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각 경제특구 조성 정책에 주요 대학병원들의 참여가 조심스럽게 예상되고 있으며 실제로 일부에서는 진출설이 제기된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병원이 바로 삼성서울병원(원장 이종철)과 서울아산병원(원장 박건춘). 이들 병원은 몇년전 복지부로부터 특구 진출 제안을 받았고 최근에는 미국 병원이 제안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두 병원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진출설에 대해 현재로서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두 병원은 "특구 진출 계획이 없다"면서 "특구에 진출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라고 부정적으로 말했다.
송재훈 삼성서울병원 기획조정실장은 "각 특구 진출 계획은 현재로서는 없다"며 " 당분간 진출 의사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성욱 서울아산병원 기획조정실장도 "참여해서 무엇을 할까요"라고 반문하며 "나중에 참여할 가능성을 배제할수는 없지만 현재로서는 어떤 계획도 잡힌 것이 없다"고 단언했다.
두 병원 모두 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바라볼 때 경제특구나 해외진출보다는 오히려 현재는 병원 내부의 진료 시스템이나 선진적 암센터 구축 등에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시기로 여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구체적 진행 상황이나 성공 사례가 아직 없는 것도 또 하나의 이유다.
박성욱 서울아산병원 기획조정실장은 “향후 특구가 활성화되고 실제로 성공적인 모델이 구축돼 병원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사례가 나타난다면 진출을 고려해 볼 수는 있을 것”이라고 그 가능성을 열어뒀다. 섣부르게 진출을 계획하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지켜보며 진출 여부를 타진해보겠다는 의미다.
삼성서울병원측도 인천경제특구나 제주특별자치도 등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서두를 일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나 두 병원의 이 같은 확고한 입장에 반해 ‘삼성이나 아산이 경제특구에 진출한다’는 설(說)은 꾸준히 나돌고 있다.
실제로 인천경제특구 청라지구에 진출할 의사나 흥미가 있는지 여부를 묻는 조사가 진행된 지난 17일을 전후해 이러한 소문은 제법 구체적으로 제시되기도 했다.
한국토지공사는 지난 17일 의료부문에서 해외병원과 합작해 청라지구에 진출할 흥미가 있는지 해외 및 국내 병원들의 관심 여부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삼성이 해외 우수 병원과 합작해 청라지구에 병원을 세울 계획이다’, ‘함께 진출해보자는 제안을 받고 있다’는 소문이 때를 맞춰 떠돌았다. 그러나 삼성이나 아산은 이 날 관심을 표시하는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직접 청라지구를 방문, 진출에 관심을 보였던 서울대병원도 이 날 서류 제출에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청라지구 진출에 대해 검토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이상으로 진행된 바는 없다”며 “병원의 특구 진출과 관련해 진전되고 있다는 구체적인 상황도 볼 수가 없고 여러가지로 생각은 있지만 실행하기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인천경제특구 및 제주특별자치도 등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는 지역으로 국내 대형병원이 진출하는 사례는 꽤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