)하고만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 조합원들 “모두 상환하겠다” 기간 유예 강력 요구
특히 조합원들은 15일 두산중공업측으로부터 6월15일 14시까지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을 시에는 제 3자와 수의계약할 것이라는 공문을 받으면서 더욱 흥분하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두산중공업 측에서 제시한 요구내용은 △조합총회 소집 후 조합장 해임 △두산과 도급계약 체결 △4100억원을 다른 시행사와 승인한다는 조건 △시공권 두산으로 넘길 것 등이다.
이에 조합원 측은 3600억원 및 이자 등을 상환해 줄테니 기간을 유예해 달라고 나섰다.
조합원 관계자는 “공익사업인 만큼 날짜 연장을 요청하고 있다”며 “현재 금융기관에서 지급보증을 받아논 상태지만 신탁 측에서 두산(중공업)하고만 대화를 하고 조합은 배제하고 있어 사실상 대기업과 거대 금융기관이 서민의 생명줄인 재산을 강탈하는 것과 다름 없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반면, 두산중공업은 지역주택조합이 채무약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채무보증을 설 당시의 조건인 두산중공업과의 시공계약을 조합이 어기고 다른 시공사와 도급계약을 했다. 결국 두산중공업 측에서는 시공권 없이 채무만 상환하는 입장이 된 것이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채무상환이 7일까지였다. 이로 인해 다른 시행사인 한양개발이 대위변제를 할 수 있도록 보증을 선 것”이라며 “우리도 피해를 보는 상황에서 결국 채무를 상환했을 뿐이다”고 밝혔다. 결국 이대로라면 이 지역에 들어설 아파트는 일반사업으로 진행돼 조합원분 없이 모두 일반분양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한편, KB부동산관리신탁 업무지원부 관계자는 “우리는 법원등기소 같은 입장이고 두산중공업에서 제출한 땅 이전 서류를 받는 것 뿐이지 사업에 관련된 것은 두산(중공업)이다”며 “아직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조합원은 “돈도 땅도 싫다. 다만 우리 식구가 오롯이 살 수 있는 공간만 준다면 언제까지든지 기다리겠다. 제발 우리 가족의 꿈과 희망을 날려 버리지 말아 주길 바란다”며 조합 측에서 제시한 기간 연장이 관철되길 바라면서 굳게 닫힌 신탁사의 문만 바라 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